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와 통합 교단의 법을 거스르는 결정을 보면서 과연 이들이 하나님을 믿지 않는 백성과 무엇이 다른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사태 속에서 예수님이 오시기 전 이스라엘 백성들을 하나님 백성답게 만들고자 수많는 세월을 보내신 역사가 떠오른다.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명령을 따라 ‘믿음’의 행진을 한 이후, 이스라엘 백성들은 메소포타미아에서 형성된 우르라는 터를 뒤로하고 하란으로, 팔레스타인으로 이주했다. 왜 그 먼 타국으로 가라고 하는지 채 다 알지 못한 채 말이다.

그리고 그후 그들의 역사는 이집트, 시내산으로, 바란 광야로 떠도는 백성이 된다. 백성과 주권이 생겼지만 영토가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시 하나님의 명령으로 가나안 땅인  팔레스타인 땅으로 ‘점령’해 들어간다. 아브라함과 가족들이 팔레스타인 땅을 밟은 지 500년이 넘는 시간을 거쳐서 말이다.

팔레스타인 땅으로 가라는 하나님의 마음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너희가 하나님의 백성임을’ 알게 하여 하나님의 정체성을 갖고 복을 받고 살라는 것을 알려주라는 사명을 부여하신 것이다.

그러나 그후 이스라엘 백성들은 끊임없이 하나님을 배반한다. 필요한 것이 있으면 하나님께 조아리고 순종하는 듯 하다가도 이내 물신과 풍요의 상징인 바알과 아세라를 숭배하는 쪽으로 빠지는 모습을 우리는 성경에서 만났다. 인간의 나약함이 얼마만큼인지,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처럼 마치 자기가 동산의 주인인양 행세하다가 오고 오는 인류에게 얼마나 큰 아픔을 주었는지 또한 생각하게 된다.

‘머슴 목회’론으로 거대한 교회성장을 이뤘다고 김삼환 목사의 목회를 평가한 게 불과 10여년 전이다. 그랬으면 좋았으련만, 그는 그런 섬기고 섬기는 머슴의 자세를 버리고 ‘황제’ 같은 모습으로 총회 위에 군림하는 듯 보인다.

남의 셋방을 얻어서 창립예배를 드리던 그 초심은 어디로 갔을까. 거대한 건물과 수많은 신자들이 그의 뒤를 따른 데는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역사가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명성교회의 세습 관철은 과연 하나님이 기뻐하신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아마 머슴 목회를 할 때의 마음이라면 “그건 있을 수도 없는 일”일 것이다. 하나님께 영광이 되지 않는다면, 평생을 일구어온 목회의 결실을 부숴버릴 수도 있다는 초심을 붙들고 있다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바알을 숭배하는 이들을 향해, 남북 분열 시대의 북 이스라엘 ‘아합왕의 길’로 가는 이들을 향해 예언자들이 외쳤던, “그런 길로 가면 망한다, 그러니 제발 돌이키라”는 소리에 그들은 귀를 막아버렸다. 그리고 끝내 그 나라는 망해버린다.

그런다고 하나님의 나라는 그저 망해버리는 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그 가운데에서도 하나님은 신실한 사람을 발견하신다. 그런 믿음의 사람들이 분명히 있었다는 것이다. 그 사람들로 인해 하나님의 역사는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것이리라. 40년간 이스라엘 백성들이 광야생활을 할 때도 죽지 않고 먹을 것을 공급하시며 가나안에 들어가라고 했지만 그들은 끝내 가나안으로 이동하지 않고 무서워 떨며 그곳에서 ‘먹다 죽는 인생’으로 살았다가 죽었다.

이 시대, 인물이 없다고 한다. 한국교회로서는 김삼환 목사라는 한 소중한 인물을 잃게 된 것이 참으로 안타깝다. 세습의 길을 선택하지 않고 형성한 모든 교회 자산(신자, 재정, 선교 등)을 하나님이 흡족할 수 있도록 하나님 나라와 이웃을 위해 아낌없이 내놓는 은퇴의 길을 택했다면 어땠을까. 침체되어 언젠가는 바다에 가라앉을지도 모른다는 한국교회에 팽배해져있는 위기감 속에서 명성교회 같은 영향력 있는 교회가 그런 모습으로 결단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이런 꿈이라도 꿔야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아서 해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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