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는 지금보다 더 젊어져야 한다.
원로들은 정말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뒤로 한발
물러나고, 젊은 리더들이 나서게 해야 한다. 

 

▲ 최종인 목사
평화교회 담임

어느 조직이나 어른들과 젊은이가 조화롭게 협력하여 역할을 감당하는 것이 당연히 바람직하지만, 교회는 특히 어른들이 필요하다. 목회는 사람을 상대하고, 영혼을 살리는 역할이며,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인격 전달인 동시에 신앙 전달인데 아무래도 오랜 목회적 경륜과 영성이 필요한 사역이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따라오기 힘든 부분이 있다.

한국교회 안에도 연장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연장자들 가운데 본받고 따르며 존경할만한 어른이 많지 않다는데 고민이 있다. 여전히 한국교회 성도들에게 존경하는 교회 지도자를 꼽아 달라 설문조사를 하면 현직에 있는 사람보다는 이미 하늘나라에 가 있는 어른들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존경할 수 있는 어른은 왜 없을까? 오래 살았다는 것은 그만큼 어떤 일에 도전할 기회가 많이 있었고, 설령 실패했다 해도 재기할 기간을 충분히 가졌기에 그들의 경험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오래 살았고, 긴 시간 목회를 했다는 것은 그만큼 다량의 ‘영양분’을 섭취했으며, 경험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래서 어른들이 필요하다.

그런데 오늘날과 같은 목회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아진 시대에는 경험에서 나오는 경륜보다 때로는 민첩한 결정이 교회를 잘되게 만들 수 있다. 일반기업은 이미 그런 사실을 진작부터 인식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의 설문결과를 보면, 대형 그룹의 CEO들은 ‘전략적 민첩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우물쭈물하다보면 어느새 경쟁에서 뒤처지고 만다는 것을 그들은 분명히 아는 것이다. 미래에는 더욱 변화의 속도가 빠를 것이다. 그런 격변하는 목회환경 속에서 어떻게 교회를 유지 발전시킬 수 있는가는 리더들이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아메리칸 헤리티지 사전(The American Heritage Dictionary of the English Language)에 의하면, 민첩성(Agility)이란 자극에 대해 빠르고 쉽게 움직일 수 있는 능력(ability to move quickly and easily)이라고 정의한다. 민첩성 안에는 스피드, 시간, 운영 효율성 등의개념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최근에는 ‘스피드 경영’이나 ‘페스트(fast)전략’ 등과 혼용되어 사용되는 용어이다. 프랑스 인시아드(INSEAD)경영대학원 이브 도즈(Yves Doz) 교수는 민첩성의 세 가지 요소를 소개한 바 있다. 첫째는 전략적 감수성이다. 복합적인 상황을 인식하고 분석해서 이해한 후 즉시 이용하는 통찰력이다. 둘째는 단수 리더십이다. 리더가 여럿 있어도 전략적 의사결정을 정치적 목적 없이 한 방향으로 끌고 가는 능력을 민첩성의 요소로 보는 것이다. 셋째는 자원 유동성이다. 시장의 변화에 따라 자원을 재배치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늘 부족한 자원이 특정 사업이나 활동에 묶여 있다면 변화에 대처할 수 없다. 따라서 민첩성은 한정적인 인력이나 자금을 필요한 곳에 신속하게 재배치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런 민첩성을 적용하고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은 리더들이다. 교회 역시 선교지의 상황을 전략적인 감수성을 갖고 주목해야 하는데, 문제는 리더들이 늙은 리더십을 발휘하다 보니 상황이 바뀌어도 전혀 인식 못하고 뒷북치는 것이다. 이미 사각 박스 안에 닫힌 사고를 하는 리더는 아무래 상황변화를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한다. 좀 더 열린 사고방식과 젊은 행동을 하는 리더가 나이가 많거나 생각이 늙은 리더보다는 민첩성이 뛰어날 것이다. 기업이나 정치계, 문화계에 리더들이 젊어지고 있다. 그런데 여전히 교회에서 원로들이 모든 결정을 한다면 한국교회의 미래는 뻔하다. 한국교회는 지금보다 더 젊어져야 한다. 원로들은 정말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뒤로 한발 물러나고, 젊은 리더들이 나서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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