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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제대로 공부하니 ‘건강한 교회’ 보이네!성경·신학공부 통한 깨달음 독서모임으로 나누며 함께 자라가는 김 석 주 집사
정찬양 기자  |  dsr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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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1호] 승인 2018.11.07  05: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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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담임목사 문제로
싸우다 찾은 교회 개혁 운동단체에서
‘제자훈련’, 성경·신학 공부 통해
“내가 건강한 교회로 서는 게
참된 개혁” 깨달아

교회와 신우회 등에서 독서모임,
신앙은 ‘하나님 나라’ 백성의 삶인 것
나누며 변화 모색

 

   
▲ 김석주 집사

“자동차 핸들 부품 번호는 56100, 산타페 26000, 에쿠스 31000, 백미러 번호는 87605….”

자동차 한 대를 만드는 데 필요한 약 2만 가지 부품 번호를 다 외우는 이 사람, 정체가 뭘까? (주)광진상사 대표 김석주 집사(52, 홍릉교회)가 젊은 시절 밤잠을 줄여가며 새벽까지 자동차 부품 번호를 모두 외운 건 일찌감치 시작한 자동차 부품 판매 사업을 위해서였다. 그런데 오십을 넘긴 나이에 또다시 밤잠 설치는 일이 있으니, 난이도 높은 신학 책들을 들여다보며 교회란 무엇이고 성도의 삶이란 어떠해야 하는 것을 배우는 즐거움에 푹 빠진 것이다.

찾고 찾던 행복의 파랑새는 내 곁에 있다더니, 성경을 제대로 공부하면서 그렇게 찾던 좋은 교회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좋은 교회로 서고 함께하는 공동체 또한 좋은 교회로 서가도록 견인해야 할 책임이 성도 모두에게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 성경을 배우다, 하나님 나라를 만나다

김석주 집사를 만난 곳은 서울 마포구 신촌로2길에 위치한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원장 배덕만), 한 달에 한 번 있는 독서모임 자리였다. 오늘 나눌 책은 <행동하며 기다리는 하나님 나라>(크리스토프 블룸하르트 지음/대장간)이다. 이 땅에 임하는 하나님 나라를 고대하며 ‘믿음’이란 반드시 행동을 수반해야 하는 것을 말해주는 책이다. 평일 저녁시간을 내기도, 일하며 틈틈이 책을 읽고 나눌 내용을 톱아보는 것도 쉽지 않지만 그래도 독서모임을 통해 새로운 세계를 알아가는 기쁨이 크다. 우물 안에서 바라본 조각하늘 만하던 하나님에 대한 이해에서 벗어나 그분의 광대하심과 이 땅에 임할 하나님 나라에 대해 책을 통해 더욱 분명하게 배우게 되니 이 시간이 더욱 기다려진다.

독서모임을 기다리는 이유는 또 있다. 이렇게 책읽기와 나눔을 통해 배우고 익힌 것들을 또 다른 모임에서 써먹는(?) 것이다. 과거의 자신처럼 덮어놓고 믿고, 맹목적으로 헌신하는 것이 교회 사랑이라고 여기는 이들에게 사랑은 그렇게 자기중심적이어서는 안 된다는 걸, 진짜 사랑하려면 우선 나 자신의 신앙과 삶의 폭을 넓혀가야 한다는 것을 같이 공부하고 배우며 알아가고 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직장생활을 시작해 27살의 나이에 사업에 뛰어들어 쉼 없이 앞만 보며 달려오던 그가 ‘공부하는 성도’로 변한 것은 교회문제 때문이었다.

새로 담임으로 청빙된 목회자의 모습이 아무래도 이상했다. 말과 행동이 다른 이중적인 모습, 상습적인 거짓말, 급기야 교회 재산에 손을 대는 등 ‘목사답지 못하다’는 모습 때문에 괴로웠다.

고민 속에서 문을 두드린 곳이 교회 개혁 운동을 벌이는 단체였는데, 이곳에서는 뜻밖에 성경을 깊이 있게 공부하는 ‘제자훈련’을 권했다. 30년 가까이 교회 다니며 안수집사 직분을 받았지만 성경을 체계적으로 공부한 것은 처음이었다. 제자훈련이 끝나자 성경과 신학 공부를 통해 성도들이 신앙을 견고히 세워가도록 돕는 기독연구원 느헤미야에서 좀 더 공부할 것을 제안해 기독교학 입문과정 4년, 심화과정 2년을 마쳤다. 그리고 이제는 독서모임에 참여하며 공부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성경을 공부하면서 깨달은 것은 “교회가 무엇이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너무 몰랐다”는 것이다. 아니, 몰랐다기보다 전혀 다르게 이해하며 신앙의 이름으로 포장하면서 살아왔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됐다. 교회로부터 그것이 신앙생활이라고 배웠다. 사업체를 운영하며 바쁜 속에서도 교회 일이라면 발 벗고 나서고 힘에 지나게 감당하려 했다. 혹시 그 속에 ‘열심히 한 만큼 복 주실 것’이라는 보상심리가 도사리고 있지는 않았을까.

