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되는 교회는
모래알처럼 부서지는 교회가 아니라 진
흙처럼 끈끈하게 붙어있는 교회이다.
비가오고 바람이 불어도
쉽게 넘어지지 않는 것이다.”

 

가족학 연구자들이 발표한 논문 주제어 가운데 ‘건강 가족’이 있다. 다들 인지하다시피 건강이란 ‘몸에 병이 없거나’ 또는 ‘튼튼함’이라 할 수 있다. WHO에서는 단순히 질병이 없는 상태만이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영적 행복의 상태로 규정한다. 건강가족에 관한 연구는 불과 40여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진행되어 왔다. 학자들마다 건강한 가족의 정의가 약간씩 다르다. 어떤 이들은 ‘강한 가족’이라 표현하고, ‘기능적 가족’ ‘균형된 가족’ ‘최적의 가족’ 등으로 기술한다. 1962년 H. A. Otto의 “What is Strong Family?”라는 연구가 이루어진 후 계속해서 Strong Family(강한 가족)에 대한 연구에 관심이 커졌고, N. Stinnett와 K. Sauer는 Nebraska 대학에서 가족학자들이 지적한 Strong Family의 특성을 조사하여 6가지 특징들을 발표했는데, 그것은 ① 애정과 감사에 대한 표현능력 ② 가족원들이 함께 시간 보내기 ③ 가족에 몰입(commitment)하는 정도, 책임감 ④ 긍정적 의사소통 능력 ⑤ 종교적 태도 ⑥ 문제나 위기에 대처하는 능력이라고 했다.

교회 역시 확대된 가족이라고 볼 때 같은 특징이 보인다. 즉 잘되는 교회는 건강한 가족과 같은 패턴을 따라가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를 다른 말로, ‘건강한 큰 가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건강한 큰 가족, 또는 건강한 교회의 특성은 무엇인가?

첫째는 응집력이다. 건강한 가족은 상호성이 있고, 친밀하다. 부모와 자식 간에 연합이 있다. 그들은 상호간에 협력하며, 존중하고, 서로의 가치를 인정한다. 다른 가치보다 가족에 몰입한다. 가족 개개인에 격려가 늘 있으며 서로 돕는다. 현대인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개인주의일 것이다. 사회 어느 집단이든지 응집력이 떨어진다. 그런데 이단집단을 보면 현대교회와 정반대이다. 그들은 응집력이 뛰어나다. 교회는 이단집단의 응집력을 보며 웬만한 협박에도 벌벌 떨면서 걱정하고 있다. 잘되는 교회는 모래알처럼 부서지는 교회가 아니라 진흙처럼 끈끈하게 붙어있는 교회이다. 비가 오고 바람이 불어도 쉽게 넘어지지 않는 것이다.

둘째는 융통성이다. 경직성과 융통성은 서로 상반되는 특성이다. 보수집단, 연령이 높은 집단일수록 경직성을 띠게 된다. 그런 조직은 회사나 정당도 마찬가지로 건강할 수 없다. 위기에 적절하고 신속하게 대응하지 못하기 때문에 쉽게 넘어진다. 그러나 융통성 있는 집단은 서로 평등하다. 갈등해결 능력이 있다. 서로 책임감을 공유하며, 가족적 의식이 있는 것이다. 융통성은 정치적으로도 뛰어난 특성이다. 변화에 개방성이 있으며, 스트레스와 위기에 적절하고 효과적으로 대응한다. 

셋째는 의사소통이다. 건강한 가족들의 특징은 대화가 풍성하다. 표현이 명확하고 타인의 말에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감정표현을 잘하는데, 특히 그들에게는 감사표현이 많다. 긍정적으로 의사소통을 하려고 서로 노력한다. 의사소통의 3원칙이 있다. 특히 리더들은 참고해야 한다. ‘보고 듣고 말하기’이다. 쉬운 원칙이지만 지키는 사람을 별로 못 보았다. 말하기 전에 상대를 보아야 한다. 정확하게 잘 듣고 다음에 말하기이다. 건강한 교회는 의사소통이 좋다.

넷째는 자율성이다. 건강한 가족은 스스로 자신의 일들을 챙겨 감당한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사역을 분배하며, 자신의 일은 스스로 책임진다. 어른이라고 지시하지 않고 지켜본다. 마찬가지로 잘되는 교회들을 보면, 성도들 스스로 책임지고 자신의 몫을 해낸다. 자율성은 선진국, 소위 경제적으로 부유한 국가들의 특성이기도 하다. 자신이 해야 할 사역을 다른 이들에게 맡기거나 지시를 받아야 움직이는 교회는 건강할 수 없다. 교회는 건강한 큰 가족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