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흥 배
꿈을이루는교회 담임

과거 냉전시대에 미국과 소련은 막강한 군사력과 거대한 경제력인 하드 파워(hard power)로 다른 나라를 지배하고 통제해 왔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강력한 하드 파워로 원하는 것들을 취하는 수단으로 사용했다. 만약 그들의 요구를 거절하면 불이익을 주는 이기적인 자세를 가졌었다. 이와 같은 일은 미국과 소련만이 아니라 인류 역사에서 늘 반복되었다. 미국과 소련 양국의 냉전이 종식된 이후의 세계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의 조지프 나이는 그의 저서 <제국의 파라독스>를 통해 하드 파워뿐만이 아니라 소프트 파워(soft power)가 있어야 진정한 강자라고 했다. 그는 미국이 진정한 강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유와 인권, 민주주의라는 가치와 앞서가는 대학교육, 영화, 예술, 학문 등의 소프트 파워를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하드 파워는 군사력이나 경제력 등과 같은 물리적인 힘을 말하고, 소프트 파워는 잘 보이지 않지만 가치를 중심으로 드러나는 내면적인 힘을 말한다. 하드 파워가 강제적인 힘을 의미하는 반면, 소프트 파워는 자발적인 힘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한 국가의 힘을 하드 파워와 소프트 파워로 구분하기도 한다. 하드 파워가 정치, 군사, 경제력, 외교력과 같은 외형적인 힘이라면 소프트 파워는 문화적 풍요, 안정된 사회, 아름다운 자연, 뛰어난 교육환경과 같은 삶의 질과 관련된 힘을 말한다.

중세 교회에서의 교황은 하드 파워를 가지고 왕이나 황제를 세우거나 폐위시키기도 했다. 그러나 중세의 교회는 오히려 더 세속화되고 타락하고 영적인 영향력은 쇠퇴하였다. 일반적으로 교회는 눈에 보이는 유형적 교회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적 교회, 또는 유기체로서의 교회와 조직체로서의 교회로 구분한다. 어떤 이는 교회를 하드 파워 중심적 교회와 소프트 파워 중심적 교회로 구분하기도 한다. 하드 파워 중심적 교회는 권력과 외형을 중시하고, 소프트 파워 중심적 교회는 본질과 내면을 중시한다. 하지만 건강한 교회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위의 두 가지 형태의 균형과 조화가 필요하다. 어떤 이는 교회를 유람선과 같은 교회와 군함과 같은 교회로 구분하기도 한다. 유람선은 뱃놀이를 하는 데 쓰는 배로 관광과 놀이를 목적으로 한다. 그래서 온갖 편의시설을 갖추고 승객들에게 편안함과 즐거움을 제공한다. 유람선은 소수의 직원들(crews)만 일하고, 나머지 사람들(passengers)은 구경하고 놀고 즐긴다. 유람선에 사람이 아무리 많을지라도 전쟁의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 그러나 군함은 함포와 미사일 등 여러 가지 무기와 장비를 갖추고 해상 전투를 목적으로 하는 배이다. 군함의 임무는 전쟁이 일어나면 바다에 침입한 적의 배나 비행기를 격퇴한다. 군함에 탄 승무원들은 이와 같은 임무를 완수하기 위하여 고된 훈련도 견디어내고 목숨을 걸고 전투를 수행한다. 유람선과 군함은 모두 물 위에 떠 있지만 본질적으로 그 임무가 다르다. 유람선은 즐김을 목표로 하는 반면에 군함은 전쟁의 승리를 목표로 한다. 유람선은 목적지를 돌아오게 되면 승객들은 모두 배에서 내려 흩어진다. 그러나 군함의 승무원들은 그 배를 떠나지 않고 자기 자리를 지킨다. 유람선과 같은 교회의 교인들은 교회의 예배나 설교나 각종 프로그램들이 자신들을 위하여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자신들을 만족시켜주기를 요구한다. 그러나 군함과 같은 교회의 교인들은 오히려 자신들이 교회와 예배와 각종 행사를 위하여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헌신하려고 한다.

한국 교회의 지도자들과 교인들은 오늘날 교회의 위기 극복을 위하여 유람선 의식을 버리고, 군함 의식으로의 전환이 필요한 때가 되었음을 알아야 한다.

그런데 승무원처럼 헌신했던 성도들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유람선과 같은 교회를 희망하고, 헌신과 충성을 하지 않은 채 편안함과 자유로움을 누릴 수 있는 교회를 갈망하는 경우가 많다. 교회는 예수님의 명령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영혼을 구원하는 구원의 방주이다. 과연 유람선과 같은 교회가 마귀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겠는가? 우리의 싸움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닌 마귀를 상대하는 것이므로 안일하게 유람선과 같은 교회를 추구하지 말고 목숨을 걸고 군함과 같은 교회로 무장해야 한다(엡 6:10-13). 더 나아가 ‘인자는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노라’(막 10:45)고 하신 대로 주님의 희생과 섬김의 소프트 파워를 가질 때 매력이 있는 교회,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교회, 복음으로 승리하는 교회가 될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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