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티누스의 <하나님의 도성> 해설, 교회의 사명 조명

"아우구스티누스는 <하나님의 도성>에서 하나님의 도성과 인간의 도성 간의 각축 그리고 끝내 혼란스럽고 곤경에 처한 인간 도성의 역사가 창조적으로 해체되어 하나님의 도성으로 흡수되는 날을 상상하며 세상 역사를 하나님의 종말심판의 자리로 소환하는 교회의 영적 위엄과 선교적 사명을 상기시키고 있다."

 

▲ <하나님의 도성, 그 빛과 그림자>
김회권 지음/비아토르

“자기애가 지배하고 보통 사람들의 복지는 거의 사라졌으며 선인과 악인이 도저히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뒤얽힌 이 불의한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신자가 성공하면서도 공정하게, 이 필사적 차안 너머의 천상의 보상을 추구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이것이 목회자적 신학자이던 아우구스티누스의 질문이었을 것이다.”

하나님 나라의 도래를 고대하며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 하지만 생명이 도외시되고 교회 안에도 탐욕의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진 오늘의 현실을 바라보면서 과연 이 혼돈도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는 것인가 하는 의구심 속에 고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혼돈의 상황과 고뇌는 초대교회 때도 있었다.

기독교 신앙마저 본래의 동력을 잃고 신앙적으로 염세주의가 득세하던 때, 초대교회 위대한 철학자이자 사상가 아우구스티누스(AD 354~430)가 쓴 <하나님의 도성>을 김회권 교수(숭실대 기독교학과)가 해설한 책이다.

<하나님의 도성>이 속절없이 무너지는 로마제국을 바라보며 그리스도인은 무엇을 바라봐야 하는가에 대해 기록한 책이라면, <하나님의 도성, 그 빛과 그림자>는 오늘날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 적실한 내용들을 중심으로 그 물음에 답하고 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하나님의 도성>에서 하나님의 도성과 인간의 도성 간의 각축 그리고 끝내 혼란스럽고 곤경에 처한 인간 도성의 역사가 창조적으로 해체되어 하나님의 도성으로 흡수되는 날을 상상하며 세상 역사를 하나님의 종말심판의 자리로 소환하는 교회의 영적 위엄과 선교적 사명을 상기시키고 있다.

아우구스티누스는 “교회가 세상과 인간의 도성에 구금되거나 예종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인간의 도성을 견인하고 향도하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라는 것을 되새겨준다.

김 교수는 아우구스티누스의 사상과 주장의 시대적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그가 자기 경험을 통해 꽃피우려했던 웅장한 신학적 전망을 제시한다.

책은 <하나님의 도성>을 아우구스티누스의 중심논지로 압축하는 동시에 현대 독자들과 심리적으로 거리가 먼 예화나 로마역사 로마신화에 대한 장황한 논의는 생략했다. 또 본문에서 빈번하게 인용, 인증하거나 전제로 하는 역사적 사건과 인물에 대한 간결한 해설을 책 마무리 부분에 덧붙였다.

<하나님의 도성>에서 1부에 해당하는 1~10권은 로마제국을 지탱하는 다신교적 우상숭배, 국가숭배적 다신교체제의 어리석음과 자기파멸적인 모순을 심층적으로 파헤친다. 2부에 해당하는 11~22권은 두 도성의 기원과 갈등적 병진(竝進)을 다루면서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의 구속사를 하나님의 도성의 완성 관점으로 해설한다. 즉 인간도성과 하나님의 도성의 알력과 갈등, 대결과 경쟁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왜 하나님의 도성이 인간의 도성을 발전적으로 해체하고 흡수·통일할 수밖에 없는지를 논증하는 내용이다.

김 교수는 <하나님의 도성>에 대한 한계도 지적, “하나님의 도성을 천사와 인간의 합성구성체로 보고 지상 성도를 그 천상에 있는 하나님의 도성으로 가는 순례자로 보면, 기독교가 역사포기적, 세상이탈적 소극적 기독교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결과적으로 이런 세상 이탈적인 기독교 신앙은 이 땅 위에 공평과 정의, 사랑과 평화의 공동체를 건설하시려는 하나님의 열망을 대적할 수도 있다”며 <하나님의 도성> 강독 시 유의할 것을 당부했다.

한편, 책은 <하나님의 도성>을 통해 오늘의 한국교회 현실을 조명한 부분이 돋보인다.

김 교수는 아우구스티누스는 ‘공의’를 가능케 하는 것은 하나님만을 사랑하는 마음만으로 가능하므로 국가적으로 기독교를 수용한다고 해서 로마가 하나님의 도성으로 변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던 것을 밝히면서 한국의 보수교회 출신 정치가들의 ‘특정 지방자지단체를 하나님께 봉헌’하겠다거나 ‘성시화’ 한다는 표현은 “무모하고 교만한 시도”라고 일침을 놓는다.

책에서 인용한 <하나님의 도성>은 필립 샤프가 편집한 교부 문헌 시리즈 중 제7권 <St. Augustine's>(1956년)와 1980년에 영국에서 출간한 <The City of God>의 한국어 번역판 <하나님의 도성>을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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