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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기스칸, 유럽을 공격하다 ②알로펜의 아시아(AD 610~1625) 천년여행 사제 왕 요한_ 67
조효근/작가  |  dsr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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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89호] 승인 2019.02.13  14:4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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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40년 경 시리아의 한 주교가 교황을 찾아가서 동방 네스토리우스 교파 왕이며 사제인 요한 왕이 십만 명 이상의 대군을 거느리고 달려와서 투르크 이슬람이 칠 때 십자군과 사제 왕 요한의 군 연합으로 십자군이 승전할 수 있다는 말을 전한 일이 있습니다. 십자군 진영은 지금까지도 동방의 네스토리우스 군을 기다리고 있지요.”

 

징기스칸 유럽을 공격하다

“하나님의 한 자손이라….”

징기스칸은 그 뜻의 의미가 무엇일까를 잠시 생각하는 듯했다. 눈을 지그시 감고 정답을 찾고자 했다. 그런 그가 얼굴을 들어 좌중을 두루 살피더니 자신의 이마에 두 손을 모아 짚으며 고심한다. 그런 그의 모습을 바라보는 사제 왕은 징기스칸의 단순하고 투박한 성품을 읽었다.

“수부타이, 수부타이, 가까이 오라….”

골똘한 생각에 잠겼던 징기스칸이 수부타이를 찾는다. 그의 곁에서 한걸음 옆에 있던 수부타이가 육중한 몸이지만 날쌘 동작으로 벌떡 일어선다. 징기스칸이 손짓으로 수부타이를 부른다.

“자네는 알지? 사부님께서 하신 하나님의 한 자손 된 마음으로 유럽을 치라는 말씀의 뜻 말이다.”

“네, 대칸께서 지금 그 답을 말씀하셨잖아요.”

“그래, 글쎄…?”

“아, 내 새끼처럼 아끼는 마음으로 해야지 미운 마음으로 사람을 함부로 죽이면 안 된다는 말씀이잖아요.”

“옳지, 그래, 그래. 폐하! 결코 함부로 살상을 해서는 안 됨을 명심하고 있습니다.”

사제 왕은 징기스칸의 마음씨가 매우 소박함을 거듭 확인했다. 그러나 그는 징기스칸의 양심만이 아니라 그의 신앙을 알고 싶었다.

“대칸이시여, 우리가 유럽을 굴복시키는 전쟁을 목적해서는 큰 승리를 할 수 없어요. 인류의 하나님은 한 분이시기에 그분의 자식 된 우리는 세계가 하나의 제국이 되어 서로 돕고 더 가진 것은 나누고, 또 어려운 지역의 백성들은 서둘러서 돌봐야 합니다. 여기에 걸림돌은 우리가 무적의 칼을 가졌느냐에 있지 않고, 또 하나는 희생을 감수하고서 종교의 벽도 뛰어넘어야 합니다. 그것은 우리가 우주 안에 한 분 하나님이 계시는데 그분의 이름으로 모든 민족의 혈통과 종교들을 우리의 가슴으로 품겠다는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옳습니다. 나도 종교들 간의 싸움을 싫어합니다. 나는 몽골의 최고신과 여러분의 기독교 하나님이 한 분이라고 믿고 있어요.“

징기스칸이 이렇게 말하자 우구데이가 그의 부친인 징기스칸 곁으로 달려와서 뭐라고 속삭인다. 징기스칸은 크게 웃으며 말했다.

“내 아들이 무식한 아비에게 말을 함부로 하지 말라고 하네요. 사제 왕 요한은 서양 신학에도 통달한 학자이니 하나님에 대해 내가 말실수 할까봐 겁먹고 있는 겁니다.”

이렇게 징기스칸이 말하자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크게 웃었다. 특히 사제 왕과 을지 고 대장군은 서로 눈을 맞추면서 기분 좋은 표정이었다.

“대칸이시여, 저도 몽골인들의 신앙에 대해 대충은 알고 있소이다. 여러분 몽골의 ‘영원한 하늘’은 우리가 믿고 따르는 하나님과 크게 다르지 않소. 물론 서양인들은 어림없는 소리라고 하겠으나 여러분이나 우리 키타이(거란) 사람들은 영원한 하늘에 대해 함께 존숭하고 예배할 수 있소이다. 그러나 우리가 앞으로 상대할 서양인들은 신학적으로 따지고 들 때는 그때 우리도 더 공부해 대처해가면 됩니다. 여러분의 하나님이신 “영원한 푸른 하늘” 되신 어른이 오늘 우리 카라 키타이와 대연합을 이루고, 내일은 유럽을 향해 진군하게 해 주시기를 소원합니다.”

