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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기스칸, 세계제국을 시도하다 ②알로펜의 아시아(AD 610~1625) 천년여행 [ 243] 사제 왕 요한_ 59
조효근/작가  |  dsr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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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1호] 승인 2018.11.07  05:2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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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테무진뿐 아니라 이 세상에 사는 모든 사람들을 좋게 봅니다. 우리의 예수님이 대신 죽어주신 사람들이잖아요. 그들은 예수님이 그들을 위해서 죽으신 사건을 아는 사람이기에 그리스도인이고, 아직 모르는 세속인들도 있기는 하죠. 같은 그리스도인이 당대 그리스도인을 전폭적으로 믿지 않음은 죄악입니다.”

 

“내가 군주의 책임을 회피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착한 내 백성들과 어울려 사는 생활을 낸들 왜 싫다 하겠소. 그러나 지금은 세계가 격동하는 때입니다. 움직인다는 것입니다 이때는 우리 모두가 겸허한 자세로 하나님의 뜻을 기다려야 합니다.”

요한 왕이 이렇게 말해도 어느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좌우를 살피던 상왕 보속완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어찌합니까. 폐하께서 결심하신 뜻이니 받들어야 하는 것은 신하들의 도리입니다.”

“고모님, 참으로 고맙습니다. 역시 고모님이 이 조카의 속마음을 헤아리셨나이다.”

“지당하시옵니다.”

나비소도 뒤늦게 요한 왕이 야율 성소를 태제로 맞이하는 데 동의했다.

“저는 이제 을지 고 대장군님을 모시고 변방을 한 바퀴 돌겠습니다. 그간에는 상왕 마마께서 친정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또 성소를 부르셔서 왕도를 제대로 가르쳐 주소서.”

“네, 폐하!”

보속완은 요한 왕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요한 왕은 을지 고 대장군과 함께 둔황으로 길을 잡았다. 군사는 30명의 카라진 정예를 대동했다.

“투루판으로 간다!”

을지 고 대장군이 카라진 대장에게

“네, 소장 위수경 폐하를 모시겠나이다.”

요한 왕은 사마르칸트에서 투루판 가는 길을 한나절 안에 도착했다. 왕의 기마술은 비범했다. 이제는 나이 탓인지 천하대장군 을지 고가 절절매면서 왕을 수행했다.

“폐하, 저는 이제 늙었나봅니다. 송구하옵니다.”

“사부님, 그런 말씀을 다 하십니까.”

“제가 마음이 홀가분해져서 한 번 달려본 것입니다.”

“아니옵니다. 투루판 사정이 궁금해서이지 않습니까? 그래도 걱정하지 마소서. 요한 장군이 매우 비범합니다. 요한 장군은 테무진에게 힘을 쏟는 금나라 동방지역에 카라 키타이 교두보를 찾고 있습니다. 우리 태조 야율 아보기 할아버지의 옛 땅입니다.”

“허헛, 대단하십니다. 야율 아보기 태조 대왕이 아니라 사부님의 옛 터인 고구려의 터전이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테무진이 서진하면 우리는 동진할 수 있습니다.”

“그래요. 테무진이 우리를 찾아오면 동맹이 가능할 수 있지요. 그때 대장군은 동진하시고 저는 테무진과 함께 아나톨리아로 진격하면 어떨지, 그 사람의 의중을 모르니…. 일단 우리 카라 키타이가 용맹하고 신앙이 바른 제국으로 커가야 합니다. 아마 5년 이내로 테무진을 만날 수 있겠지요?”

“네, 마마.”

요한 왕과 을지 고가 투루판 요한 장군 진영에 도착했다. 한나절 걸음이었다.

요한 장군이 황급히 요한 왕에게 예를 올린다.

“장군, 뵙고 싶었어요.”

“…….”

요한 장군은 왕이 하는 말의 뜻을 알 수 없었다. 을지 고 대장군이 풀이했다.

“말씀의 뜻에는 장군에게 부담을 드릴 말씀이 막중해서 송구하다는 뜻이겠습니다.”

“네, 저는 잘 모르겠나이다.”

“장군이 믿음직해서 하는 말입니다. 다른 뜻은 없어요.”

요한 왕이 껄껄 웃었다.

“폐하! 소장은 그동안 이동 전도대를 3백 명에서 1천 명 정도 훈련시켰고 현재 둘씩 또는 셋씩 짝지어 현지로 보냈으며, 훈련생 3백 명은 교육 중에 있습니다.”

“그래요. 그들이 모두 어디로 가서 활동합니까?”

“탕구트에 중간 지휘부를 두고 서경, 중도, 북경, 동경, 상경 우리의 옛 지휘부를 중심으로 활동합니다. 소그드 상인들과 어울려서 활동하기 때문에 신변도 안전망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저들은 내놓고 선교행동은 하지 않으나 품격으로 인심을 얻으면서 재물도 모으고 무엇보다 조직력 훈련을 합니다. 전도대원들만 제대로 훈련시켜도 장차 폐하의 큰 뜻을 이루시는 데 도움이 될 것이옵니다.”

“그렇소. 장하십니다. 짐보다 더 많은 일을 하셨구려.”

