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운전사의 현장 이야기 (84)

▲ 이해영 목사
사)샘물장애인복지회 대표
샘물교회 담임

수정이 엄마가 전화를 했습니다. 그녀는 80이 넘은 할머니입니다. 40이 넘은 딸과 함께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사시는 분입니다. 서울을 떠나 논산에 온 뒤로 만나지 못했는데 전화가 왔습니다. 안부를 물으니 본인은 잘 있는데 수정이가 아파서 꼼짝을 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수정이는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는데 그 동안 주간보호센터에 다녔었는데 이제는 그 곳마저 다니지 못하고 집에만 있어야 합니다. 수정이는 참 맑은 눈을 가진 착하고 순수한 자매입니다. 세상에 때 묻지 않은 영혼이 바로 이 영혼입니다. 수정 엄마는 소망이 하나 있는데 엄마 앞에서 수정이가 하늘나라에 가는 것입니다. 이 아픈 딸을 두고 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엄마는 늙어만 가는데 아픈 딸은 엄마의 그 마음을 알 수가 없습니다.

이 세상에 주님 외에 그 누군가 이 엄마의 마음을 알겠습니까. 딸을 생각 하면 잠이 오지 않는 밤도 있지만 주님께 기도하는 수밖에는 방법이 없기에 열심히 기도하며 신앙생활 한다고 합니다.

서울에 있을 때는 같은 처지에 있는 엄마들과 몇 번의 나들이를 다녀왔는데  그렇게 좋아할 수 없었습니다. 어린아이들이 소풍 온 것처럼 좋아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기에 그 때만 생각 하면 가슴이 아려오기도 합니다.

천국에 가면 이 아이들이 우리 보다 주님의 사랑을 더 받겠다는 생각을 가져 본 적이 있습니다. 때 묻지 않은 모습으로 천국에 가는 저들이 부럽기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엄마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립니다. 엄마들은 자녀들이 홀로설 수 없는 중증의 아이들이라 물가에 내 놓은 아이들처럼 불안합니다.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살아 갈 수 없는 자녀들이기에 엄마들의 인생은 자녀들 중심으로 돌아갑니다. 어디를 맘 놓고 다녀 올 수도 없고 항상 자녀와 함께 해야 하는 현실입니다. 그나마 주간보호가 있어서 몇 시간의 여유가 있었는데 그것마저 할 수 없는 현실은 답답하기만 합니다.

일찍 남편을 앞서 보내고 홀로 아이들을 돌보고 있는 힘없는 엄마들의 일상에 힘이 되어드리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딸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는 엄마의 이 외로운 시간을 주님은 아시기에 오늘도 주님을 향한 마음으로 시간을 보낸다고 말합니다.

수정이 자매와 같은 처지의 엄마들은 한결같이 엄마들의 인생의 모든 초점은 자녀에게 맞추어졌기에 하고 싶고 가고 싶고 보고 싶은 마음도 자녀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장애인 자녀를 낳은 것을 팔자라고 얘기 하지만 주님은 그렇게 말씀 하지 아니하셨습니다. 하나님께서 하시고자 하는 일이 있으시기에 그렇게 하신 것이라 말씀하셨습니다.

세상 사람들이 무어라 말해도 자녀 사랑은 누구보다 강한 장애인을 둔 엄마들의 마음입니다.

이 엄마들에게 세상 사람들은 상처와 아픔을 주고 외로움을 주고 돌을 던집니다. 강서 특수학교가 들어선다니까 결사반대 하는 사람들 앞에 무릎을 꿇은 장애인 엄마들이 가여워 보입니다.

교회라도 이 엄마들에게 주님의 사랑을 전 하며 위로 하고 난관을 같이 헤쳐 가는 모습이어 된다고 생각됩니다. 오늘도 소식을 전해준 수정 엄마, 재진 엄마, 최 권사님, 장애를 보지 말고 주님을 바라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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