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목윤 발표회-이말테·손봉호 교수, 정주채 목사 문제 짚고 대안 제시

“교인 수가 증가하고 재정의 규모가 커지면 서로 믿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교회를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며, 주님 안에서 형제자매가 되는 가족적인 분위기는 사라지고 규정과 조직에 의해 운영되는 관청이나 기업 같이 형식적이고 관료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회장 전병금 목사, 이하 한목윤)는 6월 4일 오후 2시 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대형교회 무엇이 문제인가’를 주제로 발표회를 가졌다.

발표회 전 예배 설교를 통해 박경조 주교(전 성공회 서울대주교성당)는 ‘주님과 하나된 기독교인의 삶’이란 제목으로 갈라디아서 2장 20절을 풀어냈다. 박 주교는 “하나님은 믿음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나와 함께 근원에 계시는 분”이라면서 “바울은 하나님과의 일치를 깊이 깨닫고 자신의 삶에서 그것을 살아낸 사람이라면 우리는 세상 가치관에 갇혀 있는 것이 현격한 차이”라고 지적했다.

박 주교는 “상대방을 혐오하거나 배타적인 마음은 바울의 신앙고백과 다른 일”이라면서 “주주님의 가치를 나의 삶으로 추구하는 것은 구원에 참여한 우리 모두가 걸어가야 할 길”이라고 강조했다.
환영인사를 통해 전병금 회장은 “대형교회가 문제 있다면 고쳐가야 한다는 차원에서 오늘 발표회가 마련됐다”며 취지를 설명했다.

이어 발표회에서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이말테 교수(루터대 석좌)는 “한국 대형교회들의 대다수가 생긴 시기는 군사독재와 박정희 정권의 산업화 정책 때”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성장하는 도시교회 목회자들은 도시화 현상으로 농어촌교회들의 교인수가 떨어지고 시골교회 목사들이 힘들어하는 상황이 생겨남을 생각하지 않고 자기의 부를 가난한 교회와 나누고자 하는 마음도 없이 자기 교회 성장을 하나님의 복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공동예배로 모일 때 갈등이 생기지 않아도 각 개인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고, 대도시에 익숙한 교인들의 일부가 이 무명의 크기를 좋아하고, 각 교인에게 구속력이 약하고, 교인들에게 지나친 요구를 하는 목사들이 많은 상황에서 부담이 별로 없는 것을 장점으로 볼 수 있고, 교인들이 원하지 않는 요구들을 쉽게 피할 수 있는 것 등인 대형교회들의 양적 성장 원인일 거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리스도인들이 개인이라기보다 형제자매들이고 이웃에 대한 책임이 있고 좋은 관계를 위하여 애쓰는데, 관계없음이 죄가 아니냐고 반문한다.

이 교수는 양적 성장에 집중하는 선교시대가 끝났다면서 “지금은 질적 성장에 집중해야 하는 에큐메니칼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에큐메니칼 신학의 특징들 중 하나가 다양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서로 대화하고 서로에게서 배우고 각자의 편협한 신학사상이 넓어지는 것인데, 지금이야말로 편협성을 버리고 서로 나누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손봉호 교수(고신대 석좌)는 ‘한국의 대형교회 문제’를 교인이 많고 재정적으로 넉넉하다는 사실은 고난을 대변하는 기독교에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수많은 사람, 크고 화려한 건물, 큰 액수의 헌금을 가지고는 아무리 십자가를 내세우고 예수님의 고난을 외쳐도 설득력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큰 교회의 부익부는 그 주위에 있는 작은 교회의 빈익빈 현상을 가져오는데, 큰 교회에 흡수되지 않은 작은교회는 존속을 위해 안간힘을 다 기울일 수밖에 없고, 그것은 교회 간에 볼썽사나운 경쟁을 첨예화한다고 지적했다.

또 교인 수가 증가하고 재정의 규모가 커지면 서로 믿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교회를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며, 주님 안에서 형제자매가 되는 가족적인 분위기는 사라지고 규정과 조직에 의해 운영되는 관청이나 기업 같이 형식적이고 관료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조직화되고 형식적이 된 교회에서 개별 교인들은 외로운 군중이 되고 익명적이 되며 무책임하게 되고 △힘을 갖게 되면 예외 없이 부패하는 것처럼 부패할 경향이 있고 대부분 실재로 부패한다(세습 문제 우려) △담임목사와 교인들이 교만해진다고 손 교수는 지적했다.

“실제로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들은 오히려 대형교회 교인들이다. 작은 교회 교인들만큼 교회를 위하여 크게 희생하거나 봉사하지 않으면서도 부요하고 사치하며 모든 것이 편리한 교회에 편하게 출석하는 것은 십자가 정신을 따르는 그리스도인에게 결코 어울리지 않는다.”

손 교수는 대형교회를 향해 1천명 이하의 작은 교회로 분립할 것, 분립되는 현 대형교회 담임목사가 시무하고, 본 교회는 부교역자가 이어 받으면 모든 사람이 칭찬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또 좀 더 어려운 선택은 대형교회로 남아 있으면서도 철저히 가난해지고 겸손해지는 것, 가능한 검소하게 운영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경비를 제외하고는 모든 헌금을 선교와 구제에 사용하고, 교역자의 사례를 작은 교회 수준으로 줄이며, 예배당이나 각종 행사도 작은교회 보다 더 검소하게 유지하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어 정주채 목사(향상교회 은퇴)는 “교회분립개척을 몇 번 실행하면서 이것이 가진 좋은 점들을 많이 발견했다”면서 교회분립이 안정적인 교회개척의 확실한 방법이고, 교회개척을 건강하게 할 수 있는 방법임과 동시에 교회를 더욱 건강하게 가꾸어가는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또한 잠자는 일꾼을 깨워 분발시킬 수 있고, 분립되는 자매 교회뿐 아니라 분립하는 모교회도 영적인 쇄신과 부흥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하면서 “교회 분립 개척이야말로 한국교회를 갱신하고 영적인 부흥을 가져올 수 있는 첩경”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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