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대담 - 강동인 목사(한국교회정화운동본부 본부장)

췌장암 투병 중, “주님은 내 생애 가장 큰 은혜 부어주고 계심 느낀다”
우리 죄를 속량하셨으니 죄의 자리에 더 이상 머물지 말고 성령 충만으로 살아가야
‘세상 재물을 자기 소유로 삼으면’ 제대로 은혜 못 누린다…청지기로 살아가야

 

▲ 강 동 인 목사
지구촌순복음교회 담임
한국교회정화운동본부 본부장

동병상련(同病相憐), 아픔이 머물 때 그 강도는 일반적일 때와 비교해서 많이 다른것 같다. 서울 관악구에서 지구촌순복음교회를 52년 전 개척, 목회하고 있는 강동인 목사는 요즘 췌장암 판정을 받고 이전과는 다른 은혜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암 판정 이후 세상은 그에게 또 다른 세계로 주님의 복음 앞에 서게 하고 있다. 주일 2회 설교 이후 서울 병원에서 항암치료, 양평의 요양원에서 요양 등 ‘낯선’ 시간을 보내고 있다. 주일 사역을 마치고 월요일(12월 17일) 요양원에 가기 전 교회에서 만났다.

- 생각보다 혈색이 좋으시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
늘 그렇듯이 성령 충만하신 은혜 안에 거할 수 있도록 기도하며 지낸다. 하루도 쉬지 않고,  주님을 만난 때부터 했던 기도시간을 줄이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며 성령 충만을 꼭 구한다.  최근 12월 11일 주간에는 세 번째로 52시간 항암주사를 맞았다. 구토증세가 약간 있어서 식사하기가 좀 어렵고, 호흡이 약간 힘든 경향이 있는 것 외에는 괜찮은 편이다. 그래서 웬만한 사역을 계속하고 있다. 오는 12월 24일 CT 촬영, 28일 결과를 보고 치료를 어떻게 할지 결정하게 된다. 원래는 6차 항암 치료하고 수술 여부를 결정하자고 했는데, 우리 교회 식구들과 기도하기는 수술 없이 완치를 소원하고 있다.
 

- 암환자를 위한 단기선교사라고 말씀하신다는 얘길 들었다.
치료 및 수술이 6개월 정도 걸린다고 한다. 다행히 컨디션이 괜찮아 여전히 주일날 두 번 설교, 꼭 필요한 기도회 및 회의는 주관하고 있다.

주일날 설교 전에 ‘암환자 6개월 단기선교사 보고’를 통해 지난 한 주간 동안 있었던 사역에 대해 보고하고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 내가 산 것 아니요 오직 내 안에 예수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위해 자기 몸 버리신 예수 위해 사는 것이라’(갈 2:20)는 찬양을 드린다(인터뷰 중에도 완곡했다).

평소에 제가 잘 드리는 찬송이지만 아픈 이후 제가 드리는 이 찬양을 듣는 신자들의 마음도 남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췌장에 붙은 암 덩어리 2.8cm 짜리를 달고, 52시간 주사를 세 번 맞으면서도 성악스쿨에서 배운 찬양을 무리 없이 부르는 저의 간절함을 알 것이다.
 

- 요양원에서 어떤 은혜가 있길래 주일마다 간증까지 하나.
요양원에서 환우들이 산책하는 시간이 있다. 많게는 1백여 명이 하는데, 이때 노래하며 복음을 전하는 예수님의 사랑과 능력이 함께 한다. 비신앙인인 암 환자는 가만히 서 있다가 노래가 다 끝나자 다가와서는 ‘노래를 들을 때 제 몸의 통증이 빠져나가는 것을 느꼈다’며 더 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하고, 또 다른 환자는 예수를 영접하기도 했다. 철저한 불교신자는 ‘목사님은 진짜 목사님’이라며 먹은 밥그릇도 치워주고, 날라주기도 한다.

건강하면 먹히지 않았을 것 같은 이런 현상은 제 몸 속에 췌장 암 덩어리를 달고 있음에도 같은 아픔을 갖고 열정적으로 복음을 전하니 공감도가 더 큰 것 같다. 전혀 아픈 것 같지 않다고, 놀랍다고 한다.

