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도자의 심리‌‌‌‌ ‌[230]

“갤로의 연구에 따르면 훌륭한 연설들은
대부분 20분을 넘지 않았다고 한다. 어떤 설교자의
열정적인 설교를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는 무려 50분간 설교다.
매우 지루했다. 오죽했으면 순서지 여백에
‘설교-테러일 수도 있다’라고 적었다.”

 

▲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 담임

지난 10월, 미주총회 세미나와 부흥회를 인도하면서 남는 시간이 많았다. 아마 내 인생에서 한 호텔에 8일간이나 머물렀던 적은 처음이었을 것이다. 무료한 시간에 e-book으로 책을 한권 다운받아 읽었는데, <스티브 잡스 프레젠테이션의 비밀>(The Presentation Secrets of Steve Jobs)이다. 유명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카민 갤로(Carmine Gallo)는 스티브 잡스가 어떻게 청중을 사로잡았는지 비밀을 소개하고 있다. 이것은 또한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주제 강연을 할 때나 기업에서 프레젠테이션을 시도할 때 경험하는 습관이기도 하다. 나는 회중 앞에서 설교하거나 발표할 기회가 많기에 공감되었고, 특히 메시지 전달에 관심이 많았기에 책을 흥미롭게 읽었다. 강의하거나 설교할 기회가 많은 교회 지도자들도 참고할 만하다.  그는 발표자가 흔히 놓치는 부분을 짚었다.

첫째, 너무 오래 말한다. 갤로는 “사람들은 발표자가 생각하는 것만큼 주제에 대해 흥미를 갖고 있지 않다”고 조언한다. 커뮤니케이션 이론에 의하면 사람들은 대부분 10분이 지나면 발표자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따라서 발표는 20분 미만으로 유지하거나, 잠깐의 화제 전환이나 색다른 주제로 청중의 관심을 사야 한다는 것이다. 갤로의 연구에 따르면 몇몇의 훌륭한 연설들은 대부분 20분을 넘지 않았다고 한다. 오늘 나는 어떤 설교자의 열정적인 설교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그는 고개를 저어가며 무려 50분간 설교했는데… 매우 지루했다. 오죽했으면 순서지 여백에 ‘설교-테러일 수도 있다’라고 적었다.

둘째, 청중이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주제와 언어로 말하는 것이다. 뉴욕 리디머교회의 팀 켈러(Timothy J. Keller) 목사는 최근 한국에 와서 강연을 한 적이 있다. <목회와 신학>에  강연 내용을 인터뷰 형식으로 실었는데, ‘비신자의 언어로 예배하고 설교하라’고 강조했다. 그의 분석처럼 오늘의 설교는 회중들과 상당히 멀리 떨어졌다. 신자들에게는 설득력이 있고 감동이 될지 모르지만 비신자들은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는다. 나는 설교를 준비할 때 비판적이고 회의적인 외부인들이 교회 의자에 와 앉는다고 상상한다. 그러면서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소통하려고 애쓴다.

셋째, 연습을 하지 않는다. 갤로는 “수많은 경영자들이 프레젠테이션을 만들고 모임을 갖는 등 거금을 쏟아 붓고는 전혀 연습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스티브 잡스를 비롯한 대다수의 훌륭한 발표자들은 실제로 다른 누구보다 광범위하게 연습한다고 했다. 다른 사람들이나 카메라 앞에서 연습하는 것이 훨씬 더 도움이 된다. 개척목회자들을 대상으로 한 ‘회복 세미나’에 참가한 적이 있었는데, SBS 오케스트라 단장이었던 김정택 장로의 작은 음악회가 있었다. 그만한 전문가임에도 저녁 공연을 위해 점심 때부터 와서 연습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넷째, 원고를 그냥 읽는다. 갤로는 평균적이거나 평범하다고 생각되는 대다수의 발표자들은 거의 읽는다고 했다. 많은 설교자들도 원고에 눈을 돌리느라 성도들과 초점을 놓치고 있다. 갤로는 미리 연습하면 발표자는 청중에게 더 많은 시선을 둘 수 있다고 말한다.

다섯째, 제스처가 너무 과하거나 거의 없다. 갤로의 연구에 따르면 “발표자가 청중에게 남기는 인상의 93%는 콘텐츠가 아니라 몸짓과 말하는 방식, 음성, 시선 등 언어 능력 및 입고 있는 의복이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 “실제로 단어나 콘텐츠의 7%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번 칼럼에서 피드백의 중요성을 언급한 적이 있는데 설교자들은 전문가를 불러 상담을 받을 필요까지는 없다. 주변에서 냉정하게 평을 해주고 고쳐줄 사람을 찾는다면 훨씬 좋은 발표자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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