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운전사의 현장 이야기 (71)

“이웃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 되고 육체의 강도를 만나
고통스러운 사람들에게 찾아가 친구가 되어 주어 그들도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는 사회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

 

▲ 사)샘물장애인
복지회 대표/
샘물교회 담임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울산에 가기로 했다.

사랑하는 친구가 이번에도 장애인 친구들을 대접한다고 초청했다. 일행은 울산에 도착해 태화강 대나무 십리 길을 걸으며 행복했다. 또 이틀 후에 열린 국화 축제장에서도 전동 휠체어를 타고 달리며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았다. 얼마나 기쁘고 좋은지 모르겠다며 연신 웃는 모습들이다.

사랑하는 친구는 오래 전부터 장애인들을 잘 섬기고 있다. 대학을 졸업하고 울산에 내려간 지 30년이 넘었는데, 변함없이 우리가 간다면 싫은 표정을 짓지 않고 반갑게 맞아주곤 한다.

학창시절에 그는 공부를 잘해 대학을 장학생으로 다닐 만큼 실력이 있었다. 대학 졸업 후 대기업에 들어가 지금껏 열심히 살아온 친구다.

그 친구 덕분에 고래 고기도 먹어보고 대게도 맘껏 먹고 회도 실컷 먹었다. 동행한 장애인들은 이런 고마운 친구가 어디 있냐며 감사를 표했다. 이번에도 모듬회를 많이 시켜서 맘껏 먹으며 우리 모두 행복해 했고 저녁 먹고 나서는 숙소를 호텔로 잡아 주어 참으로 좋은 추억을 만들고 올 수 있었다.

세상에는 이런 고마운 친구들이 있다. 어디를 가든 물질로 몸으로 섬겨주는 친구들이 있기에 동행한 장애인들이 더 행복을 느끼는 것 같다. 다음날 우리는 경주로 이동해 첨성대를 구경 했는데 마침 주변에 핑크뮬리라는 처음 보는 꽃에 매료된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우리도 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동궁과 월지를 구경하고 돌아오는 길에 그들의 소감은 한결 같았다. 태어나 처음 울산과 경주를 목사님 덕분에 가볼 수 있었다며 어린애처럼 기뻐하셨다. 가을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한 가로수의 아름다운 정취가 장애인들의 미소와 참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어 덩달아 나의 입가에도 미소가 흐른다.

장애인들과 장거리 여행을 하다 보니 조금은 피곤했지만 여전히 기쁨이 충만 하다. 나의 수고로 인해 장애인들이 행복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감사한 마음뿐이다.

어제 그 친구는 식사시간에 장애인들에게 나의 과거를 얘기하면서 그렇게 젊은 시절에 부모 속을 썩인 친구가 이렇게 좋은 일 하는 것을 보니 자신도 대접하는 것이 보람된다며 힘주어 말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그렇게 제멋대로였던 나를 들어 이런 일을 맡기신 하나님께 감사했다.

늘 하는 이야기지만 우리의 젊음이 늘 있는 것이 아니고 시간이 우리를 기다려 주는 것도 아니다. 젊음이 가기 전에 시간을 만들어 몸이 자유롭지 못한 장애인들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만들어주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좋겠다.

이웃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 되고 육체의 강도를 만나 고통스러운 사람들에게 찾아가 친구가 되어 주어 그들도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하는 사회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사고나 질병으로 장애인이 되어 살아가는 이웃을 향한 관심과 사랑은 그들이 세상에서 용기 내어 살아가게 하는 힘이 된다.

때로는 답답한 현실을 탈출하고 싶은 장애인들에게 친구가 되어 주고 그들과 함께 여행을 다니며 아픈 애기도 들어 주고 소망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하는 시간을 가져보라고 권하고 싶다. 장애인 중에는 물질 때문에 힘들어하는 분들도 있다. 그런 이웃에게 우리의 물질과 시간을 나누며 살아가는 것이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것이라 믿는다.

이 가을, 이웃을 행복하고 기쁘고 즐겁게 하기 위해 수고와 땀과 눈물과 물질로 헌신하는 삶에 귀한 결실들이 많이 맺히기를 기도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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