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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기스칸, 세계제국을 시도하다 ③알로펜의 아시아(AD 610~1625) 천년여행 [ 244] 사제 왕 요한_ 60
조효근/작가  |  dsr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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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2호] 승인 2018.11.14  13:3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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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르각타니는 훗날 징기스칸 왕가
남자들이 정복사업에 뛰어들었을 때 제국
행정을 관리하고 통치하는 제국,
세계의 70% 정도 영토를 관장하는
황제와 같은 위치에 있었다.
특히 그녀는 기독교 신앙이 출중해
징기스칸 제국을 사실상
기독교국가 수준으로까지 이끈 여걸이었다.

 

옹칸 토그릴, 찬란한 시대가 끝나는가. 테무진이 만나주지도 않았다. 나이만과 함께 내게로 오라는 통첩이었다.

내가 너를 길러 오늘에 이르렀거늘 나를 늙은이 취급해. 혼잣소리였다. 누가 그의 중얼거림을 엿들을까 겁이 났다. 셍쿰이 사령관실로 들어왔다.

“옹칸 폐하, 이 아들이 나이만 타양 칸을 상대하겠으니 전사 1만 명만 내주세요.”

토그릴 칸은 태자 셍쿰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의 털모자 사이로 드러난 하얀 머리칼이 어울리지 않았다. 내가 초원의 황제다. 테무진만 내게 무릎 꿇리면 천하통일인데…. 늘 자신 있었던 그였지만 테무진이 몽골족의 최강자인 자무카를 제압한 뒤는 예사롭지 않은 소식만 전해오고 있었다. 물론 양아들 테무진이 나를 배신하려는 것이 아니라 그의 수하인 수부타이나 젤메의 계획일 것이다.

“옹칸 폐하! 용기를 내세요. 이 북방 초원의 주인이신 폐하가 테무진 따위를 의식하시면 됩니까.”

“아니다. 그런데 1만 명으로 나이만 군을 제압할 수는 없다. 그들은 금제국과 같은 병기를 가진 자들이야.”

금나라는 요나라를 이어 받은 제국이고, 요나라는 당나라를 이기고 건국한 제국이다. 금이나 요나라는 정확하게 말해서 초원의 종족이 아니다. 초원의 이동식과 농경권의 정주문명이 섞인 나라들이다. 금나라는 군병기도 다르고, 초원 부족들과 달리 국경이 어엿이 존재하는 나라들이다.

“아닙니다. 병기가 다르면 내 칼이 제 놈들 목에는 안 들어갑니까. 아버지, 이렇게 앉아서 죽을 수는 없어요. 테무진의 배은망덕을 한탄한들 케레이트국에 무슨 도움이 있습니까.”

“아들아, 하루만 기다려라. 테무진이 나더러 제 놈의 군막으로 오라 했으니 내일 새벽 내가 가서 담판 짓겠다.”

“내일 아침”이 오기 전, 첫 닭이 울기도 전에 케에이트 옹칸 토그릴 군진은 나이만군의 급습을 받았다. 졸지에 당한 낭패였다. 그래도 그들은 다 같이 네프토리우스파 기독교 국가들인데도 인정사정없구나. 서로 간에 먼저 손을 쓰지 않으면 내가 죽는다는 위기감 때문에 4백여 년 간 기독교 신앙심을 내세워서 형제간처럼 지낸 날들과 결별하고 말았다.

옹칸 토그릴은 태자 셍쿰만 데리고 고비사막 깊은 곳으로 탈출했다. 토그릴은 자카감보와 에르게카라 두 동생이 원망스러웠다. 그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는가. 칠흑 같은 밤, 새벽이 찾아오기 전에 더 멀리 숨어들어가야 한다.

테무진 울루스(집단, 국가단위)다. 다문화사회요 국가도 된다. 그의 휘하 백성들은 몽골인, 아랍인, 투르크인, 아리안의 피가 섞인 위구르인, 말갈, 여진, 타타르, 거란, 탕구트인 등 다양한 인종 집단이 모여들어 징기스칸의 품에서 보호받는다.

