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 17:8-16

▲ 윤형식 목사
동인교회 담임

애굽을 떠난 이스라엘 백성은 홍해를 건너 45일 만에 시내산에 이르게 된다. 그 과정에서 하나님께서는 3가지 기적을 베푸셨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기적을 베푸신 것은 앞으로 동일한 능력으로 가나안까지 인도하시겠다는 약속이다. 3가지 기적은 마라의 쓴물을 고치시는 여호와 라파(출 15:22-26), 만나를 통해 먹여 주시는 하나님(출 16:1-12), 그리고 전쟁에서 승리케 하시는 여호와 닛시(출 17:8-16)이다. 이 기적들은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도 끊임없이 만날 문제들로부터 하나님께서 능력으로 인도하신다는 약속과 같다. 그러기에 주의 백성으로서의 삶을 살면서 하나님께서 기적을 베푸실 것에 대한 믿음을 가져야 한다.

위의 3가지 기적 중에 아말렉과의 전쟁은 그리스도인의 삶에 주시는 하나님의 승리가 담겨져 있다. 아말렉은 에서의 후예(창 36:12))들임에도 불구하고 야곱의 후손이 해방 받아 조상들의 땅으로 돌아오는 것을 방해했다. 아말렉은 출애굽 하는 백성들 중에 피곤하여 뒤쳐진 사람들에 대해 공격했다(신 25:17, 18). 그렇게 시작된 아말렉의 공격은 결국 전면전으로 번지게 된다. 아말렉과의 전면전은 이스라엘 백성들로서 피할 수 없는 전쟁임에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못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종종 이러한 공격을 받게 된다. 아무런 준비도 되지 못한 상태에서 신앙을 무너뜨리는 여러 가지 고난을 만나게 된다. 예수를 그리스도로 믿고 신앙생활을 시작하려 하면 경제적인 어려움, 관계의 깨어짐, 건강의 악화, 정신적 스트레스, 정서적인 불안감, 가족들의 고통, 실직이나 폐업 등을 경험하기도 한다. 성숙한 신앙인이라면 믿음으로 이겨나갈 것인데, 연약한 신앙인들에게 닥친 고난은 후회와 함께 회의(懷疑)를 품지 않을 수 없다. 바로 이럴 때 오늘 본문을 보면서 승리해야 한다. 하나님이 이제 막 애굽을 떠난 백성에게 가나안에 이르기까지 승리가 지속될 것임을 보여주신 말씀이기 때문이다.

당시에 아말렉과의 전쟁에 임하는 이스라엘은 아직 오합지졸에 불과했다. 군사훈련을 체계적으로 받아본 적이 없고, 변변한 전쟁의 무기도 없었다. 또한 모세는 오래된 전투 방식을 가진 퇴역군인에 불과 했다. 그럼에도 모세는 여호수아와 백성들을 전투현장에 투입시키고 자신은 오래된 병법(兵法)을 떠올리며 산꼭대기로 올라갔다. 모세는 자신의 지휘능력, 즉 40여 년 전 애굽의 병술을 기억했지만, 그 전쟁은 승률 제로(Zero)에 가까웠다. 그래서 모세는 하나님의 지팡이를 들고 산에 올라갔다.

모세는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인도하심을 보았기에 자신의 지휘 능력이나, 백성들의 용맹이나 전투력은 의지하지 않았다. 모세가 올라간 산꼭대기는 전투 현장이 잘 보는 곳이기에 손을 들어 전투의 시작을 알리고 백성들은 아말렉과 용맹히 전투를 벌였다. 전쟁에서 지휘관이 깃발이나 손을 올리면 진격하고 내리면 백성들은 후퇴하는 것이 군호(軍號)다. 모세가 손을 들었을 때, 이길 수 없을 것 같은 전쟁에서 백성들은 승기를 잡아가고 있었다. 모세는 계속 손을 들고 있고 싶었으나 피곤하여 손이 내려오자, 백성들은 후퇴하게 되고 전세(戰勢)가 기울어갔다. 이를 목격한 아론과 훌이 모세의 손이 내려오지 않도록 잡아 결국 승리하게 된다. 모세는 다만 하나님의 지팡이 곧 하나님께서 이기게 하실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산꼭대기에 선 것이다. 또한 모세는 전쟁을 지휘하면서 자신의 명령에 의해서 승패(勝敗)가 결정되지 않음을 깨달았다. 그러기에 전쟁은 여호와가 싸우시고(출 17:15), 여호와가 승리를 주시는 전쟁이라고 고백한다(출 17:15). 혹여나 여호수아나 백성 때문에 전투에 승리한 것이 아님을 알게 하시려고, 기록하여 여호수아의 귀에 외워 들리라(출 17:14)고 하신다.

오늘 우리가 만날 어떤 전쟁도 우리의 힘으로 승리하기는 불가능하다. 하지만 십자가에 높이 달리신 예수님을 바라보자. 그리고 뒤로 물러서지 말고 진격하면 반드시 승리케 하신다. 그 승리의 함성이 바로 ‘여호와께서 이기게 하셨다’이다. 여호와 닛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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