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종덕 /
비전북하우스 대표

어느 날 책을 꾸준히 많이 읽는 아내가 인터넷에서 구입했다고 책을 한 권 가지고 왔다. 겉으로 보기에도 정말 밋밋하게 보였다. 책 안을 넘겨보면서 깜짝 놀랐다. ‘이런 책도 있나?’ ‘그래도 책 쓰기 코치라는데 콘텐츠는 넘치겠지?’ 하면서 몇 장을 넘기면서 읽다가 끝까지 읽는 것을 포기했다.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요즘 보기 드문 책의 형태였고, 편집과 가격까지 나를 놀라게 했다. 총 200여 페이지 정도 분량에 1도로 만들었고, 어떤 특별한 비용을 들인 부분이 없는 아주 밋밋한 책의 가격이 20,000원이란다. 더 놀라운 것은 한 페이지에 실린 글의 내용이 2행에서 5행정도 되어 있는 부분이 있는데 모두 21페이지나 되었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은 성공하려, 돈을 벌려면 책을 쓰란다. 그리고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사람마다 책에 대한 반응이 다르기에 이 책을 읽고 도전도 받고 인생의 새로운 방향을 잡아가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이 쓴 책의 내용을 비난하기 위해서, 남이 만든 책을 비판하려고 하는 말이 아니다. 글과 책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정리해 본 것이다. 나는 25년 넘게 글과 함께 그리고 책과 함께 살아왔다. 다양한 저자들의 글을 읽으면서 다듬고 같이 얘기를 나누면서 쓰고, 다양한 책을 만들어 보았다. 그리고 다양한 박사 논문을 읽고, 코치하고, 편집하고 컨설팅도 하면서 그 글속에서 저자나 학자들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한 마디로 겸양지덕이다. 책을 써서 성공하겠다고 말하는 사람을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기를 바랄 뿐이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런 마음을 가지고 쓴다면 글을 쓴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이 많아서 성공(?)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글 쓰는 사람의 진솔한 생각과 경험과 연구를 쓰도록 가이드 해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게 하고, 공유한 다른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한다면 그것이 글을 쓰게 한 성공담이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성공을 위한 글을 쓴다면 그리고 돈을 벌기 위해 글을 쓴다면 그 글에서는 꾸며진 글이 나올 것이고, 거짓 글이 나올 수 있어서 글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어리석음을 저지르게 되는 것이다.

최근에 두 명의 작가와 통화한 내용이다. 한 분은 지금까지 수만 권의 책을 읽었고 시와 글도 만여 점이나 써 놓았다고 했다. 그래도 책으로 내기가 부담스럽다고 했다. 그래서 책을 더 읽고 있다고 했다. 조만간에 한 번 만나서 얘기하고 싶은 분이다. 다른 한 작가는 지금까지 소설 분야에 글을 쓰고 싶어서 그 분야에 대해서 많은 교육도 받았고 연구도 했다고 했다. 그런데 소설보다 단행본을 먼저 썼는데 책의 반응이 괜찮은 작가이다. 이 작가도 다른 사람들에게 글을 쓰도록 안내하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자기는 아직 책도 더 읽고 나름의 방법을 더 연구한 다음에 그 일에 도전하고 싶다고 하면서 마지만 한 말이 인상적이었다. “저는 책 쓰기 코치해서 돈 벌 생각은 없습니다. 단지 글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글을 쓰도록 자극하는 자극제가 되고 싶습니다.”    

글은 쓸수록 어렵다. 왜냐하면 그 글에 나를 담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어떠한 글이든 내가 담기지 않은 글은 허상이고 거짓이다. 나도 어제까지 단행본 원고를 다 썼다. 디자인을 넘겨야 하는데 써 놓은 글에 내가 얼마나 담겨 있는가를 살피고 또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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