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 동안 개회 못하고 총회장 ‘송구스럽다, 헌장 준수하겠다’ 다짐 받고 중재안 타결
헌장벽두안 논의했으나 1년 더 연구, 총회장 문정민 목사 등 임원 선출 새벽 2시까지

▲ 예수교대한성결교회 제98회 정기총회는 3시간 정도 개회하지 못하고, 총회장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일부 실행위원들이 강단에 올라가 당위성을 설명하고 있다.

첨예한 대립으로 치달았던 예수교대한성결교회 제98회 정기총회(선교 113 연차대회)가 3시간 만에 봉합, 20~23일 성결대에서 개최했다.

5월 20일 오후 7시 30분 열린 회무는 3시간만인 10시 30분쯤 교단 중진들의 중재로 난제를 푸는 합의안이 마련돼 정상화의 분수령이 되어 총회가 힘겹게 개회됐다.

이번 총회는 첫날 오후 3시 개회예배부터 삐걱거렸다. 당초 사회 순서자인 부총회장 문정민 목사 대신 다른 사람이 하려 한 것이 화근이었다. 문정민 총회장 후보를 선관위, 재판위에서 ‘박탈’ 결정한 것에 총대들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개회예배부터 신경전

예배는 예정대로 문정민 부총회장의 사회로 마무리하고 오후 7시 30분 회무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문제의 실타래를 풀기 시작했다.

윤기순 총회장은 개회예배로 회무를 시작하려 했지만 난항에 부딪혔다. 총대들은 “실행위원회(2월 28일)를 불법으로 통과시킨 총회장을 신뢰할 수 없다”며 “먼저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헌장을 무시하면서 회무를 진행한 총회장이 또다시 개회를 해놓고 불법으로 방망이를 두드리면 어떻게 할지에 대한 불안감이 곳곳에서 표출됐다.

총회장은 회순절차에 따라서 진행하다 보면 그때 모든 것을 할 수 있으니 개회하자고 종용했으나 총대들, 특히 원로목회자들이 앞장서서 “잘못을 사과하고 헌장을 준수하겠다고 약속하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2월 실행위 때 학교법인 성결학원 김원교 이사장을 인준해 준 것이 문제의 핵심이었다. 동의 제청을 물었다고 하나 “아니요”라고 과반수 이상이 “떼창”(다수)으로 의사표시를 했으나 이를 무시하고 인준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에 반발한 실행위원들의 대의원권을 박탈한다는 얘기가 심리부에서 다루고 있는 상황인 것이 감지됐기 때문이다.

1시간 이상이 지나자 총회장은 “성결대학교와 유지재단 정상화를 위한 정치적 결단으로  방망이를 두드렸다”며 “그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래도 대의원들은 정확한 사과를 계속 요구했고, 받아들여지지 않자 2월 실행위 현장에 있던 위원들은 공식적으로 총회장의 사과를 받아야 한다며 단상으로 올라갔다. 그들은 총대들을 향해 “(불법) 실행위 결의를 막지 못한 것을 사죄한다”고 밝히고 단상에 모두 앉았다.

그러자 윤기순 총회장은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헌장을 준수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또다른 문제를 들고 나온 대의원이 있었다. “현 부총회장 대의원권 박탈 및 총회장 후보 박탈을 했다고 들었는데, 개회가 되면 누가 총회장이 되는 것이냐”며 “잘못된 것을 원점으로 되돌려 놓고 총회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중재안 마련, 정상화

2시간이 넘게 총대들의 반발이 계속되자 중재안 마련이 자연스럽게 조성됐고, 이번 사안의 중심인사들인 윤기순 총회장, 문정민 부총회장, 나세웅 재판위원장, 김두성 선관위원장, 심리부장 김금윤 목사, 이종복 증경총회장 대표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화합을 이끌어낸 내용을 다음과 발표했다.

