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3만3천개 교단의 개신교, 비판적으로 조명하다

“이미 루터 시대부터 이 ‘개신교’란 단어는 어떤 일관된 신학적, 조직적 의미를 갖추지 못했다. 2001년 판 <세계 기독교 대백과사전>에 의하면, ‘개신교’는 전 세계적으로 대략 33,000개의 독립 교단으로 갈라져 있다.”

 

▲ <우리는 종교개혁을 오해했다>
로드니 스타크 지음/손현선 옮김/헤르몬

세계적으로 개신교 갈래가 3만3천개나 된다니 놀랍다. 이 통계가 말해주는 것은 무엇일까? 개신교는 왜 분열을 거듭하며 500년의 역사를 지나온 것일까?

‘교회가 500년간 외면해온 종교개혁의 진실’이란 부제가 붙은 책은 종교개혁을 ‘사회학의 눈’으로 본 것으로 개신교의 탄생과 종교개혁을 가능하게 했던 정치·사회·문화적 배경을 입체적으로 살피면서 그 안에 우리가 오해한 신화적 요소들을 바로잡는 데 주력한다. 책은 종교개혁과 개신교가 촉발했다고 알고 있는 많은 성취들에 대해 ‘신화적’일뿐 아니라 ‘상당히 불운한 것’도 있다면서 종교개혁과 그로 인해 출발한 개신교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으로 다룬다. 종교개혁 500주년이 비단 칭송만 할 수 있는 역사는 아니라는 얘기다.

미국 베일러대학교 사회학과 석좌교수인 저자 로드니 스타크는 1960년대 이후 세계 종교사회학계를 이끌어온 거장으로 그의 저서가 퓰리처상 후보에 오를 만큼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

저자는 종교개혁에 대해 당시 왕들과 제국들의 정치적 입장, 경제적 이해관계, 국교회의 탄생과 성장, 각국의 민족주의 활동 등을 고려해 입체적으로 살펴야만 제대로 볼 수 있다고 전제한다. 책에서는 종교와 사회가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으며 종교개혁이라는 눈덩이를 굴려 나갔는지를 문헌과 통계자료로 입증하면서 당연하게 생각하던 몇몇 고정관념에 대해 새로운 해석을 시도한다. 당시 여러 정치적, 사회적, 경제적 요구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가면서 종교개혁을 가능하게 했던 급박한 상황을 탐구해 생생하고 촘촘하게 재구성했다.

저자는 △종교개혁 당시 교회당에는 회심자들로 넘쳐났다 △경건한 국왕들의 희생적인 결정으로 개혁적인 교회가 생겼다 △프로테스탄트가 개인주의의 성장을 도왔고 세속화를 촉진했다 △개신교로 인해 가톨릭교회는 일방적인 피해를 입었다는 등의 주장들이 왜 신화인지에 대해 조목조목 살핀다.
몇 가지만 살펴보자면, 저자는 루터파 종교개혁의 의미 있는 결과로 꼽는 ‘신앙 부흥’에 대해 “‘중세의 경건성과 독실한 농민으로 꽉 찬 교회’라는 이미지는 역사적 근거가 없다”면서 그 근거로 1525년부터 그 다음 세기까지 여러 지역의 루터파 교회를 방문한 감사단의 보고를 제시, 종교개혁 시대의 유럽인은 교회 가는 걸 싫어했고 기독교에 무지했다면서 “독일 대중은 예전처럼 여전히 교회 밖에 있었다”고 밝힌다.

또 루터가 ‘사람들이 …원하는 바를 믿도록 허용해야 하며, …누구에게도 강압을 사용해선 안 된다’고 했지만 루터파 교회의 지위가 확고해지자 루터 역시 여느 종교개혁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자신과 의견을 같이하는 사람에게만 양심의 자유가 있다고 믿는 불합리한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또한 중세를 암흑기라고 말하며 종교개혁의 타당성을 주장하지만 오히려 독특한 문화를 지닌 여러 나가가 지리적 근접성을 가지고 존재하던 중세 유럽사회에 ‘민족주의’를 발흥시킨 것이 종교개혁 이후 형성된 ‘기독교 왕국(국교회)’이라고 보았다.

종교개혁으로 가톨릭교회가 일방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지만 실상은 가톨릭교회는 개신교와의 경쟁을 통해 번창했으며, 더 성공적이고 효과적인 조직이 되었다고 분석한다.

종교개혁을 통해 출발했지만 3만3천 교단으로 나누어져 살아가야 하는 개신교의 현실, 종교개혁의 명암을 다시 짚어봐야 할 시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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