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기회’라는 말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그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지만 다분히 희망고문에 가깝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그 고문을 기꺼이 받아들인다. 지금 한국의 상황도 위기와 기회가 함께 걷고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위기와 기회가 함께 걷기보다는 위기가 저만치 앞서 걷고 있는 상황이다. 위기와 기회의 간격이 좁혀지거나 앞지르는 반전은 지금의 한국교회 모습으로 보아 기대할 수 없어 보인다. 이제는 개혁해야 된다는 말도 하고 싶지 않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으면서 교회 개혁을 크게 외쳤던 이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개혁은 그저 자기 허물 감추는 그럴듯한 포장지에 불과했다.

한국교회는 지금 부흥하고 있는가?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할 교회와 세상의 그 누구도 없다. 교회가 질적, 양적 부흥이 안 되면 그것은 분명 위기다. 어떤 이들은 양적 부흥보다 질적 부흥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물론 아주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옳지는 않다. 사도행전 교회는 처음부터 질적 부흥을 이룬 교회가 아니었다. 양적 부흥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양적 부흥을 못하는 것에 대한 합리화로 질적 부흥 운운하는 것은 자기변명에 불과하다. 교회는 성경적이면서 건강한 부흥인 양적, 질적 부흥을 함께 해야 한다. 이 같은 부흥을 위해 교회는 가장 기본적인 신앙과 삶을 먼저 회복해야 한다. 허공의 메아리 같은 개혁을 외치기보다 교회 본래의 모습으로 회복을 위한 거룩한 행동을 시도해야만 한다. 회복되면 사실상 개혁도 되기 때문이다.

회복의 우선순위는 모이는 교회다. 교회의 목적은 궁극적으로 복음을 들고 땅 끝까지 흩어지는 것이지만 그 흩어짐을 위해 먼저 교회는 모여야 한다. 모이는 교회를 되찾는 것이 한국교회의 부흥을 위한 회복의 첫걸음이다. 만약 빠른 시간에 모이는 교회를 되찾지 못하면 한국교회는 “기독교를 죽이고 싶으면 주일을 폐지시키면 된다”고 철학자 볼테르가 말한 대로 죽거나 죽은 거나 다름없는 식물교회가 될 것이다. 그러기에 모이는 교회를 되찾기 위해 먼저 우리는 주일성수 신앙을 회복시켜야 한다.

최근 소위 가나안 성도가 급격히 늘어가고 있다. 2012년 10.5%였던 가나안 신자가 2017년 23.3%로 늘어났다. 가나안 신자가 늘어난 이유들은 교회 희망의 작은 불씨마저 위태롭게 한다. 전에는 환경적인 요소가 교회를 떠나는 이유였지만 지금은 신자 개인의 의지가 작용하면서 종교적 구속에서 벗어나 자율적인 신앙과 예배방식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이다(집에서 방송매체를 통한 예배자가 14.4%에서 26.7%로 늘어남). 일반인들이 문제가 생겼을 때 상담을 위해 찾아가겠다는 종교도 불교, 천주교 다음으로 기독교였다. 이미 교회는 신자 비신자를 가릴 것 없이 버림받는 단계다. 이렇게 교회는 복음을 위해 흩어지는 교회가 되기도 전에 이제는 모이는 교회로의 구실도 못하고 있다.

앞으로의 교회 환경이 정말 녹록치 않다.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도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회복해야 한다. 힘들지만 남아있는 성도들부터 주일 성수 신앙을 가장 중요한 신앙의 원리로 삼았던 청교도들처럼 주일성수 신앙을 회복하도록 모든 힘과 지혜를 집중해야 한다. 볼테르의 말이 현실이 되기 전에 힘들지만, 쉽지 않지만 교회는 도전해야 한다. 다시 모이는 교회로 주일을 성수하는 신앙으로 역사를 다시 시작해야 한다.

모이지 않는 이유에 대해 어쩔 수 없다고 단정하며 억지로 이해하려 하지 말고 복음적 리더십으로, 오직 예수 복음으로 성도들을 거룩한 교회 공동체의 현장으로 이끌어 내야 한다. 진정으로 땅 끝까지 흩어지는 교회가 되기 위해, 지상명령을 온전히 감당하여 민족과 세계복음화를 성취하기 위해 다시 주일예배에 참여하여 하나님을 예배하며 하나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게 해야 한다. 방법이나 도구를 동원하려 하지 말고 본질을 붙잡고 단순하고 순수한 복음으로 주일성수 신앙을 설득해야 한다. 사도행전 교회는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