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이면 이웃종교인 가톨릭의 ‘미사’가 떠오르는 이유는 부러움에서인 것 같다. 유교적인 집안에서 태어나고 자란 필자가 교회를 다닐 때는 여러 가지 제약이 많았다. 제사상에 절해도 안 되고, 제사 음식을 먹어서도 안 되고…. 그래서 명절이면 종교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에 불편했다.

그런데 한 가지 고마운 점은 가족의 중심에 계신 어머니였다. 시집오시기 전에는 교회를 다녔으나 시댁에서 유교 의식을 따르고 있으니 그저 그렇게 사십여 년을 가풍에 따르다가 어르신들이 모두 돌아가신 후에 다시 자녀들의 도움으로 교회를 나가기 시작하셨다. 그러나 차례를 지내는 일은 그만 두지 않으셨다. 교회에서는 잘못이라고 가르쳤지만 그분 신앙 속에는 전혀 문제가 안 되는 일인 것 같았다. 오히려 “종교 문제로 다툼은 절대 금물”이라고 지침을 내리셨다.

그래서 각자 자신의 종교에 따라서 차례를 지낸다. 이런 상황을 아마도 3, 4대 째 신앙 가문이나 철저한 기독교 집안이라고 자처하는 분들은 이해하기 어려워할 것이다. 아니, 아마도 이 지면의 필자가 누구냐고 항의할지도 모르겠다.

그런 필자의 가족 중에 가톨릭 신자가 있어서 명절에 몇 번 성당 미사에 참여해 본 적이 있다. 처음 가서 느낀 부러움은 바로 신앙 공동체 전체가 명절에 성당에 모여서 미사를 드리는 것과 함께 가족별로 차례를 지내는 시간이 있다는 것이다. 어느 집안은 10명 이상이, 어떤 집안은 1~2명이 제단 앞에 나와 예를 표한다.

성당 신자들은 아무 거리낌 없이 자신의 전통 종교의 양식을 고수하면서 그 모든 주관자는 하나님임을 몸으로 마음으로 표하고 있었고, 가족의 우애 역시 그 자리에서 다시 확인하는 시간인 것 같았다. 부러우면 지는 거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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