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순규 목사
행복한가정연구소 소장,
석남은혜교회 담임

Case

18세 청소년의 어머니가 상담을 의뢰했다. 아들이 집에 들어오지 않고 밖에서 방황한다는 것이다. 가출을 두 번 정도 했고, 지금은 집에 있지만 숨이 막혀 죽을 것 같다고 어머니에게 호소했다고 한다. 18세 김 군의 아버지는 목사이며 중형교회를 담임하고 있고, 아들의 문제 때문에 사모인 아내와 자주 다툰다고 했다. 지금은 학교도 자퇴한 상태로 대한학교를 생각한다고 했다.

Solution

우선 가정환경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김 군의 어머니는 남편에 대한 정보를 말하면서 ‘우리 목사님’이라고 불렀다. 남편이 원해서 집에서도 ‘목사님’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더 놀라운 것은 아이들에게도 ‘너희 아빠’라는 명칭보다 ‘우리 목사님’을 자주 사용한다고 했다. 결론적으로 아이들에게 아빠는 담임목사님이 되었다. 그런데 담임목사님이 강대상에서 설교할 때의 모습과 집에서 엄마하고 싸울 때의 모습이 너무 달라 아이들에게는 트라우마로 정신적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

문제는 김 군의 아버지는 목사의 페르소나에 사로잡혀 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페르소나는 그리스 어원의 ‘가면’을 나타내는 말로 ‘외적 인격’ 또는 ‘가면을 쓴 인격’을 뜻한다. 스위스의 심리학자이자 정신과 의사인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은 사람의 마음은 의식과 무의식으로 이루어지며 여기서 그림자와 같은 페르소나는 무의식의 열등한 인격으로 자아의 어두운 면이라고 말했다. 자아가 겉으로 드러난 의식의 영역을 통해 외부 세계와 관계 맺으며 내면세계와 소통하는 주체라면 페르소나는 일종의 가면으로 집단 사회의 행동 규범 또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주장했다.

모든 인간은 페르소나를 쓰고 있다. 연기자가 자신의 연기를 하기 위해서는 대본에 있는 인물의 페르소나를 써야 하듯이 교사는 학교에서 교사의 페르소나를 쓰고, 판사는 법정에서 판사의 페르소나를 쓰고 목사는 교회에서 목사의 페르소나를 쓰게 된다. 그러나 가정에 돌아와서는 가정에 맞는 가정의 페르소나를 써야 건강한 정신을 소유한 인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은 사회에 맞게 썼던 페르소나는 실제 자신의 일부분이고 다른 장소, 다른 상황에서는 거기에 맞는 페르소나를 다시 쓰는 것이 건강하기 때문이다.  

내담자는 상담을 통해 자신이 아이들에게 가정을 지옥으로 만들었다고 고백하면서 명칭부터 바꾸겠다고 했다. 또한 남편도 행복한 가정을 위해 가정에서는 목사의 페르소나를 벗고 남편과 아버지의 페르소나를 써야 한다고 코칭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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