△제5차 실행위원회(2월) 결의 과정 속에서 있었던 불미스러운 행동에 대해 사과한다 △부총회장이며 총회장 후보인 문정민 목사는 자신의 직에 대한 압박 느끼고 세상법에 송사한 것에 대해 깊이 사과드리며 용서를 구한다 △총회 정상화와 화합을 위해 문제의 발단이 된 산하 기관장에 대해 더 이상 거론치 않기로 하다 △선거관리위, 재판위, 심리부에서 진행된 모든 사항에 대해 원상복구 하기로 하다 △모든 고소 고발은 취하하기로 하다.

이 내용이 발표되자 대의원들은 박수로 화합 안을 받아들였다. 이 내용에 따라 2월 28일 실행위 불법 결의 이후 3개월 여 동안 교단 내 진행됐던 사회법 가처분 신청 및, 가처분 신청에 가담했던 이들의 대의원권을 박탈하려 하고, 총회장 후보의 관례적인 부분을 문제 삼아 자격을 박탈하려는 재판위, 선관위, 심리부의 회의 등은 모두 원점으로 되돌려졌다.

또 2월 28일 싱행위에서 총회장 주도로 (불법) 결의한 ‘성결학원 김원교 이사장, 유지재단 이동석 이사장’의 인준도 그대로 받아들여지게 됐다.
 

헌장 벽두안 부결

첫날 밤 11시가 넘어서 개회선언을 한 예성 총회는 지난 97회기 헌장개정 벽두 처리안을 우선 다뤘다. 헌장개정안 및 정관개정안 특별법위원회 상정안에는 △목사 자격의 ‘정신건강에 문제가 없으며 성범죄 사실이 없는 이’ 신설 △군종장교 관련 신설 △목사의 시무정년 70세에서 지교회의 요청이 있을 시 1회에 한하여 3년 연장(당회 혹은 직원회 결의를 거쳐 지방회에 보고, 당회장 권과 지방회 정회원권만 인정) △산하기관 정관 개정안의 의결 및 시행을 실행위원회로 이관 등의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충분한 공청회도 없었고, 총회 30일 전에 대의원이 검토하도록 한 법 준수도 되지 않았으며, ‘모든 논란의 중심이 된 산하 기관 인선 인준’ 결의 문제를 지적하는 것 등이 총대들의 공감대를 얻어 부결됐다.

그런가 하면 임원회가 결의해 상정한 산하기관 이사, 감사를 총대들의 동의를 얻어 최종 통과시켰다. 임원회가 추진한 NAP 독소조항 반대서명도 진행됐다.

한편 새벽 2시가 넘어서 마친 임원 선출에서는 경합이었던 목사부총회장에는 김윤석 목사(좋은이웃교회)가 곽종원 목사를 36표 차로 따돌린 274표를 득표, 당선됐다. 2/3표를 얻어야 했지만 곽 목사가 사퇴하면서 1차로 마무리됐다. 장로부총회장 역시 이광진 장로(창신교회)가 48표 차로 앞선 278표를 득표했고, 박근주 장로가 1차 투표 후 사퇴했다.

부서기에서는 신전호 목사(중심교회)가 21표 차로 앞선 267표를 득표, 노윤식 목사를 제치고 당선됐다. 부총회장 이후 임원은 다득표자로 결정함에 따라 1차에 마감됐다. 회계는 김원철 장로(평화교회)가 312표(김종현 장로 191표), 부회계 이광섭 장로(성현교회)가 254표(김정현 장로 246표)를 득표해 당선됐다.

단독입후보한 서기 신현파 목사(압해중앙교회)는 405표(반대 103표)를 득표해 압도적 지지를 받은 반면, 회의록서기에 단독 입후보한 목영두 목사(강서소망교회)는 찬성 277표(반대 229표)를 득표, 1표 차로 과반수(276표) 이상을 가까스로 득표해 당선됐다.

▲ 문정민 신임총회장

신임 문정민 총회장은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총회장에 취임하게 돼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린다”고 인사하면서 총회장 출마 당시 내세웠던 공약사항을 하나하나 실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예성총회는 교단 100년의 역사를 기록한 <한국성결교회 백년사>를 출간해 총대들에게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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