“폐하, 천부당만부당의 말씀이옵니다. 소장은 폐하와 같은 시대를 살아가고 있음을 최고의 복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폐하! 야율 성소에게 태제를 맡기신 일을 감축 드립니다.”

“네, 뭐요? 그걸 어찌 아시오. 내 결혼식 때는 결정되지 않은 일인걸요.”

“아닙니다. 결론이 나지 않았으면 폐하께서 이곳으로 납시지 않으셨겠지요.”

“허, 그런가요?”

“참 요한 장군의 눈치는 빠르군요.”

을지 고가 흥미 있는 대화에 뛰어들었다.

“폐하. 이곳에 나이만국에서 온 내 제자들이 있습니다. 나이만의 타양 칸이 형제의 의를 맺고 싶어 한다더군요.”

“우리는 다 같이 하나님을 믿는 형제죠. 더구나 같은 네스토리우스 교단이니 더 말할 것이 있습니까?”
“나이만은 지금 테무진의 강압에 쫓기고 있습니다.”

“그거야 케레이트와 나이만, 그리고 테무진 간의 세력 경쟁을 한지가 오래 되었지요.”

을지 고의 참견이었다.

“그건 그렇죠. 그런데 쫓기는 쥐가 고양이에게 덤비지 않고 이곳 투루판을 노리고 있으니까 골치 아프죠.”

요한 장군은 두 손으로 양쪽 귀밑을 문지르면서 고통스런 표정을 짓는다.

“어려울 것 없습니다. 국경을 강화하세요. 지원군을 을지 고 총사령관님께 요청하세요.”

“네, 폐하.”

“그럼, 나이만에서 온 선교사들을 한 번 만나볼까요.”

두 사람의 청년을 요한 장군이 왕 앞으로 데려왔다. 그들은 사제 왕 요한을 처음 만난다면서 호기심과 약간 두려워하는 눈치였다.

“폐하! 우러러 받드옵니다. 저희는 말로만 폐하에 대해 들었는데 오늘 이렇게 저희를 불러 주시니 황공하옵니다. 저희들 이름은 제가 석진경, 옆에 있는 제 아우 대경이옵니다.”

“그래요. 형제로군. 친형제인가요?”

“아닙니다. 사촌간입니다. 저희는 북경에 고향을 두고 있나이다.”

“그래, 나이만의 분위기는 어떠하던가?”

“네, 카라 키타이 공격할 준비를 하는 눈치였습니다.”

“뭐, 공격!?”

“공격보다는 한 형제나 다름없으니 카라 키타이와 연합해서 테무진에게 대항했으면 하는 여론도 있습니다.”

“어리석은….”

사제 왕 요한은 나이만이 테무진을 전혀 모르는 자라는 판단을 했다.

“폐하, 어인 말씀이신지요?”

“자네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테무진이 어떤 인물 같다고 판단했던가 말이다.”

“네, 폐하! 그는 지극히 겸손하고 약한 자들을 자기 친 부모형제 대하듯 하는 인물로 소문 나 있나이다.”

“여러분도 그리 생각하나?”

“네, 폐하!”

사제 왕 요한의 얼굴은 강한 눈빛으로 감히 마주 바라볼 수 없는 형용이었다.

“잘 본 걸세. 테무진은 장차 천하를 통일할 인물이 분명해….”

“폐하, 어찌 그리 약한 말씀을 하시옵니까?”

을지 고였다. 그의 노안에 근심이 서려있었다. 말없이 바라보는 요한 장군은 잔잔한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사부, 어찌 그렇듯 근심어린 얼굴이옵니까? 무엇이 불안하시옵니까?”

“아, 아닙니다.”

“그러셔야죠. 우리는 테무진과 힘을 합해야 합니다. 파울로가 전해오는 소식에 의하면 테무진은 이미 그리스도인이나 다름없는 존재입니다. 몽골인들의 신앙은 ‘텡그리’라는 원시적 신앙인데 텡그리 신앙은 많은 신들을 인정하되 최고신이 하늘 중심에 계신다는 겁니다. 좀 더 알아봐야 하지만 몽골인 신앙은 파울로의 그리스도교 신앙과 충돌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테무진이 세계가 하나의 제국이 되어야 한다는 포부를 가진 이상 우리는 서로 도와서 세계제국의 꿈을 성취해갈 수 있을 겁니다.”

“폐하, 테무진을 너무 좋게만 보시면 곤란한 일이 생깁니다.”

을지 고가 걱정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나는 테무진뿐 아니라 이 세상에 사는 모든 사람들을 좋게 봅니다. 우리의 예수님이 대신 죽어주신 사람들이잖아요. 그들은 예수님이 그들을 위해서 죽으신 사건을 아는 사람이기에 그리스도인이고, 아직 모르는 세속인들도 있기는 하죠. 같은 그리스도인이 당대 그리스도인을 전폭적으로 믿지 않음은 죄악입니다.”

“지당하시옵니다. 폐하의 너그러우심에 하나님께서 감동하실 것입니다.”요한 장군이 환히 웃으며 말했다.

“저도 동의합니다.”

을지 고도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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