전도할 때는 그들의 마음문을 열기 위해 어버이 은혜(나실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때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고향의 노래(나의 살던 고향은 진달래 꽃  살구꽃~)를 부른 다음 전도 찬양(나 어느 곳에 있든지 늘 맘이 편하다~) 등 매일 세 곡씩 찬양한다(강 목사는 인터뷰 중에 이 곡을 모두 불렀다). 다행히 모두들 힘을 얻는다며 좋아한다. 목사님이 오셔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감사해 한다. 감사한 일이다.
 

- 이런 아픔 가운데 계시기에 올해 성탄절은 남다를 것 같다.
10월에 췌장암을 발견했는데, 암으로 고통당하는 이들을 더 사랑하는 마음을 부어주셨다. 사실 그때 즈음 사랑하는 성도들 가운데 암으로 세상 떠나는 이들이 있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담도 암으로 고통 중에 있는 성도를 위해 금식기도하고 이상하게 몸이 아파서 병원에 가보니 췌장암 진단이 나왔다.

고통 중에 있는, 고난당하는 성도들, 그리고 모든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을 아픔 가운데 더 부어주셨다. 주변에 부담스러운 사람이 2명 있었는데 그들을 사랑할 수 있는 맘을 주셨다. 사람 사랑, 영혼 사랑이 우리 성도와 목회자에게 가장 큰 자원인데, 이런 은혜를 저에게 주시니 더 큰 기쁨이 넘쳐난다.
때로 잠을 잘 자지 못하고 아프기도 하지만 성령이 주시는 기쁨이 있다. 호흡 한 번, 말 한 번, 한밤 잘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감사인가를 요즘 느낀다. 감격이다.

주님은 내 생애 가장 큰 은혜를 췌장암을 통해 부어주고 계심을 느낀다. 교회에서도 기도 열풍이 일어나고 있다. 예배 후 인사만 하던 청년이 ‘목사님을 위해 금식기도 하고 있습니다. 선교동역자가 될 것입니다’라는 문자를 보내오기도 했다. 3대째 신앙의 대를 이어 나오는 청년들도 나를 위해 울며 기도하고 맘 써주고 있다.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는 중이다. 저에게 췌장암이 찾아오지 않았더라면 고난당하는 사람을 짙게 사랑하는 것을 평생 몰랐을 것이다. 고난보다 더 큰 행복, 성령이 주시는 행복이 있다. 너무 감사하다.
 

-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성탄절은 어떤 의미인가.
예수님이 처녀를 통해서 역사 속에 오신 것은 성경 말씀대로 자기 백성을 죄에서 속량하시고, 구속에서 풀어내 자유를 주시는 임마누엘(주님이 나와 함께 계시다)의 축복이다. 주님을 구주로 믿는 자 안에 영원한 생명으로 오시고,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다. 놀라운 축복이요 영광이다.

제가 생각하기에는 많은 목회자들이 이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분 한 분만으로 평안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어떤 목사님이 설교하는데, ‘곁에 계신 예수님’이라고 하더라. 예수님은 성육신(인카네이션, Incarnation)하신 분이다. 곁에 계신 것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 은혜를 입어 성령이 내 안에 오셔서 새 삶, 새 역사를 이루게 하신다.

그렇지 못하면 종교일 뿐이다. 내 속에 그분이, 그분이 내 안에 계시지 않고 ‘곁에만 계시거나’ ‘저 높은 하늘’에만 계시다면 그것은 종교다. 기독교는 주님과 내가 함께 사는 것이다. 교회가 종교기업이 되고, 목회자들이 황제 노릇하는 것은 예수 이름을 팔아 자기 영광을 누리는 도적질에서 비롯된 것이다.

예수님이 성자로 오셔서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임마누엘의 축복을 주셨는데 이것을 망각하고 이 영광을 누리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부끄럽고 안타까운 일인가.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이 ‘하늘에는 영광이요, 땅에는 평화’인 것은 성령 충만으로 가능하다. 사도행전적인 신앙이어야 가능하다.

예수님이 우리 죄를 속량하셨으니 우리는 죄의 자리를 걷어내고 이기며 나아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배도자다. 예수가 죄를 도말하셨는데, 끊임없이 그 은혜로 나아가지 않고 죄의 자리에 머문다면 어찌하는가. 중생이 중요하고, 성령 충만해야 그 모든 죄를 이길 수 있다.