몽골 초원의 최대국 케레이트 서양의 교황 기독교에서도 그의 명성을 알고 있는 동방의 프레스터 존(Prester John)으로 알려지기도 한 옹칸 토그릴이 그의 백성들을 버리고 사라졌다.

테무진은 그의 안다(양아버지)인 옹칸의 백성들을 지극한 정성으로 맞아들여 자기 백성으로 삼았다. 더불어서 옹칸 토그릴의 케레이트국 모든 재산까지 테무진(징기스칸)의 소유로 삼았다.

테무진은 옹칸 토그릴의 동생 자카감보의 딸 이바카 베키를 자기 아내로 삼았다. 본부인 보르테, 그리고 타타르족 칸의 두 딸인 예수겐과 예수이에 이은 네 번째 부인이었다. 이바카에게는 소르각타니(1194~1252)라는 여동이 있었다. 그녀는 젊고 예뻤다. 그리고 총명하기까지 했다. 테무진은 그녀를 아직은 약혼자가 없는 그의 막내아들 툴루이와 결혼시켰다.

소르각타니는 훗날 징기스칸 왕가 남자들이 정복사업에 뛰어들었을 때 제국 행정을 관리하고 통치하는 제국, 세계의 70% 정도 영토를 관장하는 황제와 같은 위치에 있었다. 특히 그녀는 기독교 신앙이 출중해 징기스칸 제국을 사실상 기독교국가 수준으로까지 이끈 여걸이었다. 하나 더 추가하면 몽골 초원과 중국대륙을 통합한 원나라 제국의 쿠빌라이의 어머니이기도 하다. 이에 하나 더하면 그녀의 아들 뭉케가 1대 징기스칸에 이은 제국의 대칸인 4대 황제였고, 5대 대칸은 쿠빌라이이며, 훌라구는 일칸국, 이라크 부케까지 아들 넷을 모두 기독교 신앙을 가진 황제로 길러낼 만큼 기독교 아시아 역사의 귀한 여인이었다.

나이만족의 타양 칸은 케레이트 옹칸과 그 아들 셈궁이 사막으로 도망쳤으며, 옹칸은 변방을 경계하는 나이만 초병들에게 붙잡혀 죽었다는 보고를 받았다. 또 얼마 후 셈궁은 탕구트 지역으로 탈출했다는 보고도 받았다.

나이만은 드넓은 북방초원 수십 개 부족들이 할거할 때는 물고 물리면서 살아왔는데 이제는 테무진이 바다라면 자기 자신은 작은 섬 하나처럼 노출되어 있었다. 테무진에게는 “4마리 개”로 애칭되는 출중한 참모들이요 사령관들이다. 젤메, 제베, 수부테이, 쿠빌라이가 그들이다. 이 사람들은 테무진 수준의 지도력과 뛰어난 전투력을 가졌다. 특히 수부테이는 테무진을 뛰어넘을 만큼의 힘을 가졌다고 한다. 그들 중 어느 한 마리가 나이만 앞에 나타나도 쥐구멍을 찾아야 할 오만스럽고 비굴한 타양 칸이다. 그는 부하들에게 신뢰를 잃었다. 타양 칸의 군 최고 사령관 쿡세우 사브락은 타양 칸이 테무진을 선제공격하자니까 “칸은 큰소리치지 말고 근신이나 하십시오!” 했다는 소문이 하급군사들 귀에까지 들릴 정도였다.

테무진은 군 편제를 바꿨다. 총 4개 단위로 나눴다. ① 아르반:10명의 부대 ② 자우트:100명의 중대 ③밍간:1천 명의 연대 ④투멘:1만 명의 사단이다.

