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하 12:1-6

▲ 윤형식 목사
동인교회 담임

성경에 나타난 부자(富者)의 이미지 중 부정적인 모습이 많다. 예수님의 가르침과 비유 속에서도 부자는 천국에 들어가기 힘든 인물들처럼 묘사된다(마 19:23,24). 한 부자 청년이 주님을 따르라는 말씀에 재물이 많으므로 근심하면서 돌아갔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한 부자는 소출이 풍성하자 자신을 위해 쌓아두고 하나님께 대하여 부요하지 못했다(눅 12:19-21). 여리고성의 세리 삭개오도 부자였고(눅 19:2), 부자는 많은 돈을 헌금함에 넣었지만 가난한 과부에 비해 칭찬 받지 못했다(막 12:41-44). 이처럼 부자는 부정적인 신앙인의 아이콘처럼 보인다.

부자의 이미지가 부정적이고 신앙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 같아도 성경에 나타난 믿음의 사람들은 대부분 부자들이었다. 아브라함, 이삭, 야곱도 거부(巨富)였다. 다윗이나 솔로몬도 부자였다. 구약성경에 나타난 대부분의 하나님의 사람들이 부자였고, 신약성경에도 아리마대 요셉, 자주 장사 루디아(Lydia) 등이 부자였다.

성경은 부(wealth) 자체를 미워하거나 악(惡)으로 여기지 않는다. 다만 나쁜 부자들에 대한 강한 경고를 하고 있을 뿐이다.

오늘 본문(삼하 12:1-6)은 다윗이 우리아(Uriah)의 아내 밧세바를 취하고, 요압을 시켜 그를 전사하도록 한 일에 대한 여호와의 책망이다. 여호와가 보낸 나단 선지자는 다윗의 부도덕한 행실을 책망하기 위해 몹쓸 부자 이야기를 예로 든다. 아흔아홉 마리의 양을 가진 부자에게 친구가 방문하자 한 마리 양을 가진 가난한 사람의 양을 빼앗아 갔다고 하면서, 그 몹쓸 부자 다윗 당신이라고 나단은 지적한다. 성경은 부(富)나 부자(富者)를 부정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다만 몹쓸 부자가 되지 말고, 도리어 이웃을 것을 소중히 여기는 부자가 되라고 강조한다. 우리도 이웃의 것들을 소중히 여기는 자가 되지 않으면 몹쓸 부자와 다르지 않다. 우리가 소중히 여길 이웃의 것들을 살펴보자.

첫째, 이웃의 행복을 소중히 여기자(삼하 12:3). 한 마리 양은 가난한 이에게 딸 같은 존재였다. 자식들과 함께 기르고 먹게 했으며 품에 품는 가족이었다. 다윗 왕이 우리아의 아내를 빼앗아 우리아 가족의 행복을 깨뜨린 것처럼, 우리도 이웃의 행복을 깨드려서는 안 된다. 이웃의 행복을 깨드리는 행동과 말은 조심해야 한다. 우리의 사소한 행동들 때문에 이웃에게 상처를 주고 가슴 아프게 한다면 그것이 곧 버려야 할 몹쓸 부자의 모습이다. 우리는 이웃의 행복을 소중히 여기고 빼앗지 않기 위해 희생을 감당해야 한다.

둘째, 이웃의 소유를 소중히 여기자(삼하 12:4). 한 마리 양을 빼앗아 친구를 위해 잡은 부자에게는 양 아흔아홉이 있었다. 다윗은 왕비를 얼마든 간택 할 수 있었으나 충신의 아내를 빼앗았다.

우리 것만 귀하고 남의 것은 하찮게 여겨서는 안 된다. 우리 자신은 특별하게 여기면서 이웃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 자신의 출세와 성공을 위해 이웃을 짓밟아도 안 된다. 우리의 가진 것을 내어 주고 아낌없이 나눌 줄 알아야 하며, 이웃의 소유를 탐내지 말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

셋째, 이웃을 긍휼히 여겨야 한다(삼하 12:6). 다윗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망을 듣고 부자의 긍휼 없음을 책망한다. 그 몹쓸 부자가 자신이었음을 알지 못했다. 다윗이 우리아의 충성심을 믿고 그를 긍휼히 여겼더라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었다.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기에 다투고 분쟁하게 된다.

이웃을 향한 긍휼, 곧 사랑하는 마음이 없으면 이웃에게 커다란 상처를 남기게 된다. 사랑은 무례히 행치 않는 것이기에(고전 13:5), 우리의 이웃을 사랑하고 소중히 여겨야 한다. 우리는 이미 신앙의 부자(富者)들이다. 그렇다면 비난 받는 부자가 아니라 이웃에게 존경받는 부자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신앙인들이 몹쓸 부자라는 소릴 듣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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