십자가를 내려놓으면 참 교회가 아니다. 십자가를 끝까지 지고 주님을 따라야 한다. 십자가를 내려놓으면 안 된다. 돈이나 명예, 권력에 눈이 어두워 명분을 내세워 사리사욕을 채우는 큰교회 목회자들로 인해 한국교회 이미지가 얼마나 추락했는가. 그러나 그들만 그러한가. 한국교회 많은 상황이 그렇지 않은가. 문제 있는 큰 교회에 공개서한을 보낼 것이다. 문제점을 시정토록 촉구할 것이다.

성자 하나님이 우리를 위해 대속해서 죽으신 것, 그 은혜가 우리 가슴속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성탄이어야 하지 않는가. 예수님을 욕되게 하고, 성령의 영광스러운 능력을 저버리는 일이 곳곳에 일어나고 있지 않는가. 예수 이름으로 죄악에 넘어지지 말고 욕심, 교만, 이기심을 버려야 한다. 예수님 한 분만으로 살 수 있어야 진정한 성탄의 기쁨을 누리는 것이다.
 

- 오늘날의 교회를 안타까워하면서 ‘한국교회정화운동본부’를 창설하시고 뜻있는 이들과 함께 ‘모든 것이 주님의 것’이라는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사실 그 운동은 ‘오늘날 한국교회에 복음이 없다’는 자성에서 시작된 것이다. 본질적으로 복음을 크게 오해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찬양이나 설교에서 ‘내 안에 오신 주님, 내 살과 피를 먹고 마시라’는 주님의 소리를 왜곡하고 있는 것 아닌가. ‘네 가진 것 다 팔아 나를 따르라’는 말씀에 주저하거나 외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세상 것을 자기 것으로 삼는 것’이 문제다. 그렇게 되면 탐심이 일어나 헛된 욕심에 사로잡히게 되고 영안이 어두워진다. 탐욕에 사로잡히지 말아야 한다. 유명한 목회자들이 매스컴에 좋지 않은 일로 회자되면서 그들의 탐심을 세상도 알아버렸다. 우리가 가진 것은 다 주님의 것이니 최소한의 것으로 살아내야 한다. 한경직 목사나 김수환 추기경이 훌륭한 것은 그 때문이다. 우리도 성령의 기름을 늘 준비하고, 착하고 충성된 종으로 살아야 한다.
 

- ‘세상 재물을 자기 소유로 삼지 않고, 오직 청지기로 살아가자’는 것이 정화운동의 핵심인데, 이 운동을 펼쳐 가는데 껄끄러워하는 이들이 있지는 않나.
그렇지는 않고 ‘오히려 나는 그 말을 들으니 무섭다’, ‘나도 거기서 자유하지 못하다’라는 자책들이 있다. 우리는 ‘청지기’임을 강조한다. 내가 소유하고 있는 모든 것이 주님의 것임을 알아야 한다. 하늘의 보화가 거기에 있고, 그 정신을 따라 살면 진리를 깨닫게 된다. 대표회장, 총회장 되려고 술수를 부리지 않는다. 성도들 헌금한 것 가지고 그러면 안 된다. 무서운 것이다.

저는 최소한의 사례비 외에 모두 교회에 내놓는 것을 우리 성도들이 다 안다. 요양시설에 가는 데도 예산이 없어서 성도들에게 요청했다. 은혜 되는 대로 기쁘게 참여해주었다. 헌금이 남아서 새벽 꿈나무성가대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도 했다.
 

- 2018년 성탄을 맞는 “들소리” 독자들에게 소망의 메시지 부탁한다.
성탄의 진정한 의미는 속죄의미다. 임마누엘의 축복이고 성령 충만을 통해 늘 참여할 수 있다. 성령 충만하면 예수님 한 분으로 만족한다. 이번 성탄절에 임마누엘의 축복이 들소리 독자 여러분 가운데 충만히 임하길 기도한다. 한국교회 성도와 목회자들에게 함께 하길 기도한다. 그리하여 하나님의 뜻이 여러분 가운데 이뤄지는 놀라운 축복으로 섬김의 원칙에서 삶을 살게 된다.

세상 것을 자기 것으로 삼으면 제대로 은혜를 알기 어렵다. 욕심으로 눈이 가려진다. 진정한 복음을 말하지도, 전하지도 못한다. 그것이 진리의 법칙이다. 성탄절에 자기의 신앙을 각자 돌아보아 임마누엘로 우리에게 오신 주 예수 그리스도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는 축복이 함께 하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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