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 승 진
사)한국기독교출판협회 사무국장

어릴 적 부모님을 좇아 교회 부흥회에 참석하면 늘 부르는 찬송들이 있었다. 그중 하나가 새찬송가 268장 <죄에서 자유를 얻게 함은>이라는 곡이다. 각 절의 처음 가사들은 “죄에서 자유를 얻게 함은, 육체의 정욕을 이길 힘은, 눈보다 더 희게 맑히는 것, 구주의 복음을 전할 제목” 등인데, 이 모두가 바로 ‘보혈의 능력’이라고 선언한다. 물론, 부흥회라는 특별한 환경적 분위기가 작용하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곡은 부르는 이들과 듣는 이들 모두 마음을 뜨겁게 하는 묘한 능력이 있다. 나는 그 주된 원인이 바로 우리가 갈망하는 ‘자유’에 있다고 생각한다.

존 밀턴(1608~1674)은 그의 명저 《아레오파지티카_Areopagitica》에서 거짓과 진리가 열린 자유 시장에서 대결과 경쟁을 벌인다면 필연적으로 진리가 승리한다고 주장했다. 때문에 표현의 자유는 그 자체로서 진리이며, 이를 억압하는 것이 비진리 또는 거짓(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에 덧붙여 “나에게 어떤 자유들보다 양심에 따라 자유롭게 알고 말하고 주장할 수 있는 자유를 달라”고까지 말했다. ‘수정헌법’을 통해 언론사상의 자유를 최선(最先)의 인권으로 보장하는 미국을 필두로 오늘날 세계 선진 국가들에서는 ‘양심에 따라 알고, 말하고,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우리를 구속하는 ‘거짓’으로부터 ‘자유’하게 하는 천부인권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최초의 집단적 민족적 억압은 이스라엘 민족이 애굽에서 겪은 500년간의 노예생활이다. 하나님의 은혜와 요셉의 지혜를 통해 대흉년의 위기를 잘 이겨냈음에도 불구하고, 애굽의 바로는 이스라엘 민족의 수적 증가에 위기감을 느껴서 결국 그들을 압제한다. 갓 태어난 아이들 중 남자아이를 죽이라고 명령했다는 사실에서 그 압제가 얼마나 잔혹하고 혹독했을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니 그들의 염원은 오로지 하나, 바로 ‘자유’였을 테다. 그리고 이러한 ‘자유’에 대한 이스라엘 민족의 절박한 외침은 다니엘, 예레미야, 호세아 등 각 시대를 거쳐 신약 성경의 예수로 이어진다.

이렇게 성경에서든 세상에서든, 동서양이나 시대를 구분하지 않고, 인류사에서 사람들이 꾸준히 요구한 것은 ‘자유’였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오랜 동안 ‘자유’를 향한 요구가 사라지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니 시간이 갈수록 더 커졌다는 점에서, 인류가 스스로 고안한 제도, 관습, 전통, 문화, 자본, 이데올로기 등 무엇도 해답이 될 수 없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면 어떻게 자유할 것인가?

나는 예수님이 그 해답을 제시하셨다고 본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조금 다르게 ‘자유’를 바라보라고 요구하셨다. 즉, ‘무엇으로부터 자유할 것인가?’라고 물으셨다. 이민족, 왕과 귀족, 자본, 우상 등을 들 수 있겠지만, 예수님의 대답은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이다. 예수님은 훨씬 더 근본적으로 접근하기 원하신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죄로부터 자유’할 것을 가르쳐 주신다. 죄를 버리고 죄로부터 떠나서 하나님의 말씀과 하나님의 나라를 사모하라고 요청하신다. 마음과 뜻과 정성을 다해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고 가르치셨다. 그것이 곧 하나님의 완전한 법에 순응하는 것이며, 하늘의 백성이 되는 것이고, 인간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가을이 깊다. 흔히 책 읽기 좋은 계절이라고 말한다. 농경사회도 아닌데, 이젠 좀 이 말을 바꿔야 한다. 책 읽기 좋은 계절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책은 매일의 양식이다. 그리고 매일 먹을 양식이라면, 그것이 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드는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매일 조금씩이라도 성경을 읽으라고 권한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가장 쉽고 완전한 방법은 하나님의 말씀을 매일 읽고 그 말씀대로 살려고 애쓰는 것이다. 그리고 그 방법이 ‘죄에서 자유를 얻게 하는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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