낮에 일하고 저녁시간에 공부하며 두꺼운 신학서적들을 붙들고 그야말로 씨름했다.

자동차 부품 수출업체를 운영하면서 어느 나라 말이든 부품명은 알아들으니 외국어 대신 2만 가지 부품 번호를 모두 외웠다. 컴퓨터도 없던 시절 해외 통화료가 비싼데 두꺼운 책자에서 부품 찾느라 시간을 끌 수 없어서였다. 한국의 자동차산업이 발전하면서 해외로 진출했지만 고장 나면 부품 구하기가 어려워 애물단지가 되어버리는 상황, 국내에서 처음으로 자동차 소량단품 업체 문을 열고 자동차 공장으로 찾아가 쓰레기통에 버려지던 해외의 부품 주문서를 모았다. 대형 공장들은 소량 부품 취급이 어려운 것을 알고 도전한 사업이었다.

정말 열심히 뛰었다. 그때는 젊어서 가능했는데 나이 들어 다시 두꺼운 책들을 뒤적이며 공부하려니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부교재로 제시하는 책들은 다 못 읽어도 과제만큼은 성실하게 하자 싶어 밤새 책상에 엎드리기를 반복했다.

공부하면서 가장 큰 수확은 복음에 대한 바른 이해였다. 친구의 눈물어린 기도로 청년시절부터 교회에 출석하며 열심을 냈었다. 주중에 청년부 전도사님과 교회에 적만 두고 예배에 나오지 않는 청년들을 심방하며 30명에서 150명까지 부흥시켰다. 그 후로도 주일성수, 헌금, 봉사에 최선 다했다. 그것이 신앙생활의 전부인 줄 알았다. 그런데 새롭게 공부하면서 ‘하나님 나라’는 죽어서 가는 천국뿐 아니라 이 땅에서 하나님의 백성으로 살면서 함께 이뤄가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나님께서 그분의 일을 행하시도록 나를 내어 드려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

또 한 가지, 사업을 위해 쉼 없이 달리고 주일에도 봉사하느라 분주하게 보냈는데 ‘안식’의 중요성을 알게 된 것도 김 집사에게는 큰 깨달음이었다.

“기독교 놀이문화에 대한 발표를 준비하면서 구약부터 신약까지 안식에 대해 강조하는 내용을 살피며 쉼과 재충전이 참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 교회 문제, 잘못 믿은 내 탓

참 많이 싸웠다. 담임목사의 문제를 밝혀내고 그것을 성도들에게 알리고 그러기를 6년 만에 문제의 목사는 사임했다. 그렇게 잘못된 부분을 도려내는 것이 교회 사랑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싸움이 끝나고 교회도 성도들도 상처가 컸다. 김 집사는 자신부터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교회에 양해를 구하고 안식년을 갖기로 했다. 집사가 무슨 안식년이냐며 의아해 하면서도 교회는 그의 뜻을 존중해 주었다.

좋은 교회로 소문난 곳, 평소 가보고 싶던 교회들을 순회했다. 이참에 옮겨야겠다는 생각도 있었다. 하지만 크게 다르지 않았다. 안식년을 거치면서 깨달은 것은 좋은 교회는 다른 곳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좋은 교회 만들 책임이 성도 개개인에게 있다는 깨달음,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돌아왔다.

교회로 돌아와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이 독서모임이었다. 책을 통해 자연스럽게 성경의 깊이와 복음의 기본을 알아갈 수 있도록 하고 각론으로 들어가 그리스도인으로서 살면서 부딪치는 문제들에 어떻게 반응하고 행동해야 하는지 안내하는 책들을 읽고 함께 나눴다. 이야기하다 막히는 부분이 있으면 그에 대한 책을 찾아 같이 읽으며 문제를 풀어갔다.

교회에서는 안수집사 그룹과 남전도회, 직장에서는 신우회에서 함께 독서모임을 갖고 있다. 그러다보니 한 달에 두세 권의 책을 매만진다. 독서모임에 참여하는 이들은 대부분 김 집사와 비슷한 연배의 ‘아저씨’들, 반응은 “성경이 이렇게 재밌었나? 너무 좋다”며 기뻐했다. 성경을 공부하고 책을 통해 깨달은 것들을 나누면서 서로 ‘다름’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생각이 다른 분을 보면 ‘말해 뭐해?’ 하며 피했는데 함께 공부하고 이야기 나누면서 그분도 참 좋은 것들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걸 발견할 때가 많아요. 복음은 경계를 넘어 하나 되게 하고 다름을 수용할 수 있는 폭도 넓어지는 것을 봅니다.”

교회 안수집사 모임에서는 그렇게 마음들이 모이고 뭔가 교회를 위해 해보자며 내년부터 장학 사업을 시작하자는 데까지 나아가게 됐다. 또 대학가에 있으면서 청년들이 적은 현실에서 젊은이들이 기쁘게 걸음 할 수 있는 교회가 되도록 함께 지혜를 모으고 있다.

성경을 공부하면서 “교회 사랑하는 방법도, 삶도 바뀌었다”고 말하는 김석주 집사, 그 기쁜 걸음을 더욱 힘차게 걸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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