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애신 / 토기장이 대표

‘라크리마 크리스티 델 베수비오(Lacryma Christi Del Vesuvio)’

베수비오 산에서 흘린 ‘그리스도의 눈물’이라는 의미의 와인 이름이란다. 와인 이름이 어찌 이리 심오할까 싶어서 찾아보니 전설 같은 배경이 있긴 하다. 그런데 나는 ‘라크리마 크리스티’라는 이름을 오스왈드 챔버스의 책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에서 처음 접했다. 챔버스는 이 용어를 하나님께 헌신한 삶은 그분이 기뻐하시는 최상품 ‘포도주’를 생산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며 인용했다. 달콤한 와인이 만들어지기 위해서 포도는 수도 없이 찢기고 밟혀야 하는 것처럼 우리도 주님의 제자로 헌신하기 위해선 수많은 희생이 요구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챔버스의 영성을 한 줄로 표현하면 ‘찢겨진 빵과 부어지는 포도주’인데 이는 예수님이 우리를 위해 자신의 살을 찢으시고 피 흘려주신 것을 의미한다. 챔버스는 그의 묵상집 <주님은 나의 최고봉>에서 이 표현을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지, 그의 영성을 이해하기 전에는 이 표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몰랐었다.

챔버스는 주님께서 우리를 위해서 자신을 온전히 버리신 것처럼 우리도 이 땅에서 주님의 제자로 래디컬하게 살아가라고 도전하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구원의 감격 차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삶에서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살아내는 진정한 예수님의 ‘follower’가 되라는 의미일 것이다.  

토기장이는 ‘찢겨진 빵과 부어지는 포도주’라는 챔버스의 영성을 한국에 전하고자 지금까지 오스왈드 챔버스 시리즈 33번째 책까지 만들었다. 33번째가 바로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이다. 나는 책이 출간되고 나면 그 책을 다시 읽는 경우는 거의 드문데 이 책의 경우는 출간되고 나서도 2번이나 정독했다. 그만큼 울림이 크기 때문이었다. 챔버스가 도전하는 대로 우리가 주님의 제자로 래디컬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늘 그의 도전 앞에 부끄러워진다.

얼마 전에 영화 ‘바울’을 보면서 나는 다시 챔버스가 떠올랐다. 주님을 핍박하는데 열심이던 자가 온전히 복음에 매여 사는 인생으로 뒤바뀐 뒤, 로마의 감옥에서 처형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영화는 전개된다. 그는 그야말로 철저하게 ‘찢겨진 빵과 부어지는 포도주’로 살다 갔다. 어떤 유명 역사학자가 예수님은 없어도 바울이 없었으면 복음이 이렇게 전해지지 않았을 거라고 말했다지 않는가. 물론 농담이지만… 그가 옥으로 잠입한 누가와 전도여행을 회상하며 그때가 그립다고 말한다. 뼈만 앙상히 남은 초췌한 전도자 바울이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에서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우리는 각자에게 주어진 사명을 감당하며 살아가고 있다. 부족하지만 나는 ‘문서선교사’라는 소명에 순종하며 책을 만들고 있다. 다시 한 해의 끝자락에서 지나온 시간들을 돌이켜보며 주님이 토기장이출판사역을 통해 행하신 일들을 생각해본다. 그리고 다짐한다. 내년에는 토기장이의 책들이 독자들의 삶에 아름다운 변화를 만들어내는 귀한 통로로 사용되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임해야겠다. 그래서 ‘라크리마 크리스티’, 향과 빛이 최고라는 ‘포도주’처럼 의미 있는 결실을 주께 올려드릴 수 있기를 소망한다.

<복음인in 들소리>는 하나님의 교회다움을 위해 진력하는 여러분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동반자로서 여러분과 동역하며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샬롬!

후원계좌 : 국민은행 010-9656-3375 (예금주 복음인)

저작권자 © 복음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