사제 왕 요한의 선언이었다. 사제 왕과 징기스칸은 벌떡 일어나서 두 손을 마주잡고 좌우에 있는 인물들에게 인사했다.

징기스칸은 을지 고 대장군에게 다시 한 번 정중하게 인사를 올렸다. 을지 고는 징기스칸의 용모와 그의 속 깊은 듯 따뜻한 마음씨를 발견하고는 그를 깍듯이 환대했다.

징기스칸은 사제 왕 요한이나 을지 고 대장군이 지닌 넉넉한 풍모에 감탄하며 초원을 떠돌면서 거칠게 살아온 자기 자신이나 부하들과 잠시 비교해 보았다. 신분차이를 느낀다고나 할까. 또 그는 아홉 살에 아버지 예수게이를 잃고 지난 30여 년 간 목숨을 지키고 가정을 지키고 종족을 지켰으며, 몽골 초원 40여 개 크고 작은 부족들을 통일하고 오늘 이 자리에 온 것을 떠올려보았다.

“대칸이시여, 무슨 생각을 그리 하시옵니까?”

파울로였다.

“예, 파울로 사부! 고맙소. 오늘은 파울로가 그토록 존경하는 사제 왕을 만났소. 이 어른은 분명코 내게는 천군만마보다 더 소중한 스승이라는 직감이 있소. 우리 조상 텡그리 하늘님이 나를 많이 사랑하시나 봐. 그리고 을지 고 대장군을 보시오. 저 준엄해 보이는 무게감이라고 할까. 저런 어른을 모실 수 있다니 초원에서는 한 번 스쳐보지도 못한 인품인 듯하오.”

징기스칸은 사제 왕 요한과 을지 고의 옆모습을 흘깃흘깃 바라보면서 어린아이처럼 흐뭇해하고 있다.
만찬의 시간이다. 자리 배정을 다시 했다. 징기스칸은 사제 왕과 나란히 앉았다. 그의 전면에 을지 고 대장군과 야율 성소 카라 키타이 카간이 자리했다. 우구데이와 수부타이는 별도의 자리에 카라 키타이 장수들과 자리 잡았다. 징기스칸이 사제 왕 요한에게 질문했다.

“형님! 오늘부터는 제가 형님으로 모십니다. 제가 궁금한 것이 있어요. 사제 왕이라는 호칭이 무슨 뜻인가요? 파울로 선생께 물어보니까 자기도 잘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파울로가 씩 웃으면서 그렇다고 시인한다. 사제 왕 요한 또한 웃는다.

“네, 아우님. 아우님 대칸께서 사제 왕이 무슨 뜻이냐고 물으시니 알려드리겠소이다.”

“제가 말씀드리면 어떨까요?”

파울로다.

“그래, 그러시죠.”

징기스칸이 파울로의 의견에 동의했다.

“네, 사제 왕은 영어 식 표현으로 프레스터 존(prester John)인데 십자군 진영에서 흘러나온 말입니다. 지난 1140년 경 시리아의 한 주교가 교황을 찾아가서 동방 네스토리우스 교파 왕이며 사제인 요한 왕이 십만 명 이상의 대군을 거느리고 달려와서 투르크 이슬람이 칠 때 십자군과 사제 왕 요한의 군 연합으로 십자군이 승전할 수 있다는 말을 전한 일이 있습니다. 십자군 진영은 지금까지도 동방의 네스토리우스 군을 기다리고 있지요.”

“갑시다. 바로 우리의 군대가 사제 왕의 군대입니다. 사제 왕 요한이 여기 계십니다. 여러분, 그렇죠!”
징기스칸이 선언처럼 외치면서 사제 왕의 오른팔을 치켜들었다. 사제 왕 또한 징기스칸의 팔을 들어 올리면서 말했다.

“사제 왕은 어느 개인을 지명하는 호칭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예수 이름으로 일어나 세계의 한나라, 하나의 제국으로 일으키자는 예수의 군대를 말합니다. 십자군이 그런 의미에서 우리 동방의 군대, 프레스터 존의 군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곧바로 유럽으로 진군해가야 합니다.”

