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환 목사의 독서 이야기 [93] <십자가와 구원의 문화적 이해>

예수님은 왜 십자가에 못 박히셨을까요? 너무나 기본적인 질문입니다. 그러나 그래서 중요합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 문제를 다시 살펴보고자 합니다.

목회자독서회에서 이번에 읽고 토론한 책은 <십자가와 구원의 문화적 이해>(마크 베이커·조엘 그린 지음/죠이선교회 간행)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2000년에 저술, 당대에 이슈가 되었던 문제를 점검하고 있는데 오늘에도 너무 중요한 주제이기에 회원들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이 책은 어렵지만 매우 중요합니다. 십자가를 말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자는 페미니스트 신학에 의해 제기된 십자가 신학에 대해 무시하지 않고 진지하게 다루며 십자가 신학을 돌아봅니다. 페미니스트 신학의 주류에서는 속죄론을 부정합니다. 십자가 신학에 성부의 분노와 성자를 향한 성부의 성자학대가 담겨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대중들에게 그렇게 인식되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보며 십자가 신학을 다시 정립하고자 합니다.

십자가 신학에 대해 사람들이 주로 말하는 내용은 바울신학입니다. 그러나 성경은 바울이 기록한 것만이 아니라 여러 다른 저자들이 기록한 성경이 있습니다. 십자가 신학을 바로 알기 위해서는 우리는 성경 전반을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십자가 신학을 형성할 때 우리는 여러 가지 측면을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성경은 그 의미를 전하기 위해 은유를 사용합니다. 성경을 설명하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도 은유입니다. 은유는 강력하지만 또한 오류의 가능성이 많습니다. 은유는 문화를 담고 있는데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은 그 은유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저자의 시기에 미국은 ‘형벌대속론’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특히 일반인들에게 대중적으로 설교할 때 형벌 대속론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것에 대한 심각한 문제의식 속에서 이 책을 기록한다고 말합니다. “핫지는 하나님의 특정한 공의의 개념이 규정하는 어떤 법적 한계 내에서만 움직일 수 있는 분으로 만들었다. 이에 반해 성경이 설명하는 공의는 언약과 관계의 문제이며 신실함과 거의 동의어로 쓰인다.” 핫지는 속죄의 법정적 개념을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에 매인 속죄론은 엄청난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무엇보다 성경에서 말하는 것과 많이 다른 속죄론이 되었고 윤리 없는 기독교를 만들었습니다. 핫지의 의도는 그것이 아니었어도 말입니다.

속죄론은 크게 이레니우스의 승리자 그리스도, 안셀무스의 보상론, 아벨라르의 도덕 감화설, 그리고 형벌 대속론이 있습니다. 각각의 설명은 장단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를 취할 것이 아니라 각각의 이론에서 장단점을 배워야 하며 또한 우리 시대에 맞는 은유를 사용한 설명도 필요하다는 것을 말합니다. 십자가의 신학은 분명히 속죄론이 담겨 있기도 하지만 윤리론이 담겨 있기도 합니다. 언약의 회복을 위해 십자가가 있습니다. 단지 신분의 회복만이 아닙니다. 신분이 회복되어도 언약이 회복되지 못하면 그는 다시 신분도 잃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신분이 회복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십자가의 원수들이 많습니다. 십자가를 자신들의 멋대로 사용함으로 십자가의 수치를 다시금 그리스도께 덧입히는 사람들입니다. 그리스도를 다시 십자가에 못 박는 사람들입니다. 십자가 신학을 믿는 사람은 이제 자신이 십자가를 져야 합니다. 믿음으로 수치를 각오해야 합니다. “예수의 죽음은 굴욕과 자기 영광이라는 두 가지 삶의 양식을 두고 대립하는 싸움에서 중앙에 자리한다.” 십자가는 삶의 양식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이 십자가를 통해 사신 삶의 양식을 따라가야 합니다. 십자가를 이용해서 여전히 자기영광을 이루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십자가를 통해 ‘자기 비하’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십자가의 신학을 진지하게 다시 생각해 보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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