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는 교회 _20

“비저블 리더는 매사 급하고 신속하게
일처리를 하면서도 뒷감당은 몰라라 한다.
반면, 인비저블 리더는 오늘과 내일을 함께 보면서
책임질 수 있는 것만 말하고 시행한다”

 

▲ 최종인 목사
평 화 교 회 담임

현대는 비저블(visible)시대이다. 보는 대로 평가한다. 내면을 중시한다는 말은 전설이다. 누가 뭐라 해도 자기들 눈에 보이는 대로 상대를 결정하고 만다. 지난주에 교단 교역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련회가 있었다. 거기에서도 느꼈지만 대부분 교역자들은 인비저블(invisible), 보이지 않게 충성하는 목회자들이다.

‘보이지 않는 은둔하는’(인비저블) 리더가 아쉽다. 드러나지 않게 자신의 분야에서 성과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보고 싶은 것이다. 인비저블 리더는 네 가지의 뚜렷한 특징을 갖고 있다. 하나, 타인의 판단이나 인정에 목매지 않는다. 둘, 매사에 조심성이 있고 치밀성하다. 셋, 자신의 사명에 강한 책임감을 갖고 있다. 넷, 요란하지 않고 조용하다. 사람들의 관심사나 정치에 무관심하다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내적 동기와 보상보다 우선순위가 떨어질 뿐이다. 그들은 타인의 인정을 받는 데 있어 양면적인 혹은 무관심한 태도를 반복적으로 보인다. 반대로 비저블 리더는 실속 없는 목회를 한다. 그들은 빚을 지거나 교회가 엉망이 되어도 남에게 근사하게 보이려고 애쓴다. 친구가 군에서 퇴직하고 교단의 소문난 몇 교회를 방문했다. 상당수 교회가 소문과 달리 교회가 한적하더란다. 물론 요즘 교인들의 출석자가 줄었다고 짐작은 했지만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조용했다고 한다. 그런 교회 목회자들이 외부에서는 자기 교회를 자랑하는 것을 보고 측은해졌다고 한다.

인비저블 리더들은 교회가 작거나 시골에 있어도 스스로 격려하고 자긍심을 느끼고 만족할 수 있는 요소를 찾아 거기에 초점을 맞추고 증폭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비저블 리더들은 회의에서나 모임에서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다. 누가 말하는 도중에도 끼어들어 기어코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자랑하려 한다. 그들의 조언은 때로 필요한 것도 있지만 대부분 침묵하고 있는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다.

비저블 리더들은  외적 기준에 의해, 특히 금전과 타인의 인정을 받는 데 고무되고 자극 받는다. 물론 인비저블 리더들도 금전보상이나 인정을 원하기는 하지만 알아주지 않아도 자기 일을 조용히 감당하는 사람들이다. 인비저블 리더는 ‘꼼꼼함과 치밀함’을 후천적으로 습득한다. 필요할 때마다 그 능력을 끄고 켤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꼼꼼함 같은 특성이 타고나는 것이라고 여기지만 실은 그런 특성 중 상당수는 후천적으로 배울 수 있다.

문법교사에서 천체 물리학자에 이르기까지 치밀성은 대단히 중요한 소질이다. 놀라운 사실은, 이러한 특성이 잘되는 교회의 목회 리더십과도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노트르담 대학 경영학 교수 티모시 저지(Timothy Judge)와 동료학자들은 직장에서의 업무 수행 능력과 성격 연구에 관한 메타 분석을 통해 그러한 성실성(논문에는 ‘신중하고 주의 깊고, 자제력이 강하며 깔끔하고 조직적인’이라고 표현)이 사업가의 성공 여부를 내다볼 수 있는 핵심 예측 변수 중 하나임을 밝혀냈다.

사업가 뿐 아니라 인비저블 리더들도 치밀하게 사역을 구성하고 완성한다. 교회나 교단의 큰 사업을 한두 사람이 즉흥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놀랄 때가 많다. 비저블 리더는 매사 급하고 신속하게 일처리를 하면서도 뒷감당은 몰라라 한다. 반면, 인비저블 리더는 오늘과 내일을 함께 보면서 책임질 수 있는 것만 말하고 시행한다. 리더는 말하는 자가 아니라 책임지는 자다.

네바다 대학 경영대학원 교수이자 기업에서 리더십 및 경영 관리 교육 프로그램을 강연하는 브렛 시몬스는 그의 고객들에게 직설적으로 충고한다. “제일 성실한 사람을 고용하십시오.” 교회 현장에서도 성실한 사람이 필요하다. 오늘도 묵묵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사명을 잘 감당하는 인비저블 리더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그들의 교회를, 목회를 본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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