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지도자의 심리‌‌‌‌ ‌[231]

“일터의 테이블은 회의장이 아니라
친교의 테이블이어야 한다.
외부에서 만나면서도 계속 일에 대해
말하고 보고 받고 듣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교제, 웃음, 감사의 테이블이어야 한다.”

 

▲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 담임

수요일 저녁에 ‘성경의 식탁- The Table’을 주제로 공부하고 있다. 우리가 보통 경험하는 세 곳의 테이블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가정의 테이블, 식탁에서 가정예배를 회복해야 한다. 구역이나 소모임의 테이블, 구역예배를 강화해야 한다. 일터의 테이블, 일터를 위로와 격려, 도전, 기도, 전도의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성도들은 거의 일터로 나간다. 일터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점심을 하거나 커피를 마신다.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연결되어 있고, 사람들과도 많이 만나고 있으나 여전히 외로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 월요일에 아내와 극장에 가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보았다. 영화의 주인공 프레디 머큐리는 수많은 군중들 앞에서 열정적으로 노래한다. 역시 군중들은 환호하며 퀸의 음악에 맞추어 발을 구르고 함성을 지른다. 그럼에도 주인공은 외친다. ‘난 외로워’.

설문조사를 보면 직장인들과 최고경영자들 절반 가까이는 일터에서 고독감을 느낀다고 한다. 교회의 리더는 어떤가? 많은 목회자들이 교단 안에서 이런 저런 모임에 소속되어 있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목회보다 모임의 장이 되려고 부러 많은 돈을 쓰면서 노력한다. 왜 그럴까 많이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소외감에서 벗어나고 싶고, 존재감을 찾고 싶고, 고독감에서 나오고 싶은 것이다.

지금 국군병원에서 가장 많은 환자는 사고로 인한 골절이나 외상 환자가 아니라 감정문제의 환자들이다. 많은 이들이 강박감 때문에 힘들어하고, 스트레스를 호소하고, 외로움을 타고, 우울증을 호소하는 등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고독감이나 약한 사회적 연대는 하루에 열다섯 개비 담배를 피우는 것보다 해롭다. 고독감은 심혈관계 질환을 유발하고, 치매의 위험을 높이며, 우울증과 불안 증세를 높이게 된다. 특히 일터에서의 고독감은 업무 성과를 낮춘다. 창의력도 제한하게 한다. 의사결정도 흔들리게 하기에 빨리 벗어나야 한다.

일터의 테이블에 성도들은 적극 참여해야 한다. 마음에 맞지 않는다고 회피할 일이 아니다. 주님은 바리새인들과 좋은 관계는 아니었지만, 어떤 바리새인이 초대했을 때 기꺼이 들어가셨고, 거기서 만난 죄인인 여인의 헌신을 받으셨다. 전도를 위해, 교훈을 주시기 위해 환영하지 않는 테이블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신 것이다.

리더는 일터의 테이블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리더의 사무실이나 회의실에서 만나는 직원들과는 의무적 만남이며, 격식을 차리느라 할 말을 다 할 수 없다. 때로 밖에서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만남이 필요하다. 구성원들과 사회적 유대강화를 우선순위로 삼아야 한다. 유대감을 주는 문화를 조성하고, 모델링 하는 것은 어떤 프로그램보다 중요하다. 리더가 일터에서 보이는 모습이 강한 모습만 보일 필요는 없다. 때로 팔로워들에게 보이는 인간적인 약점이 도리어 관계에서는 강점으로 작용한다.

일터의 테이블은 회의장이 아니라 친교의 테이블이어야 한다. 외부에서 만나면서도 계속 일에 대해 말하고 보고 받고 듣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교제, 웃음, 감사의 테이블이어야 한다. 우리 교회 ‘3040 부모와 자녀 기도회’가 있었다. 마지막 토요일 새벽에 기도하는 모임(새깨모)이다. 연말이고 해서 외부에서 아침을 먹자고 청했다. 제목은 거창하다. ‘맥도널드 점령 작전’이다. 첫눈이 듬뿍 내리던 아침, 동네 맥도널드에서 아이들과 함께 조찬모임을 가졌다. 거기서 오랜만에 아이들의 대화를 들었다. 누가 키가 크고, 농담을 잘하는지, 특기가 무엇인지… 많이 가까워졌다. 다음에도 이렇게 만나자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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