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환 목사의 독서 이야기 [90] <자유케 하는 개혁신학>

▲ 하늘기쁨
목회자독서회대표
하늘기쁨교회 담임

개혁신학을 아십니까? 개혁신학에는 두 가지 이중적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사회를 개혁하는 것, 개혁신학 자신이 계속 개혁되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이 개혁되는 것이 우선입니다. 그런데 개혁신학이 권력을 쥔 사람들의 손에 들어갔을 때 그 신학은 개혁되지 못하고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는 신학으로 전락하곤 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어떨까요?

목회자독서회에서 이번에 읽고 토론한 책은 <자유케 하는 개혁신학>(존 W. 드 그루시 지음/예영커뮤니케이션 간행)입니다. 이 책은 개혁주의 신학이라는 이름으로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저지른 인종차별정책에 대한 반성에서 나온 책입니다. 기독교가 저지른 3대 과오가 있다면 십자군 전쟁, 히틀러의 유대인 살인,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차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세 번째 과오에서 기독교 특별히 개혁주의 신학이 저지른 부분에 대해 진지하게 돌아보며 오늘날 신학 하는 모든 사람들의 자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저자는 개혁주의가 폭넓은 신학임을 말합니다. 칼빈주의가 그 중심에 있으나 감리교, 성공회도 개혁주의 범주에 있다고 말합니다. 칼빈도 자신의 신학이 아니라 성경으로 계속 개혁하는 것을 말했다는 면에서 개혁주의는 칼빈주의를 넘어 ‘성경을 기반으로 한 신학과 사회를 향한 복음과 자유의 선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개혁주의가 남아공에 가서는 아프리카너 칼빈주의가 되어 인종차별정책에 영향을 미쳤으니 참으로 기막힌 노릇입니다. 저자는 인종차별정책에 대해 전적으로 개혁주의에 화살을 돌리는 것을 경계합니다. 그 정책은 인간의 본성과 무늬만 개혁주의인 사람들이 주도한 것이지 진정한 개혁주의적 신학으로 이끈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개혁주의 신학이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을 적극 입안하고 이끌지는 않았어도 소극적으로 대응하고 거부하지 않았다는 면에서는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말합니다.

이 책은 아프리카너 개혁주의의 잘못된 인종차별정책에 대한 반성에서 나온 것이지만 그것이 주제는 아닙니다. 이 책은 그것을 시발로 하여 성경이 무엇이며 칼빈의 신학이 무엇인지를 다시 살핍니다. 그래서 석화된 성경론과 칼빈주의에 대해 다시금 유연함을 회복할 것을 말합니다. 그것은 오늘날 신학 하는 모든 사람에게 주어진 과제일 것입니다. 정통을 바르게 알고 수호하면서도 성경에 의해 언제나 깨어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나는 대학과 대학원에서 바르트에 대해 비판하는 것을 제일 많이 들었습니다. 정작 바르트는 칼빈의 전통과 개혁주의를 위해 모든 힘을 다한 사람인데 말입니다. 물론 그는 시대적 한계 때문에 오늘날의 신학에서 볼 때 문제 될 소지가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그것은 바르트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그러할 것입니다. 성경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자신의 신학으로 비판만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저자는 해방신학에서 개혁주의가 배워야 할 것을 말합니다. 개혁주의에서 신학을 해 온 나로서는 매우 거부감이 드는 제안입니다. 그러나 그가 말하는 것을 자세히 듣다 보면 이해가 됩니다. 해방신학은 계급을 나누는 부분에서 큰 잘못이 있으나 근본적으로 복음으로 사회를 자유케 하고자 하는 면에 있어서는 개혁주의적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해방신학은 신학적인 면보다 방법적인 면이 다르다는 것을 말합니다. 개혁주의가 기존의 권력을 가진 사람과 함께하면 자꾸만 ‘해방’에서 멀어집니다. 개혁주의는 진정 모든 사람을 복음으로 해방시키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말입니다. 그때 개혁주의는 항상 성경이 중심이 되어야 하고, 성경에서 방법을 찾아야 하며, 성경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중심을 성경에 둔 사람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을 명심하면서 우리는 세상을 향해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이 책에서 성경의 중심 주제를 이신칭의, 하나님 나라, 그리스도, 사랑으로 보는 관점에 대한 설명을 보는 것은 매우 유익합니다. 또한 국가신학, 교회신학, 선지자적 신학의 구분도 유익합니다. 그렇게 이 책 안에는 많은 관점을 볼 수 있는 보배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어렵겠지만 신학 하는 사람이라면 정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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