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도자의 심리‌‌‌‌ ‌[226]

“송별회를 꼭 해야 한다. 부교역자들은 퇴임 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나 부서의 임원들과 송별회를 가져야 한다.
팀원 전체를 모아 떠나는 교역자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건투를 빌어주는 것이다.” 

 

▲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 담임

토요일 오전에 부교역자 한 분이 목양실을 찾았다. 다른 교회로 임지를 찾아 떠난다는 것이다. 아쉬운 것은 함께 기도해 달라든지, 이런저런 사정으로 떠나야 하는데 어찌 생각하는지 조언을 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이미 결정해 놓고 떠나겠으니 후임자를 고르시라고 통보하는 식이다. 그가 문을 닫고 나가는데 잠깐 충격이 온다. 그리고 걱정이 구름처럼 일어나기 시작한다. 그가 담당하는 부서는 어떻게 해야 하나? 그가 떠난 후에 부서에는 별 다른 영향이 없을까? 또 다시 어떤 인물이 대체해서 들어올 것인가? 부교역자들의 갑작스러운 퇴임 통보는 큰 도전과제로 다가온다.

이럴 때일수록 냉정해야 하며 이성적으로 퇴직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감정을 드러내서는 안 된다. 물론 당장에는 서운하고 속이 상하지만 얼굴이나 목소리에 드러내서는 안 된다. 그 대신 ‘심호흡을 하고’ ‘기분이 언짢아도’ 끝까지 따뜻하고 친근하게 대화를 유도해야 한다. 퇴임자가 그동안 교회에 공헌한 바에 감사하고 사역을 진행하는 동안 겪었을 어려움에 공감하며 서로의 평판을 위해 도움이 되는 선택을 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퇴임에 관한 대화는 문자나 이메일 보다는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본다.

당연하지만 퇴임하는 이유를 묻고 제안해야 한다. ‘왜 떠나기로 결정했는지’ 물어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가 교회에 필요한 존재로 여긴다면 ‘다시 생각해 달라’고 권하거나, ‘퇴임을 미루어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퇴임을 통보하는 시기에 왔다면 마음을 돌이키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일단 나갔다 다시 들어와 사역을 계속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우리 교회에서도 퇴임 후 사정상 다시 부임해서 사역한 분들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당신이 그리울 것이며, 다시 와서 함께 일하기를 바란다”고 말해준다.  

송별회를 꼭 해야 한다. 부교역자들은 퇴임 전에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나 부서의 임원들과 송별회를 가져야 한다. 나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한  번은 뺐는지 모르지만 항상 퇴임하는 교역자들과 송별회를 가졌다. 팀원 전체를 모아 떠나는 교역자에게 고마움을 표현하고 건투를 빌어주는 것이다. 외부로 나가 거창한 회식을 가질 수 없어도 교회 근처 식당을 빌려 간단한 식사를 하면서 인사하는 것이다. 마음이 맞지 않아 송별회조차 하고 싶지 않을 때도 있겠지만 남아있는 사람들의 사기를 위해서도 송별회는 꼭 필요하다.  

다시 자신을 돌아보아야 한다. 그는 왜 이 시점에 떠나는지? 정말 그의 말처럼 다른 사역지가 좋아서 떠나는가? 가정이나 건강상 문제로 떠나는가? 교인들도 그렇지만 부교역자들이 떠날 때는 대부분 리더가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좋은 리더가 없는 좋은 교회’는 존재하지 않는다. 좋은 리더라면 부교역자가 갑자기 떠난다고 했을 때 ‘놀라서는 안 된다.’ 이미 리더는 팀원들의 요구를 알아차리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떤 이가 교회 일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든지, 능력이 떨어진다든지, 적극적이지 않거나 혹은 이사로 그만두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예전에 이 칼럼에 썼던 글을 다시 읽어보았다. 리더는 만남의 기회를 잘 가져야 하지만 이별의 순간에도 지도자다워야 한다고 적었다. 이별에 대한 주제이지만 비슷한 내용이라 다시 그 글을 인용해 본다. ‘부교역자도 칭찬하며 감사하며 보내야 한다. 보낼만한 시기에는 보내야 한다. 축복하면서 보내야 한다. 떠나는 사람들도 우리 교회의 자산이다. 나중에 큰 인물이 되어 우리 교회를 소문낼 수 있다. 잘 만나는 것도 어렵지만, 보내기는 더욱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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