“잠깐! 제가 지금 순간적으로 생각 하나가 떠올랐어요. 조금 전 파울로 선교사님이시고 나의 스승이신 어른의 말씀에 따르면 나는 아직 사제나 사제의 권위를 가진 왕도 아닙니다. 사제 왕은 온 세계를 하나로 만든다 했는데 내게는 아직까지는 정복자의 욕망뿐입니다. 사제의 권위를 가진 왕이 되려면 사제가 되는 공부를 먼저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징기스칸의 이 말을 들은 모두는 어느 누구랄 것 없이 악, 소리가 들릴 만큼 탄성을 지르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대칸이시여! 역시 지도자이십니다. 초원의 수십 개 부족과 나라들을 단숨에 복속시킨 인품을 제가 지금 보았소이다.”

사제 왕 요한이 징기스칸의 겸허한 인품을 높이 평가했다. 그동안 듣던 대로 징기스칸(테무진)은 역시 큰 인물이었다.

다음날, 징기스칸과 카라 키타이 연합군이 함께 한 자리에 모였다. 양 제국의 전군이 아니라 징기스칸과 사제 왕 요한의 직할부대로 징기스칸의 근위대 1만 명과 사제 왕 요한의 카라진(호위무사들) 1만 명을 말한다.

두 제국의 연합과 통일 전선을 선포했다. 수부타이(징기스칸의 부하장수)가 사제 왕 요한을 소개하고, 카라 키타이의 황제인 야율 성소가 징기스칸을 소개했다.

징기스칸의 군은 이때 전략을 남진론을 따라서 서하와 금, 송나라를 겨냥해 진을 쳤고, 징기스칸 자신은 카라 키타이 사제 왕과의 대연합을 위해 유럽 공략군을 이끌고 사마르칸트에 온 것이다.

양 제국 정예군 간의 상견례를 겸한 자리에서 징기스칸은 딱 부러지게 한마디 했다.

“여러분, 예케 몽골 울루스(몽골제국)의 군이여! 나 징기스가 오늘 여기 나의 형님 되시고 카라 키타이의 최고 지도자이신 사제 왕 요한을 모신 자리에서 말한다. 나는 사제 왕 요한 휘하의 부사령관이다. 총사령관은 사제 왕 요한 폐하이시다. 특히 몽골군은 이점을 명심하라. 이 명령은 바로 여러분의 목숨과 같다.”

사제 왕 요한이 말했다.

“대칸 징기스의 말씀이 옳다. 그러나 우리의 대칸 징기스는 전쟁과 전투를 총지휘하신다. 나는 후방군 관리를 하면서 수시로 발생하는 전술과 전략 부분의 정치적 의견을 낼 것이다. 하늘에 밤과 낮이 있듯이, 앞으로 우리가 서북방을 통해 유럽 본마당까지 정벌해 하나님의 제국을 만들 때까지, 아니 세상 끝 날까지 우리는 서로를 아껴야 한다. 특히 몽골 제국군에게 말한다. 우리 카라 키타이는 요 제국의 후속제국으로 여러분 몽골족이 주축이면 카라 키타이는 거란족으로 또한 주축이다. 혈통 상으로도 우리는 사촌형제이기 때문이다. 싸우지 말고 서로를 섬기라. 알겠는가!”

양군 2만 명이 환호하며 깃발을 휘두르는 모습을 바라보는 징기스칸과 사제 왕 요한은 서로 껴안고 양 볼을 거듭거듭 비비면서 뜨거운 우정을 나눴다.

그날 밤, 각기 진영으로 돌아갔다. 사제 왕은 야율 성소의 손을 잡고 놓을 줄을 몰랐다.

“고맙소. 상대국의 수부타이가 2인자인지 3인자인지는 모르나 양측을 소개할 때 카간(왕, 황제)께서 직접 나설 줄 몰랐소. 아주 고맙소. 사실 우리가 몽골 제국과 동등한 연맹군이 된다는 것은 놀라운 하나님의 축복이오.”

“그렇소이다. 내가 볼 때도 테무진(징기스칸) 그 사람 속내가 깊어 보이고, 하늘이 낸 지도자가 틀림없어 보이더이다. 우리가 힘을 합치면 온 세계가 깜짝 놀랄 일을 해낼 수 있소이다.”

을지 고의 징기스칸 인물평이다. 그러나 야율 보속완은 경계를 늦추면 안 된다고, 더욱 겸허한 기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알겠습니다. 제가 우리 카라 키타이는 물론 아시아 기독교를 대표하시는 상왕 마마의 신앙적 포부가 하늘과 땅을 합친 것보다 크시니 저는 믿고 따르옵니다.”

야율 성소 왕의 의미 깊은 한마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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