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벌써 연말이다. 나라는 정전협정 65년 만에 모처럼 한반도에 평화의 바람이 불어온다고 기대가 높아지는데, 한국교회의 올해 결산은 그리 밝지 못할 것 같아 안타깝다.

한국교회 연합기관의 통합 논의는 무성했지만 결과적으로 어느 곳 하나 통합되었다는 소식을 전하지 못한 채 올해를 마무리하게 됐다.

대형교회의 힘으로 교단의 법과 질서를 무시하려던 것을 무위로 돌린 지난 9월 예장통합 총회는 얼마나 통쾌했던가. 하지만 총회의 결의를 아무렇지 않게 짓밟고 있는 현재의 모습은 더 참담하다. 명성교회가 총회의 세습금지법을 무시하고 세습을 단행한 지 1년이 되었다. 총회에서 압도적인 지지로 제정된 세습금지법, 103회기 총회는 그것이 엄연히 살아있고 그것을 지켜가려는 교단적인 열망이 큰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현실은 또다시 총회 법과 그것을 지키려는 총의마저 묵살당하는 모습이다.

103회 정기총회 현장에서 명성교회의 세습이 불법인 것을 분명히 하고 총회의 헌법을 사수하려는 총대들의 뜨거운 열망을 지켜본 입장에서 그것이 전혀 먹히지 않는 상황은 참 당혹스럽다. 제3자의 눈으로 봐도 이상한데 총회의 권위가 묵살되는 것을 지켜보는 예장통합 측 사람들의 마음은 어떨까.

그래도 희망인 것은 한국교회가 몸살을 앓는 동안 건강성을 지향하려는 몸짓들이 늘어나고 있는 점이다. 더 이상 숫자와 크기를 성공과 실패의 잣대로 가늠하지 않고 얼마나 건강한 공동체를 지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

이처럼 작은 몸짓, 힘겹지만 한 번 해보겠다고 도전하는 이런 걸음들이 격려 받고 더 많은 이들이 도전할 수 있도록 용기를 북돋는 분위기가 되기를 바란다. 내년에는 더욱 소망이 움트는 한국교회이기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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