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환 목사의 독서 이야기 [97]

▲ 장석환 목사
하늘기쁨목회자
독서회대표
하늘기쁨교회 담임

대화는 사람을 풍성하게 합니다. 영적 거장과 대화할 수 있다면 그 유익은 더욱더 클 것입니다. 그 대상이 루터라면 놀랍지 않겠습니까? 오늘날 루터와 직접적인 대화는 불가능하겠으나 루터와 대화하는 것과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방식이 있습니다. <탁상담화>라는 책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통해 대화에 참여해 보시죠. 

<탁상담화>(마르틴 루터 저 크리스챤다이제스트 간행)는 루터가 말년에 식사, 산책, 목회 일을 하면서 제자 및 지인과 대화한 것을 그의 제자들이 엮은 책입니다. 매우 다양한 내용(47가지 주제)을 담고 있으나 체계적으로 기술한 것이 아니라 모음집의 형식이기 때문에 그것이 장점이면서 단점이 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대화에서 나온 것들이기 때문에 매우 실제적입니다. 루터의 말년의 대화를 엮었기에 그의 사상을 설익은 내용이 아니라 충분히 잘 익어 정제되고 간략화 된 표현을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루터에 대해 보통 많은 말을 하지만 루터의 글을 직접 읽은 것이 아니라 다른 인용구를 가지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문맥과 상관없이 인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같은 경우 이 책에서 제일 인상적으로 읽었던 부분은 그의 ‘자유의지’에 대한 설명입니다. 보통 루터를 노예의지를 주장, 자유의지를 부정한 사람으로 말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용어를 잘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나는 인간이 자유의지를 갖고 있음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것은 소젖을 짜고 집을 짓는 정도의 일을 할 수 있는 자유의지입니다.” “우리 신학자들이 자유의지를 말할 때는 인간의 외면적이고 이 땅의 일상에서의 자유의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적이고 영적인 영역에서 이룰 수 있는 것(예를 들어 구원)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둡니다.” 자유의지가 없다는 것은 ‘구원에 있어 인간이 스스로 할 수 있는 영역이 없다’는 것을 말합니다.

이 책은 성경의 기본적인 진리에 대해 많은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해 줍니다. 책에서 다루지 않은 주제가 없을 정도로 폭넓게 다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정통한 루터였으며 당시의 어려운 환경에 처하여 나온 대화이기 때문에 매우 성경적이며 또한 현실적입니다. 물론 시대가 다르기에 오늘날 보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이는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이지 않은 것까지도 당시의 문화를 엿볼 수 있으니 그것 또한 유익합니다. 

이 책은 대화를 엮은 것이라 하였습니다. 당시에 밥을 먹거나 서늘한 그늘에 쉬면서 그들이 나눈 대화는 품격이 있습니다. 질문하는 사람도 영적인 것에 관심이 많으며 그것을 듣고 대답해 줄 수 있는 루터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참 좋아 보입니다. 내가 목회자 독서회를 오랫동안 하면서 느끼는 것은 대화와 토론은 사람을 발전시킨다는 것입니다. 엉뚱한 질문을 듣고도 그것에 대해 생각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말을 하기 위해서는 생각해야 하고 말을 듣는 것도 생각이 필요합니다. 말을 듣고 그것에 대해 대답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교회 목양실에 자주 전화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성경에 대해 궁금한 것을 묻습니다. 궁금증이 다양합니다. 말도 안 되는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것에 답을 해 주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보통 사람들이 어떤 궁금한 것을 갖게 되는지도 생각하게 됩니다. 대화는 사람을 풍성하게 합니다.

탁상담화를 통해 루터가 가지고 있는 영적인 지식과 길에 대해 지혜를 배웠으면 합니다. 그리고 오늘 우리도 또 한 권의 탁상담화를 쓸 수 있었으면 합니다. 우리의 대화가 영적인 것이 되기를, 하나님 나라에 대한 궁금이 실제적인 궁금이 되기를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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