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3:1-12

▲ 정성수 목사
완도순복음중앙교회 담임

어느 날, 한 전도사가 소록도를 방문해서 한센병 환자들과 함께 예배를 드렸습니다. 예배 후 통성기도 시간에 옆에서 한 형제가 통곡하며 투박한 충청도 사투리로 기도하고 있었습니다. ‘하나님! 이 크고 놀라운 하나님의 은혜를 어찌 다 갚는데유.’

울면서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에 ‘도대체 얼마나 큰 은혜를 받았기에 그러나?’하고 그를 자세히 쳐다보자 그의 한쪽 눈은 곯아서 없었고, 귀와 코는 문드러져서 형체를 알아볼 수 없었습니다. 입은 돌아간 상태였고, 손가락은 다 없어져 뭉뚝한 두 팔뚝만 보였습니다.

예배 후에 그에게 물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은혜를 그렇게 크게 받으셨나요?’ 그가 말했습니다. ‘제가 병들자 제일 먼저 7년 연애하고 결혼한 아내부터 나를 버렸고, 곧 형제들도 나를 버렸고, 나중에는 저를 보고 눈물 짓던 부모님도 저를 버렸어요. 그래서 죽으려는데 그때 하나님이 저를 만나 주셨어요. 하나님은 찬송할 때마다 저를 반겨주셨고, 성경을 펼칠 때마다 저를 위로하셨고, 말씀을 들을 때마다 저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셨고, 저를 사랑하신다고 하셨으니 그 하나님의 은혜를 어떻게 다 갚나요?’
그의 고백을 들으며 전도사는 마음의 고민과 상처가 다 녹아내리는 체험을 했습니다.

고귀한 인간이 하찮은 돌들에 비유된다면 얼마나 속이 상하겠습니까? 그런데 본문의 세례 요한은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에게 하나님이 능히 이 돌들로도 아브라함의 자손이 되게 하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는 바리새인과 사두개인이 그 흔한 돌들보다 못한 하찮은 존재라고 책망하는 말씀입니다. 그러면 왜 하나님께서 세례 요한을 통해 이런 말씀을 하셨을까요?

+ 답답한 심정

인간은 창조될 때부터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아주 고귀한 존재입니다(창 1:26,27). 그 중에서도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께서 특별히 선택한 백성입니다(신 10:15). 그런데도 하나님께서 그들 존재 자체를 부정하였다는 것은 선민으로서 제 사명을 다하지 못했음을 책망하시는 말씀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 역시 방심하지 맙시다. 우리를 어두운 데서 불러내신 것은 아름다운 덕을 선전하게 하시려고(벧전 2:9) 택하하신 것입니다. 우리가 우리의 정체성을 모르고 신앙생활 한다면 우리가 하나님의 마음을 답답하게 해드리는 자가 되는 것입니다. 사명을 잘 감당하시기를 축원합니다.
 

+ 하나님 영광을 가로채지 말라는 것

세례 요한이 이스라엘 백성을 이처럼 심하게 책망한 이유는 이들이 선민으로서의 할 일을 제쳐두고 오로지 자신들의 선민 됨과 위선적인 행위만을 자랑했기 때문입니다(마  6:1).

옛날 임금이 타는 당나귀가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임금이 당나귀를 타고 나라를 한 바퀴 순찰하면 온 국민들이 나와서 왕에게 환호하고 박수갈채를 보냈습니다. 임금을 등에 태운 나귀는 왕을 태운 역할에 걸맞게 온갖 아름다운 장식을 해서 멋지게 보였습니다. 국민들은 왕과 함께 그 나귀를 향해서도 갈채와 찬사를 보냈습니다. 이러한 갈채와 환호에 고무된 나귀는 어느 날 왕을 땅에다 내동댕이쳤습니다. 왜냐하면 국민들의 갈채와 환호를 혼자서 다 받기 위해서였습니다. 나귀는 왕이 없으면 그 모든 환호와 갈채를 자신이 모두 받을 수 있다고 착각한 것입니다. 그러나 나귀가 왕을 땅에다 내동댕이치는 순간, 나귀에게는 참수형이 내려졌습니다. 인간은 하나님의 존귀 아래 거하면서 영광을 누리는 것입니다. 인간이 하나님을 버리면 모든 것으로부터 멀어집니다. 하나님이 사라진 세계에는 존귀와 영광이 없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인간적인 자랑은 그 어떤 것도 하나님께 용납되지 못함을 알아야 합니다(렘 9:23, 눅 17:10, 벧전 4:11). 또한 나의 삶으로 주님의 영광이 가려지지 않기 위해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 고정관념을 버리고 복음을 받아들이라는 것

이 말씀은 단순히 이스라엘 백성을 책망하고 각성시키기 위한 말씀만은 아닙니다. 율법으로 구원 받는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진리를 받아들이라는 것입니다. 선민이 선민으로서의 역할을 못할 경우 그들이 아니더라도, 심지어 하찮은 돌들을 통해서라도 당신의 뜻을 행하시겠다는 것입니다. 오늘날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경고를 무시하니 촛대를 이방인들에게 옮겨 당신의 뜻을 실행하고 계시지 않습니까?(롬 11:11,12)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이러한 역사적 사실로부터 경고를 받아야 합니다. 우리는 예수를 믿음으로 심령을 새롭게 하고 신앙생활을 바로 해야 합니다. 먼저 예수 믿고 구원 받은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제대로 알고 실천해야 합니다. 우리의 할 일을 행하지 않고 교만과 나태함에 빠져있다면 우리 역시 이스라엘 백성처럼 하나님의 책망을 받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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