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운전사의 현장 이야기 (77)

▲ 이해영 목사
사)샘물장애인
복지회 대표/
샘물교회 담임

자주 상담하는 내용 중에 하나가 이 질문입니다.

오늘도 한 통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내용인즉 83세의 어머니가 장애인 딸의 앞날을 고민하면서 하시는 말씀이 답이 없는 현실을 어찌 해야 좋겠느냐는 것입니다.

딸의 나이는 57세랍니다. 한때는 미용실을 운영하며 남부럽지 않게 살았습니다. 솜씨가 좋아서 단골손님이 많아 다른 업소들의 부러움을 살 만큼 미용실은 성업 중이었습니다.

그러나 행복은 여기까지였습니다. 어느 날 중앙선을 넘어 달려온 차량과 정면으로 충돌했고 딸은 머리를 심하게 다쳤습니다. 가망이 없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엄마는 지극정성으로 딸을 돌봐 기적적으로 6개월 만에 살아났습니다. 그런데 그 후로 더 이상 진전이 없는 삶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는 지금도 온전치 않은 딸의 모습을 보는 것은 고역이라고 합니다. 이제 자신도 나이 들어 여기저기 아파 병원신세를 자주 져야 하는 상황이고, 형제들이 많지만 이 딸을 책임질 수 있는 형제는 없는 형편이라며 어찌해야 좋을지 마음이 탄다고 합니다. 자신이 죽으면 형제들이 이 딸을 요양병원에 넣을 것 같다고 걱정합니다. 그러니 자신이 죽으면 저더러 딸을 맡아 달라는 것입니다. 자녀들은 반대하지만 교회도 다니고 싶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죽기 전에 우리 교회와 딸이 연결되도록 해 주려는 것입니다.

가끔 이런 상담을 받고 고민한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부모들은 장애인 자녀와 끝까지 함께하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호소하며 자신이 없더라도 자녀가 가족이나 믿을 만한 사람의 손에 보살핌 받기 원합니다. 하지만 부모가 돌아가시면 형제들은 부모의 뜻과 상관없이 행동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부모는 자녀의 고통과 아픔을 어찌해 주지 못할 때 괴로움의 정점을 찍습니다. 이제 자신의 인생도 얼마 남지 않았다며 제발 도와달라고 말합니다. 일단 교회에 나오시고 자녀들이 반대하더라도 마음 단단히 먹고 이겨나갈 각오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땅에는 이런 부모들이 많습니다. 잘나가던 자녀가 하루아침에 장애인이 되고 가정이 파탄이 나는 것을 지켜보며 응어리진 부모의 마음. 이 딸도 사고 난 뒤 남편은 떠나가고 아이들마저 엄마 곁을 떠났다고 합니다. 오로지 그 무거운 짐을 마지막까지 지고 가는 것은 부모입니다. 무엇으로도 비교될 수 없는 어머니의 큰 사랑입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어머니의 사랑은 이 세상에 존재할 때만 가능합니다. 인간은 예수님의 사랑을 깨닫고 믿어져야 비로소 참된 행복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 어머니에게 세상에 계신 동안 자녀에게 주어야 할 것은 믿음이라는 것을 이야기해 드렸습니다. 이 땅에서는 장애의 몸으로 힘들게 살아가지만 예수와 더불어 영원히 고통과 아픔 없는 영원한 나라에서 살 것을 소망하며 기쁨으로 기다리도록 하는 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입니다. 육체의 장애로 힘들고 지칠 때 주님 안에서 소망을 가져야 합니다.

그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힘주어 말해 주었습니다. 우리를 품어 안아주시는 예수를 믿음으로 바라보자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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