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신대 정재영 교수 ‘가나안 성도 신앙생활 탐구’ 연구 세미나-826명 설문 구원 확신 있는 이들(53.2%) 왜 교회 떠나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대안은?

교회 떠난 기간 평균 7.7년, 신앙 정립된 신자들 다수
이탈 전 교회-개인의 신앙 다양성 무시, 권위적인 목회자 인식 높아

90.1% 기독교 신앙 유지 원해,
출석하고픈 교회는 “신앙·생활 올바른 목회자 있는 교회”

정재영 교수 “다양한 생각 터놓고 얘기할 수 있는 제도적 변화 고민해야”

 

▲ 정재영 교수가 가나안 성도의 신앙의식과 신앙생활 설문조사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교회를 안 나가는 신자를 ‘가나안’ 신자라고 칭하는데, 이들은 여전히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고, 성경은 정확 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이며, 예수를 믿으면 구원 얻는다는 데 70% 이상이 동의한다는 주목할 만한 조사결과가 나와 이들을 다시 끌어안기 위한 교회의 노력이 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21세기교회연구소(정재영 소장)와 한국교회탐구센터(송인규 소장)가 11월 30일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공동 주최한 ‘가나안 성도 신앙생활 탐구’ 연구세미나가 있었다. 가나안 성도들은 왜 교회를 나가지 않는 것인지, 그들이 다시 교회로 돌아올 가능성은 있는지 등을 세밀하게 알 수 있는 설문조사와 분석이 있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패널을 활용한 온라인 조사로 진행됐으며, 826명의 응답 결과는 예상치 못한 결과가 많이 드러났다.

설문조사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분석해 발표한 정재영 교수는 2107년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의 조사 결과에서 가나안 성도는 23.3%로 파악되었는데, 기독교 인구 967만6천명에 대입하면 2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말했다. 2012년 한목협 조사에서 10.5%였는데, 무려 5년 만에 가나안 성도는 두 배로 급증한 것이다.

조사 결과, 교회에 전혀 출석하지 않는 사람이 53.2%, 6개월에 1회 이하로 출석하는 사람이 46.8%였다. 교회 출석시 직분은 중직자가 3.4%, 서리집사가 13.1%였으며, 83.5%가 직분이 없다고 응답했다. 그런데도 신앙 연수를 묻는 질문에는 11년 이상인 사람이 78.9%에 달했다.

구원의 확신을 묻는 질문에는 53.2%가 ‘예’라고 대답했으며, ‘아니오’라고 답변한 사람은 46.8%를 나타냈다.

신앙의 단계를 묻는 질문에, 신앙이 없다는 대답은 4.3%에 불과했으며, 기독교 입문층(하나님을 믿지만 그리스도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내 종교는 아직까지 삶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이 58.3%로 가장 많았고, 그리스도 인지층(예수님을 믿으며, 그분을 알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이 24.7%, 그리스도 친밀층(그리스도와 가까이 있으며, 매일 그분의 인도하심에 의지한다)이 10.8%, 그리스도 중심층(하나님은 내 삶의 전부이며, 나는 그분으로 충분하다)이 1.9%로 나타났다.

●● 가나안 성도가 된 시기와 계기

교회를 떠난 기간은 평균 7.7년이었고, 절반이 넘는 51.4%가 5년 이내에 떠난 것으로, 최근에 교회를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최근에는 비교적 신앙이 정립된 교인들이 가나안 성도가 되고 있는 추세를 보인다고 정재영 교수는 말했다.

그렇다면 왜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것일까. 31.2%가 ‘꼭 교회에 가야겠다는 마음이 생기지 않아서’라고 가장 많은 응답을 보였다. 그 다음으로 ‘개인적 이유’(18.8%), ‘자유로운 신앙생활’(13.9%)이라고 응답했다. 5년 전 조사 결과와 비교해 보면 ‘목회자에 대한 불만’(24.3%), ‘교인들에 대한 불만’(19.1%)은 6.3%, 5.8%로 많이 줄었다. 그리고 5년 전 조사에서는 ‘교회 출석 욕구 부재’ 항목이 없어지만 ‘자유로운 신앙생활’이 30.3%였던 것에 비하면 얽매이기 싫어하는 개인주의적인 신앙 경향이 강해졌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교회 불출석하면서도 기독교인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이유를 물었는데, 그 중에 가장 많은 이들이 꼽은 것은 ‘하나님의 존재를 믿기 때문에’(37.9%)였다. 12.3%는 ‘예수님의 대속을 믿기 때문에’라고 응답했다. 이는 곧 50.2%는 교회는 떠났지만 개인적인 신앙을 가지고 있는 것이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의 근거로 인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정 교수는 분석했다.

반면에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26.2%)와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해왔기 때문에’(13.2%) 등 자신의 기독교 환경을 자기 정체성의 근거로 인식하는 비율이 3분의 1 정도 차지했다.
 

