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도자의 심리‌‌‌‌ ‌[227]

“내가 평신도라면, 그리고 은퇴 후에도 다니고 싶은
교회가 있다.  ‘좋은 교회’, 봉사할 수 있는 교회에 다니고 싶다.
섬길 기회가 있고, 장이 있다면 행복하다. 익명으로 숨어 다니는
교회가 아니라 섬기면서 배울 수 있는 교회가 좋다.”

 

▲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 담임

11월, 가장 아름다운 계절에 양평 ‘숲속작은나라’에서 개척교회 목회자들을 위한 ‘차세대목회자 세미나’를 열게 되었다. 시냇가푸른나무교회에서 모든 일정을 후원하는 독특하고 청량감 있는 회복세미나다. 교단 미래목회위원회 주최로 6월에 양평 창신수양관에서 ‘3040목회자 세미나’, 9월에 복된교회에서 ‘후임목회자 세미나’에 이어 세 번째로 연다. 당연하지만 위원회에서는 준비모임을 몇 차례 갖고 일정을 고민하고 있다. 총회에서 모이기도 하고, 참여자들의 거리와 형편을 고려해 호텔에서도 모였지만, 이번에는 교회에서 부부동반으로 모였다.

월요일 새벽이라 모임 후에는 근처 식당에서 국밥을 먹자고 했지만 모인 교회에서 꼭두새벽에 봉사자들이 나와 정성스럽게 조찬을 섬긴다. 아침상으로 나온 ‘전복죽’에 은혜를 받았다. 식사를 마치고 테이블에 디스플레이 해둔 ‘다육이’를 화분째 담아준다. 아내들이 좋아하며 하나씩 손에 들었다. 회의를 마치고 이번에는 환경보호를 위해 일회용 컵을 쓰지 말자고 부부용 ‘텀블러’를 2개씩 담아준다. 게다가 숲속작은나라 농장에서 효소로 키운 1등급 ‘유기농달걀’ 두 박스를 챙겨준다. 이 교회는 추석 명절에도 다른 선물이 아니라 철원에서 나온 햅쌀을 한 봉지씩 전 교인들에게 나눠준다고 한다. 감이 많이 나오는 철에는 감을 나눠주고, 고구마를 주고, 옥수수를 준단다.

고척동으로 돌아오는 길에 아내가 말했다. “우리교회는 성도들에게 주는 것이 거의 없다. 나도 그 교회 다니고 싶다.” 진심이 묻어나는 농담이다. 말없이 운전대를 잡고 있었지만 생각을 많이 했다. 정말 아내 말대로 나는 성도들을 위해 무엇을 주고 있나? 국민일보에 보도된 ‘평신도 교회선택과 교회생활 만족도 조사연구’를 보면 심각해진다.   

만 20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성도들 가운데 55%는 계속 교회를 다니고 싶어 하지만 무려 33%는 ‘떠날 생각이 있다’고 했다. 교인들 3명 중 하나는 교회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현재 출석교회에 정착한 이유는 거리가 가까워서가 22%, 설교가 좋아서 20%, 예배분위기가 좋아서 16%, 목회자 인격이 좋아서 10%이다. 통계를 보아도 선물을 많이 주어서 다닌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무엇인가 주는 교회가 분명히 있다.

‘한국교회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세속화·물질주의가 20%로 가장 많았다. 신천지 등 이단문제도 17%나 되었다. 목회자의 자질부족(사리사욕, 이기심)을 문제로 든 성도들도 13%나 응답했다. 양적 팽창이나 외형주의 집착에 대한 반감도 10% 가까이 되었고, 젊은이들의 교회 이탈을 꼽은 성도들도 7%였다. 설문에서 관심 있게 들여다본 항목은 출석교회와 담임목사 만족도였다. 100점 만점에 각각 66점 정도였다. 출석교회와 담임목사 만족도는 4년 전 통계와 비교할 때 20포인트 이상 줄었다고 한다.  

내가 평신도라면, 그리고 은퇴 후에도 다니고 싶은 교회가 있다.

첫째 ‘좋은 교회’에 다니고 싶다. 학교를 좋은 곳을 선택하여 다니고 싶듯 교회도 좋은 교회가 있다. 교회당 시설이나 환경이 아니라 목회자, 성도들이 좋은 교회이다. 둘째, 봉사할 수 있는 교회에 다니고 싶다. 섬길 기회가 있고, 장이 있다면 행복하다. 익명으로 숨어 다니는 교회가 아니라 섬기면서 배울 수 있는 교회가 좋다. 셋째, 예배가 살아있는 교회에 다니고 싶다. 찬양, 기도, 말씀이 살아 움직이는 교회가 집 근처에 있다면 최상이다. 넷째, 선교하는 교회에 다니고 싶다. 겨우 교회를 운영하는 교회가 아니라 작은 것이라도 나누고 베푸는 관악산 자락에 있는 ‘그 교회’ 같은 교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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