> 뉴스 > 생활신앙
존재만으로도 지역의 기쁨이 되는 교회·성도안동지역에서 110년간 섬김의 길을 달려온 <안동교회 이야기>, 저자 유 승 준 작가
정찬양 기자  |  dsr123@daum.net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1676호] 승인 2018.09.05  05:56:3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110년간 한 번도 분열 없는 교회, 지역 섬김,
형제교회와의 나눔… 교회가 지역의 자부심으로 서다

신실한 목회자들의 건강한 세대교체, 어린 아이부터 노년까지
온 교인이 성경 필사에 매진하며 교회중심, 말씀 중심으로 살아내는 것이 힘

 

   
▲ 12년 만에 개정판으로 나온 <안동교회 이야기>를 들고 있는 저자 유승준 작가.

“진심으로 다니고 싶은 교회,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교회, 그 교회 공동체의 일원임이 부러웠던 교회, 누구에게라도 당장 다녀보라고 권할 수 있는 교회는 안동교회가 유일했다.”
<안동교회 이야기>(홍성사)가 12년 만에 개정판으로 나왔다. 선교사들로부터 시작해 올해로 110년의 역사를 이어가는 경북 안동시 서동문로 안동교회, 유승준 작가는 책을 쓰면서 파고들수록 ‘땅속의 보화를 캐듯’ 교회답고 그리스도인다운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나오는 기쁨에 푹 빠졌었다고 했다.
안동교회가 특별한 것은 단지 오랜 역사 때문이 아니다. 110년의 역사보다 더 놀라운 것은 단 한 번도 분열이 없었다는 점이다. 또 유교의 본고장인 안동 한복판에 세워진 안동교회의 섬김 영역은 교회를 넘어 지역 전체로 퍼져 독립운동과 민족복음화, 이웃사랑을 지속해왔다.
상원로목사(고 김광현 목사에 대해 원로목사와 구분하기 위해 안동교회 내부에서 사용하는 호칭)와 원로목사(고 김기수 목사), 담임목사(김승학 목사)가 한 교회를 섬기면서 단 한 번도 잡음 없이 서로 목회를 돕는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이룬 것은 원로와 담임 간의 갈등이 빈번한 한국교회 현실에서 놀라운 일이다. 그 과정에서 ‘세습’은 전혀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도 본이 된다.
일제강점기에 기독교면려회를 만들어 한국 기독교 청년운동을 주도했고, 유치원과 중고등학교를 세워 교육의 기틀을 마련했으며, 경로대학을 통해 어르신들을 모시고 있다. 형제로서 타 교단 교회가 안동에 들어왔을 때 건립과 정착을 도운 것은 물론이고 타종교와도 서로 대화하고 교류하며 이웃으로 어우러져 돈돈한 관계를 유지해오면서 안동은 종교타운으로 지정됐다.
이 외에도 어린이 도서 33,000권을 소장한 도서관, 성경 천 독 대행진, 성경 필사 전통, 4대째 장로 배출 집안, 몸에 밴 순종하는 태도 등 책에는 안동교회의 면면이 저자의 애정 어린 필치로 담겨 있다. 저자는 위기를 말하는 한국교회의 현실에서 교회의 선한 영향력이 넘실넘실 밖으로 퍼져 그 존재만으로도 지역의 기쁨이요 자부심이 되는 안동교회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안동교회가 교회다움을 이어갈 수 있는 힘은 무엇일까?

   
▲ 1937년 4월 6일 석조 예배당 준공 기념 사진

△ 안동교회 이야기를 쓰시게 된 배경과 12년 만에 나온 개정판은 무엇이 달라졌나?

- 2005년 한 일간지에 상원로목사이신 김광현 목사님의 사모 최의숙 권사님이 아흔을 넘긴 연세에도 성경을 한국어, 영어, 일어로 필사하신다는 기사를 보고 만나기를 청하는 편지를 세 차례 썼지만 답이 없었다. 답답한 마음에 교회에 전화해 목사님을 찾으니 “상원로목사, 원로목사, 담임목사 중 누구를 찾느냐”고 물었다. 말문이 막혔다. 상원로목사가 무슨 소리인가 싶어 전화를 끊고 안동교회 홈페이지를 들여다보면서 교회가 지나온 역사와 오늘의 이야기가 너무도 풍성한 것을 보며 매력에 빠졌다. 담임인 김승학 목사님께 안동교회 이야기를 책으로 내고 싶다고 제안 드려 <안동교회 이야기>가 나왔다.

   
▲ 안동교회 앞에 나란히 선 3대 목사.
왼쪽부터 고 김광현
상원로목사,
고 김기수
원로목사, 담임 김승학 목사.

교회가 창립 100주년을 맞을 즈음인 2006년 11월에 책이 나오자마자 병원에 계신 상원로목사님과 최의숙 권사님께 보여드렸다. 책을 지그시 바라보며 기뻐하시던 김광현 목사님은 한 달 뒤인 성탄절 즈음에 돌아가셨다. 그리고 이듬해 김기수 원로목사님도 74세로 갑자기 돌아가셨고, 최의숙 권사님도 몇 년 뒤 소천하셨다. 그때 책을 쓰지 않았다면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없었을 테고, 책 내용은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나에게도 참 애틋한 책이다.

100주년을 넘어서면서 교회가 젊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전통을 바탕으로 하되 미래지향적으로 지역사회에서 감당해야 할 몫이 더 커진 상황이다. 지역을 섬기는 교회의 모습이 알려지면서 외부에서 안동교회를 탐방하러 오는 분들이 많아졌다.

성도들 가운데 팀을 이뤄 교회의 역사를 소개하는 봉사도 하고 있다. 하지만 짧은 시간에 교회에 대해 소개하려다보니 아쉬움이 있어 절판됐던 책을 다시 내자고 교회에서 제안했다.

