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광택
한국교회독서문화
연구회 대표

밀레의 가족은 독실한 신앙의 분위기에서 살았다. 신부였던 큰할아버지는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나자 신부 옷을 벗고 밀레의 가족들과 함께 살면서 농사일을 거들었다. 큰할아버지는 농사일을 하다가 잠시 쉴 때면 어린 밀레에게 성경 이야기를 들려주곤 했다. 어린 밀레가 예술에 눈을 뜨게 해 주신 분은 바로 큰할아버지였다.

밀레는 큰할아버지를 통해 성경뿐만 아니라 자연의 위대함과 아름다움에 대해 배웠다. 큰할아버지는 어린 밀레에게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심어 주었다.

“프랑수아, 아침 햇살을 등지지 말아라. 아침이 되면 햇살을 받아 모든 생명이 꿈틀거리며 깨어나게 된단다.”

밀레는 큰할아버지 덕분에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글자를 깨우쳤다.

여덟 살이 되었을 때, 밀레는 할머니가 읽던 성경 속의 그림을 베껴 그렸다.

“오, 정말 잘 그렸구나, 이번에 그린 그림은 양떼를 지키는 예수님의 모습이냐?”

“네, 할아버지, 예수님께서는 100마리 양 가운데 한 마리가 길을 잃으면 아흔아홉 마리를 두고 찾아다니지 않겠느냐고 하셨지요.”

밀레는 자신이 그린 그림을 동생들에게 보여주면서 큰 할아버지한테서 들은 성경 이야기를 그대로 들려주었다.

어느 날, 밀레는 이웃에 사는 한 늙은 농부를 만났다. 평생 땅을 일구고 씨를 뿌려 가꾸는 농사일로 힘겨웠던 그의 등은 구부정했으며 햇볕에 그을린 얼굴에는 밭고랑처럼 깊은 주름이 잡혀 있었다. 늙은 농부는 어린 밀레의 마음속에 깊이 새겨져 그 모습을 그림으로 그렸다.

“애야, 누더기 옷을 입은 이 노인은 아무래도 성경 속의 인물 같지는 않구나.”

밀레의 그림을 눈여겨본 큰할아버지가 말했다.

“평생 땅을 일구고 씨를 뿌리며 살아오신 나이 든 농부의 모습을 보니 성경 속에 나오는 사람처럼 훌륭하게 보였어요.”

“그래, 네 말을 듣고 보니 그림 속의 늙은 농부가 누구인지 알 것 같구나.”

그 농부는 이웃 마을에 사는 가난한 노인으로 초라한 옷을 입고 다녔으므로 큰할아버지도 그림 속의 노인이 누구인지 금세 알 수 있었다.

열두 살이 되자 밀레는 라틴어를 배우면서 고전 문학에 눈뜨게 되었다. 초등학교를 마친 밀레는 장남으로서 집안일을 도우면서도 시간 날 때마다 틈틈이 큰할아버지가 읽던 책을 읽었다.

“프랑수아, 책 속에는 수많은 길이 있단다. 그 중에는 네가 가야 할 길도 있지.”

“할아버지, 저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가 되고 싶어요.”

“그림을 그리는 화가라도 책을 많이 읽어야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거란다.”

그런데 어느 날, 밀레에게 마음의 의지가 되었던 큰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밀레는 그리움이 커질 때면 큰할아버지의 손때가 묻은 종교와 철학, 문학에 관한 책들을 읽었다. 초등학교밖에 마치지 못한 밀레에게 책은 마음과 영혼을 일깨워주는 진정한 스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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