몽골 국가 소유의 군용마(馬)는 거세마이다. 군사 1명당 3~4마리가 배당된다. 군사들의 무장도 통일했다. 기본적으로 모든 군사들이 궁수이다. 백병전을 대비해서 장대, 창, 칼(몽골식 환도), 철퇴도 있다. 신분과 직업에 따라 달라지는 군대들과는 다르다.

징기스칸 시대의 몽골인 전투인력은 남녀를 합해 백만 명이었다. 그들 중 십여 명이 정예 아르반, 자우트, 밍간, 투멘의 조직 속에 있는 기병들이다. 징기스칸 군이 몰려오면 현지인들은 날아다니는 군사들 같다고 했었다.

몽골 기병의 훈련장에서 보면 전속력으로 달리는 말 위에서 단잠을 잔다. 몽골군의 전투력은 10명 단위의 아르반이 자우트 효과, 자우트가 밍간, 밍간이 투멘의 전투 효과를 낼 때까지 테무진은 군사훈련을 시켰다. 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들 군 편제대로 각각 10배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때까지 군사훈련을 드넓은 몽골 초원이 자기 집 안마당인 양 활용하면서 하고 있다.

테무진은 아르반 지휘자를 특별히 능력자로 선택하지 않는다. 10명 모두 균등한 능력자로 본다. 그래야만 특권의식이 없고 열 명 모두가 자기 능력을 최대한 발휘한다. 테무진은 심리학 전공자와 같다. 그는 그의 백성들에게 결코 차별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어느 누군가가 신체나 살림이 빈약한 자를 깔보거나 무시하면 혼쭐을 낸다. 그의 아르반 병사 각개전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배려가 날카롭다. 그러나 자우트를 지휘하는 중대장부터는 능력 순 선발이다. 자우트 단위, 중대급 단위의 군사들이 대체로 전투의 승패를 책임지기 때문이다. 테무진은 10만 명의 군사를 전투 현장에 한꺼번에 몰아넣어도 신속정확하고, 단 한 사람의 몸이 움직이는 것만큼 민첩해야 한다고 훈련시켰다.

마치 보병들의 ‘제식훈련처럼’ 말이다. 테무진은 그의 군사뿐 아니라 그의 군용마들도 사람에 가까울 만큼 훈련시켰다. 거세마를 군용(전투마)으로 삼는 것은 수말의 체력과 암말의 온순함을 지녔기 때문이다. 테무진이 군용마를 선택하는 기준이 있다. 군용마로 선택(입대)되려면 최종 테스트에서 달리는 말 위에서 기수가 양손에 물이 담긴 술잔 두 개를 들고 있는데, 이때 물을 한 방울이라도 떨어트리는 말은 탈락이었다. 이 정도라야 궁수가 전투 중 달리는 말 위에서 목표를 향해 활을 정조준 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테무진은 수많은 말을 광장에 풀어 달리게 할 때도 말과 말 사이가 서로 오와 열을 맞출 수 있게 훈련시켰다. 또 말의 체력도 관리한다. 전투 중 신호체계로 불, 호루라기, 깃발 등을 사용할 때 말이 기수와 함께 알아차리도록 훈련했다.

이래서 징기스칸의 기병이 무섭다는 것이며, 그들이 나타났을 때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나돌았었다.

드디어, 1206년 가을, 초원에 큰 잔치가 벌어졌다. 9살에 아버지를 잃었고, 동족에게 버림받고, 10여 년 간 노예생활도 했으며, 몽골국의 가난하고 작은 부족으로 살아남았던 그가 그 시대 몽골인 자연 수명 나이에 해당할 44살, 1162년 생으로 알려졌으니까 40대 중반에서야 칸의 자리에 올랐다. 대기만성 형이다. 역사는 그를 알렉산드로스나 줄리어스 시저, 고구려 유민 당나라 대장군 고선지보다 훨씬 더 훌륭한 인물, 1천년 단위의 인류사에 단 한 명에 해당한다는 영웅이다. 바로 그가 1206년 가을, 몽골 초원에서 칸에 올랐다. 징기스칸의 등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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