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이 시대에 하나님께서 부르시고 사용하시는 목회자는
어떤 자들일까?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 이것저것 주판알 튕기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믿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이들이 아닐까? 

 

▲ 한국목회임지연구소소장

필자가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의 경비로 일하고 있는 박 반장이라는 분이 있다. 새벽 6시에 교대하는데 이분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변함없이 기쁨으로 일한다.

제일 먼저 아파트 주변을 깨끗하게 청소한 후에 그가 만나는 사람들에게 언제나 웃는 얼굴로 먼저 인사한다. 혹 우는 아이, 시무룩한 아이들을 보면 ‘나도 잘 할 수 있다!’하고 같이 손뼉을 마주치며 아이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준다.

노약자들이 무거운 짐을 들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쏜살같이 달려가 그 짐을 엘리베이터 앞까지, 현관 앞까지 가져다준다. 특히 바쁘게 출근하는 직장인들, 몸이 불편한 주민들이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러 나오면 그 쓰레기를 직접 받아서 기쁜 마음으로 대신 처리해주기도 한다. 휴식시간으로 하루 24시간 중 10시간이 주어지는데 박 반장은 거의 쉬지 않는다. 쉬는 시간에는 놀이터를 찾아가 위험요소가 없는지 꼼꼼하게 점검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힘든 일, 궂은 일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할 일을 찾아서 실행한다.

필자가 박 반장과 만나서 커피를 마시며 질문을 던졌다. “박 반장님! 정말 즐겁게 일하시는데, 생활 철학은 무엇입니까?” 박 반장의 대답은 다음과 같다.

“첫째, 항상 손해 본다는 마음을 가지고 일하자. 둘째, 누군가 필요한 사람을 찾게 될 때 내가 다시 찾을 수 있는 사람이 되자. 셋째, 언제나 억지로 일하지 말고 나에게 맡겨진 일이 힘들고 어렵다 할지라도 즐거움으로 감당하자. 넷째, 나는 이 아파트 주민들이 납부한 관리비로 월급을 받으니 아파트 주민들에게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하자. 다섯째, 어느 누가 나를 평가한다 할지라도 한 점 부끄럼 없는 사람, 당당한 사람이 되자.”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이분은 아파트 주민들에게 ‘아마 박 반장은 예수 잘 믿고 교회 잘 다니는 사람이라서 희생적이고 헌신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는 말을 종종 듣곤 한다. 그러나 박 반장은 아직까지 예수를 믿거나 교회를 다니지는 않는다. 필자는 혼신을 다해 일하는 이분의 모습에 깊은 감동을 받으며 우리 한국교회 목회자들도 이보다 더한 사명감을 가지고 사역해야 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다.

아파트 박 반장의 생활철학은 잔잔한 감동과 더불어 우리 한국 교회 목회자들이 앞으로 어떻게, 어떤 자세로 사역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엄청난 영적 도전과 질문을 던져주고 있다.

그렇다면 오늘 이 시대에 하나님께서 부르시고 사용하시는 목회자는 어떤 자들일까? 우리가 늘 목회자의 초심으로 돌아가서 반복해 불렀던 ‘아골 골짝 빈들에도 복음 들고 가오리다’ 하는 목회자가 아닐까?

좀 더 현실적으로 말하면 어떤 고생길이라도 감수하고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에 이것저것 주판알 튕기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믿음으로 나아갈 수 있는 이들이 아닐까? 아무쪼록 우리 모두 자신의 목회현장에서 소위 세상적인 성공이 아닌 나를 부르신 하나님의 소명을 확인하며 사명을 따라 나아가는 목회자로서 하나님 앞에서 끝까지 충성으로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두 손 모아 기도한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