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광택
한국교회
독서문화연구회 대표

19세기 영국의 설교자 찰스 스펄전은 그의 제자들에게 이렇게 권고했다고 한다.

“여러분들이 갖고 있는 책들을 통달하십시오. 그 책들을 철저하게 읽으십시오. 여러분들이 그 책에 몰두될 때까지 그 책 속에 흠뻑 잠기십시오. 그것들을 읽고 또 읽으십시오. 씹어서 소화될 때까지 그 책을 여러 번 정독하고 그것을 노트하고 분석하십시오. 어떤 학생이 20권의 책을 대충 훑어보는 것보다 한 권의 책을 완전하게 이해함으로 그의 정신적인 구성이 더욱 더 영향을 받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지 않습니까? 서두르는 독서는 조금 배우고 크게 뽐내는 결과만을 가져오게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많은 양의 독서에 치중하다가 묵상하는 것을 멀리하게 됨으로 결국 그의 독서는 무익한 것이 되고 맙니다. 독서에 관한 여러분의 좌우명은 ‘풍부하게, 수적으로는 많지 않게’가 되도록 하십시오.”

영문학자인 조신권 명예교수(연세대)에 의하면, 독서란 다른 사람이 써놓은 것에 의지해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책에 흡수당하고 마는 것이 아니다. 남이 써놓은 것을 딛고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어야 한다. 공자는 “배워도 생각하지 않으면 분명하지가 않고, 생각해도 배우지 않으면 위태롭다”고 말한 것은 독서와 학문하는 태도의 핵심을 지적한 것이다.

읽기만 하고 스스로 그것을 생각지 않으면 자기 머리로 사리를 분별하거나 판별할 수가 없다. 그래서 쇼펜하우어는 “그저 읽기만 하고, 나중에 그것에 관해서 다시 생각하는 일이 없다면, 읽은 것도 정신 속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대부분은 잃어지고 만다”고 하였다. 비록 남의 눈을 빌린다 해도, 보기는 제 눈으로 보는 습성을 키워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갈피도 모르고 생각에만 잠겼다고 해서 문제 해결의 길이 열리는 것은 아니다. 갈피잡지 못하는 생각은 눈 가리고 달리는 말이나 다름없다. 공자가 “위태롭다”고 한 것은 사람의 생각에 있어서 독단과 베이컨이 말하는 편견이라는 우상의 위험성을 적절히 표현한 것이다. 생각이 보편성을 잃은 상태를 말한 것이다.

공자는 그래서 읽으면서 생각하고, 생각하면서 읽기를 권하면서도, “나는 전에 온종일 먹지도 않고 밤새도록 자지도 않고 생각에 잠긴 일이 있었지만, 헛일이었다.”라고 고백하였다. 즉, 독단적이고 향방 없는 생각의 무용함을 지적한 것이다.

가치 있는 책은 두 번이고 세 번이고 거듭해서 읽는 것이 중요하다. 반복해서 읽히기를 요구하는 책일수록 가치 있는 책이다. 공자가 <주역>을 읽을 때, 가죽으로 맨 책 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는 것은 아마 좀 과장된 표현이겠지만, 예나 지금이나 거듭 읽어갈수록 책의 정수에 깊이 다가갈 수 있다는 가르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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