△ 안동교회를 한국교회의 미래 대안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 무엇보다 말씀이 가르쳐지고 실천되고 있기 때문이다. 교회마저도 개교회주의로 흐르며 이기적인 행태를 보이는 속에서도 안동교회가 지역에서 유구한 신앙의 역사와 전통을 지키며 ‘어머니 교회’라는 투철한 의식 속에 섬김을 감당할 수 있는 것은 말씀 중심의 훈련 때문이라고 본다.

안동교회는 어린아이부터 노년에 이르기까지 전 교인이 성경필사를 생활화하고 있다.

어른들은 신앙의 선배들이 걸어간 길을 따라가고, 청년들과 주일학교 아이들은 부모세대가 하는 것을 보고 그대로 따라간다. 말씀으로 하나 되니 교회 나머지 부분들은 걸림 없이 이뤄지는 것을 본다. 말씀을 제대로 배우고 실천되는 곳이라면 당연한 일 아닌가.

또한 개인주의, 개교회주의로 흐르지 않고 전체를 생각하고 섬기는 모습이 한국교회의 대안이라고 본다.
 

   
▲ 안동유치원 1회 졸업생들.


안동은 유교적 문화가 가장 강하게 뿌리내린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유학적 전통의 영향으로 안동교회 교인들은 예배에 빠지지 않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고, 부득이 예배에 빠지는 경우 그 이유를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한다. 안동교회 성도들에게서는 소위 “뺀질거리는” 모습을 찾을 수 없다. 교회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역할 해야 한다는 의식이 배어 있다. 또한 늘 성경을 읽고 쓰면서 말씀을 중심에 둔 문화가 확고하게 자리 잡혀 있다. 이러한 전통과 정신이 자칫 과거에 얽매이도록 발목 잡을 수도 있었지만 안동교회는 전통을 넘어 큰 배포와 사랑을 보여주었다.

군사독재정권 시절, 진보적 청년 모임이었던 ‘장청(대한예수교청년회전국연합회) 대회’를 위해 선뜻 숙식을 제공했다. 하나님과 이웃을 사랑하는 일이라면 전통과 맞지 않더라도 순종하는 아름다운 태도를 안동교회는 지켜오고 있다.

하는 일마다 반대보다는 어떻게 하면 잘 감당할 수 있을까, 일의 성과보다 교회와 지역 공동체의 유익이 될 수 있을까에 골몰한다. 이렇게 세대를 불문하고 하나 되는 것이 안동교회의 큰 매력이다.

   
▲ 성도들의 성경 필사 노트

△ 교회가 건강하게 서가려면 우선 리더인 목회자의 역할이 중요한데, 안동교회는 어떤가?

- 역대 목회자들 가운데 훌륭하신 분들이 많았지만 상원로, 원로목사님이 내 것을 주장하지 않고 목회에 전념하며 헌신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교회 전체가 신뢰하고 믿고 따르는 분위기가 흐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안동교회를 취재하고 책을 낸 지 12년 동안 다녀봤지만 문제가 일어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목회자가 제안하는 것이라면 반대의견을 제기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맹목적인 순종이 아니라 전체를 위해 고민하고 기도하며 제안한 것을 신뢰하기 때문이다.

교회에 오케스트라가 필요하다고 장로님들께 바이올린 등 악기를 배우도록 하면 기쁘게 감당한다. 찬양예배를 위해 드럼을 배워서 10년째 섬긴 여집사님은 수준급이 됐다.

이렇게 교회가 갈등 없이 갈 수 있으려면 모두가 잘해야 한다. 목회자도 바른 목회의 길에서 벗어나지 말아야 하고, 장로들도 목사를 돕지만 견제하면서 교인들을 이끌고 가는 역할을 잘 해줘야 하며, 성도들도 공동체의 한 부분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 행진해 줘야 하는데 안동교회는 이 모든 것이 조화롭게 이뤄진다.
 

△ 한국교회는 분열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한 분 하나님을 믿는다고 고백하면서 교회 간에, 교단 간에 하나 되지 못한다. 이런 속에서 안동교회가 타 교단 교회들의 설립과 정착을 도운 일화는 감동적이다.

- 안동에 성결교회와 감리교회가 들어올 때 이 교회들의 설립부터 지역에 자리 잡는 데도 안동교회가 힘껏 도왔다. “모든 교회는 한 형제”라는 정신으로 교회들이 설립되는 과정에서 그 교회를 위해 헌금해서 전달하고 그 지역에서 사는 교인들을 그 교회에 출석하도록 했다. 김수환 추기경이 사목했던 성당과도 가깝게 지냈다.
 

△ 안동교회를 통해 발견하는 신앙의 진수는 어떤 것이었나?

- 성경은 이 땅의 소유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자녀로서 존재할 것을 말씀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의 교회와 성도는 세상의 집착과 소유를 주님이 주신 복으로 여기고 누리려 한다.

안동교회는 성경대로 목회자, 교인이 모두 내 것, 우리 교회 것으로 움켜쥐려 하지 않고 공동체의 것으로 나누고 희생하는 정신을 대를 이어 유지해왔다.

한국교회가 다시 회복되려면 다른 왕도가 어디 있나? 성경대로 가는 수밖에 없다. 성경에 답이 있다. 부단히 말씀 중심으로 배우고 살아내려는 안동교회, 그런 모습이 한국교회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찬양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요즘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10-460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 16길 73-6(연건동)  |  대표전화 : 02-3676-3082~5  |  팩스 : 02-3676-3087
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06483  |  등록일 : 1988.5.31  |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 조효근  |  이메일 : dsr123@daum.net
Copyright © 2013 들소리신문.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