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없는 게 아니라 돌아갈 뿐

▲ <아파하는 나에게>루이지 마리아 에피코코 지음/
이창욱 옮김/바오로 딸

인생의 혼란과 좌절 앞에서 길을 찾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길이 없고 막힌 것이 아니라 ‘길을 되돌아가는 것이지 길이 없는 것이 아님’을 일깨워주는 영성 에세이다.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 이야기를 통해 실망하고 상처받고 고통 받고, 우정을 나누는 관계 등에 대해 다양하게 접근하며 고통의 길을 잘 걸어간 사람이 하느님이 주시는 구원에 이를 수 있음을 말한다.
예수님 부활에 대해 생각과 다른 결과에 당황스러워하는 제자들, 그들이 가졌던 예루살렘 해방에 대한 기대가 무너진 것에 대한 실망 등을 가감 없이 다룬다. 하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남으로써 더 큰 해방을 맞이할 수 있음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또한 게임에 빠진 경제력 없는 아버지에 분노하는 청소년이 “하느님은 왜 죄 없는 사람들에게 고통을 허락하시나요?”라고 묻는 장면, 치매 걸린 아내를 20년 동안 간병한 남편의 이야기는 삶과 신앙의 의미를 돌아보게 하고, 그리움에 대해 잘 표현하고 있다. 상처받고 고통스럽기만 한 일들을 왜 인간은 감수하며 사는가에 대해 잠시 묵상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예수님을 실제로 만난 적이 없지만 누구보다 열정적이었던 바오로 사도가 믿음을 갖게 된 과정을 소개한다.

바오로의 체험은 부활하신 그리스도와의 만남에서 시작됐고, 이는 엠마오로 가던 제자들과의 만남과 비슷하다.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에서 그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은 특별한 체험. 이방인이었던 바오로가 주님의 사도가 되는 극적인 반전을 통해 “나에게는 삶이 곧 그리스도”라는 바오로의 메시지를 알 수 있게 한다.

엠마오로 가는 길은 고통스러울 수도 평온할 수도 있다. 저자는 인생에서 마주치는 혼란과 어려움에서 도망치지 않고 이를 온전히 마주했을 때 구원에 이를 수 있다고 강조한다.

모든 것이 다 끝났다고 망연자실, 실의에 빠져 터덜터덜 돌아가는 길에서 제자들이 예수님을 만난 것처럼, 우리 각자 삶의 여정에서도 예수님을 만날 수 있기를. 엠마오로 가는 길은 그런 의미에서 신앙의 선물임을 알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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