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환 목사의 독서 이야기 [91] <당신은 모를 것이다>

▲ 하늘기쁨목회자독서회 대표
하늘기쁨교회 담임

행복을 좇아가느라 오늘 행복을 놓치고 있지는 않습니까. 오늘 행복하지 못한 사람은 미래도 결코 행복할 수 없는데 사람들이 행복을 너무 미래에만 놓고 사는 것 같습니다.

목회자독서회에서 이번에 읽고 토론한 책은 <당신은 모를 것이다>(정규태 지음/마음서재 간행)입니다. 이 책은 어느 날 갑자기 자신이 루게릭병에 걸린 환자인 것을 알게 되고 병이 급속도로 진행된 상태에서 힘들게 써내려간 한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큰 어려움 중에도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는지 독서회 목사님들이 저마다 책 평가 점수를 높게 줬습니다.  

저자는 “그토록 보잘것없는 순간들을 사무치게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당신은 모를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시작합니다. 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간간히 소설을 쓰던 그는 어느 날 루게릭병에 걸린 것을 알게 됩니다. 와이셔츠 단추를 잠그다 그것이 안 되는 것을 발견하면서부터 시작됩니다. 근육이 하나씩 손실되어가는 병에 걸려 이내 몸을 움직이지 못하게 됩니다. 교사직을 명예퇴직하고 소설을 쓰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한 문장을 겨울 말하고 아내가 그것을 어렵게 받아쓰는데 그 과정이 여간 힘겨운 게 아닙니다. 나중에는 오직 안구 마우스로 글을 쓰고 말해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됩니다.

저자는 병세가 악화될수록 ‘이전에 아무 생각 없이 하던 아주 사소한 일들이 얼마나 소중했던 것인지를 알게 되었노라’ 말합니다. ‘매일매일 달라지는 햇빛의 양과 새싹 돋아나는 소리 등 주변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작은 것들이 더 보이고 더 위안이 되기도 한다’고 말합니다.

루게릭 병. “근육운동을 조절하는 뇌세포가 파괴되어 근육에 동작신호가 전달되지 못해 점차 근육이 손실되는 병. 그래서 내 손으로 밥을 먹을 수도, 내 발로 걸을 수도 없으며, 결국 숨을 쉴 수도 없어 발명한지 3~5년 안에 사망한다는 병. 매일매일 조금씩 나빠지는 병. 절대 좋아지지 않는 병. 병세를 늦추는 것이 가장 최선인 병. 이것이 루게릭병이다.”

루게릭병을 알아가며 느낀 생각은 인생이 루게릭병과 매우 흡사하지 않은가 하는 것입니다. 저자도 ‘삶이란 만성 통증 같은 것이고 퇴행성 질환 같은 것이 아니던가’라고 말하는데, 단지 그 진척 속도가 다를 뿐 죽음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한다면 사실 사람들은 결코 더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을 뿐입니다. 단지 조금 늦추는 것이 최선인 것처럼 여기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속도가 늦기 때문에 루게릭병처럼 그 병명이 있지 않고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조금 더 나은 것은 죽을 때까지 어느 정도는 움직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몸의 이쪽저쪽에서 고장이 계속 생기기는 하지만 그래도 움직이기는 합니다. 그래서 더 좋기도 하고 때로는 더 나쁘기도 합니다. 자신이 죽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그렇게 루게릭병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살아갑니다. 어떤 건강한 사람보다 더 열심히 살아가고 소설을 쓰면서 더 많은 일을 합니다. 그래서 건강한 사람들을 부끄럽게 합니다. 건강해서 여러 일을 더 할 수 있음에도 오히려 더 일하지 않는 사람들은 저자를 보면서 많이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오늘 조금 더 자유롭게 글을 쓸 수 있는 소설가는 더 열심히 글을 써야 할 것이요, 조금 더 자유롭게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은 그 자유를 가지고 더 열심히 일해야 할 것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사소한 일들이 소중해집니다. 그것이 참 귀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밥을 먹고 있으며, 말하고 있으며, 걸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귀한 일인지. 그러기에 그 귀한 것을 할 수 있음을 감사하고 그것을 가지고 한 걸음 한 걸음을 귀하게 내딛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이 땅에서의 숨을 멈추기 전. 열심히 사랑하고, 열심히 소명의 일을 하고, 주변의 모든 일에 행복하고, 가장 중요하게는 열심히 하나님을 알아가는 우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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