●● 교회 이탈 전 출석 교회에 대한 인식

가나안 성도들이 출석했던 교회의 환경은 어떠했을까. ‘신앙에 대한 어떤 질문이든 자유롭게 하지 못한다’는 질문에 42.5%가 ‘그렇다’, 48.3%는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긍정대답자는 나이가 많을수록, 대재 이상 고학력일수록, 중직자와 서리집사, 구원 확신자, 교인 수 300~999명 교회 출석자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개인의 신앙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항목에 대해서는 66.9%가 긍정 대답을, 25.4%는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목회자는 권위적이다’에 대해서는 53.6%가 그렇다고, 39.4%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긍정율은 나이가 많을수록, 출석교인 1천명 이상의 대형교회에서 높게 나타났다.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기 어렵다’에 대해서는 무려 65.4%가 그렇다고(그렇지 않다는 28.0%) 대답했다. ‘교인은 신앙과 생활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질문에 65.8%가 그렇다(25.4%는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교세 확장에 몰입한다’에 대해서는 65.1%가 그렇다고 응답(28.2%는 그렇지 않다)했다.

이상의 내용에서 볼 때 이탈 전 교회는 ‘신앙의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인식이 전체적으로 가장 강한 것으로 나타났고, 교회의 부정적 문화에 대한 인식은 50대 이상, 서리집사, 출석교인 1천명 이상의 교회 출신 가나안 성도들이 더 강하게 갖고 있었다고 정 교수는 말했다.
 

●● 교회 이탈 이후 신앙 생활

교회 이탈 후 교회에서 예배를 드린 적 있느냐는 질문에 69.1%가 있다고 응답했고, 현재 전혀 교회에 출석하지 않는 사람들도 62.3%가 있다고 응답했다. 여성, 50세 이상, 중직자, 구원 확신자, 그리스도 중심층에서 더 동의율이 높게 나왔다.

교회 이탈 후 가정예배를 드린 비율은 무려 56.8%로, 드리지 않은 비율(43.2%)보다 높게 나타났다. 가정예배 드린 이들 중에 정기적으로 드린 비율은 21.6%, 비정기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78.4%로 나타났다.

기독교 TV나 라디오 예배, 동영상을 보면서 예배 드린 비율은 20.2%, 12.1%, 20.4%로 나타났다. 특이한 것은 ‘교회 출석하지 않는 다른 기독교인들과 함께 예배드린 적이 있다’는 질문에 22.9%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혼자 예배 드린 사람도 40.8%에 달했다. 향후 예배를 어떤 형태로 드리고 싶은지에 대해서 물어보았을 때 높게 나타난 항목은 ‘일반교회 예배’(59.7%)와 ‘혼자 예배’(52.9%)였다.

교회를 떠난 후에 교회에 하던 십일조(헌금)를 단체나 개인에게 기부한 경험이 있는지 묻는 항목에 34.1%가 있다고 응답했다. 가나안 성도 이후 성경을 읽는 비율은 20.4%로, 거의 읽지 않는 이들(79.6%)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기도하는 비율은 55.9%로 나타나, 하지 않는 비율(44.1%)보다 높게 나타났다.
 
●● 교회 이탈 후 본인의 신앙 상태

교회에 출석하지 않은 이후 ‘신앙에 큰 변화 없다’가 58.1%, ‘신앙이 약해졌다’가 38.4%, ‘신앙이 더 확실해졌다’가 3.5%로 응답했다.

앞으로 교회에 다시 나갈 의향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나갈 의향이 있다는 응답에 55.9%가 나갈 의향을 보였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나가고 싶지 않다는 응답(13.8%)이 2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은 비관적으로 볼 수 있지만 여전히 절반 이상의 가나안 성도들이 교회에 다시 나갈 의향이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기도 하다”면서 “그러나 가능한 빨리 나가고 싶다는 비율이 3.7%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실제 가나안 성도들이 교회 출석을 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이며, 다시 나갈 수 있는 여건이 형성돼야 막연한 의향이 행동으로 전환될 것으로 해석된다”고 분석했다.

교회 재출석 의향이 있는 응답자에게 어떤 교회에 나가고 싶은지 물었다. 46.0%가 신앙과 생활이 올바른 목회자가 있는 교회라고 응답, 무엇보다 가나안 성도들은 올바른 목회자가 있는 교회를 원하고 있고, 올바른 목회자가 있으면 다른 부분은 개선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정 교수는 봤다.

가나안 성도들의 거의 대부분인 90.1%는 앞으로도 기독교 신앙을 유지하고 싶다고 응답하여, 교회에 다시 출석하는 것과 상관없이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포기할 의향이 없음을 드러냈다.

