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정기총회 현장을 취재하다보면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상황이 복잡하게 돌아갈 때가 있다. 그때 상황을 일순간에 정리하는 발언이 있으니, “법이오!”이다. 아무리 이런저런 이유를 갖다 대도 소용없다. 법 앞에는 더 이상 가타부타 논의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법이 통하지 않는 상황이 어떻게 해를 거듭하며 버젓이 자행되는 것인지, 오히려 법을 어기는 쪽이 더 목소리가 커지고 당당해 보이는 건 왜일까. 교단의 ‘세습 금지’ 법을 어기고 부자간 세습을 단행한 명성교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 도리어 시간을 끌며 불법이 합법으로 둔갑하는 듯 보이기까지 한다. 분명히 법의 잣대로 보면 불법이 명백한데, 왜 그들에게는 법이 먹히지 않는 걸까.

지난해 103회 정기총회, 102회기에서 불법을 합법으로 바꾸려던 시도들이 잘못된 것임을 분명히 하고 법을 무시하는 시도들을 바로잡느라고 총회 기간 대부분을 사용하며 진땀을 뺐다. 이제 법이 살아나는가보다 했다. 그런데 총회 이후 6개월 가까이 되어가는 현재까지도 명성교회의 세습은 바로잡아지기는커녕 다시 불법을 합법으로 둔갑시키려는 모습들이 포착되고 있으니 당황스럽다.

오죽하면 “교회가 교회법 무시하니 사회법으로 가자”며 분통 터트리는 소리들이 터져 나올까. 예장통합 임원회가 노회의 자동승계 규칙에 따라 조직된 서울동남노회 신임원을 인정하지 않고 ‘사고노회’로 규정했다. 원만한 해결을 위해서라는데, 과연 그동안의 모습들이 법대로 해결하기 위한 것이었는지 의구심을 제기하는 소리가 높다.

한국교회 안팎의 시선이 모아진 가운데 예장통합은 서둘러 법을 바꾸던지 아니면 법대로 해결하던지, 결정을 내려야 하지 않을까? 법이 있는데도 그것이 무시되고 불법이 당당하게 자행되는 모습을 언제까지 봐야 할까. 사순절에 들려오는 소식,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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