“이런 결과는 가나안 성도들이 기독교인이 되는 것과 교회에 출석하는 것을 별개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정 교수는 분석했는데, 대재 이상 고학력자와 나이가 올라갈수록 기독교 신앙을 유지하고 싶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고, 구원 확신자와 직분과 신앙 단계가 올라갈수록 기독교 신앙을 유지하고 싶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나 보인다.

한편 기독교 신앙을 유지하고 싶다는 의향을 가진 응답자에게 그 이유를 묻자, ‘하나님의 존재를 믿음’이 30.5%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 다음이 마음의 평안(27.9%), 굳이 신앙을 버릴 필요 없음(26.5%) 순으로 나타났다.

가나안 성도로서 신앙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에 대하여 묻는 질문에 ‘교회를 출석하지 않는다고 해서 기독교 신앙을 버린 것으로 보는 편견이 없어졌으면’이라는 응답이 60.9%로 높게 나타났고, 1인 예배자를 위한 안내서가 필요(14.9%), 기독교 신앙을 실천하는 평신도의 사례를 알았으면(10.7%) 순으로 나타났다.
 

●● 교리에 대한 인식

기독교 교리에 대한 의견에서는 ‘성경은 정확무오한 하나님의 말씀’에 동의하는 비율은 69.8%, ‘성경는 역사적인 사실 뿐만 아니라 신화적인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에는 81.1%,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셨다’에는 76.1%, ‘하나님은 지금도 인간의 삶에 개입하신다’에는 68.7%가 동의했다.

‘예수는 사람이면서 동시에 하나님이시다’에는 68.1%, ‘예수를 믿으면 구원을 얻는다’에는 77.1%, ‘예수님은 종말에 재림하신다’ 56.3%, ‘종말에는 하나님의 심판이 있다’에 64.5%가 동의했다.

그런데 ‘기독교 외에 다른 종교에는 구원이 없다’는 질문에는 39.4%가 동의했고, 49.7%는 동의하지 않았다.

가나안 성도들은 하나님의 천지창조와 예수 구원이라는 기본 교리에는 동의하지만 기독교의 유일성과 보수주의적 성경관에는 크게 동의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는데, 이는 한목협의 5년 전 조사에서도 볼 수 있다고 정 교수는 말했다.

 교회 출석자들은 이슬람 교인을 친구로 사귈 수 있는지 묻는 질문에 35.0%만 그렇다고 응답한 반면에 가나안 성도들은 46.3%가 그렇다고 응답했는데 이것은 관용적 태도가 가나안 성도들에게 더 높게 나타난 것이다.

정재영 교수는 “교회 출석자들이 기독교 신앙이 확고한 반면에 더 배타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고, 가나안 성도들은 기독교 신앙이 덜 확고한 반면에 더 관용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이것은 한국교회 일반 신도들의 가장 큰 문제점을 묻는 질문에 교회 출석자들이 ‘신앙과 일상생활의 불일치’를 첫 번째(31.1%)로 꼽은 반면에, 가나안 성도들은 ‘타종교 및 비기독교인에 대한 배타성’을 첫 번째(29.0%)로 꼽았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고 말했다.

정재영 교수는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라도 교회에서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자신의 생각을 터놓고 얘기할 수 있어야 하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자연스럽게 신앙이 성숙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교회 제도를 거부한다는 응답은 낮게 나왔지만 틀에 얽매이기 싫다는 것이 사실상 제도로서의 교회를 불편해한다는 뜻”이라며 “이제는 개교회의 도덕적인 성찰뿐만 아니라 교회 제도 자체에 대해서도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제시했다.

이어서 ‘교회는 가나안 성도를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를 주제로 발제한 송인규 교수는 가나안 교인이 되는 원인이 △개인주의 △세속화 △교회 염증에 있다고 봤다.

송 교수는 이들을 도우려 섣부르게 말로 하기 보다는 “오히려 그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것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있는 그대로의 삶을 나누고 느끼는 대로의 마음을 소통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때 제도적 교회로의 복귀나 회유, 견해의 변화 촉구 등은 합당한 방법이 아니라고 말했다.

송 교수는 “가나안 성도 현상의 가장 큰 원인은 교회 염증일 것”이라며 목회자는 지도자 특유의 탐심과 싸우고 끊임없이 자기 발전을 꾀하며 높은 수준의 도덕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또 권위와 권위주의를 구별, 독단적 태도를 버리라고 말했다. 교인들을 향해서는 유기체로서의 교회 특징 중 하나인 신자끼리의 지체 의식과 상호 교제를 활발히 하고, 신앙과 삶의 괴리를 좁혀 세상 속에서 소금과 빛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송 교수는 마을 공동체나 자발적 모임 등의 다양한 ‘대안 공동체’ 역시 가나안 교인들을 돕는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을 거라면서 “가나안 성도의 교회 이탈 현상은 앞으로도 그냥 누그러질 일이 아닌 만큼 한국교회에 속한 우리 모두는 이 문제를 놓고 끊임없이 고민하고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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