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운전사의 현장 이야기 (85)

▲ 이해영 목사님
사)샘물장애인복지회 대표
샘물교회 담임

날씨가 참 좋았습니다. 설레는 가슴을 안고 섬 여행을 하기 로 한 날 날씨도 우리를 도와주는 것 같았습니다. 40년 동안 한 번도 떠나 본 적이 없는 섬 여행을 계획하고 낚시 체험을 계획한 것은 보룡 씨에게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여행을 선물해 주고 싶어 계획했습니다.

보룡 씨를 처음 만났을 때 시설에서 20년을 살다가 활동보조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으며 사회에 적응하고 있었습니다. 사회에 첫 발을 딛고 살아가는 그에게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었습니다. 작년에는 곡성에 장미 축제를 다녀왔는데 얼마나 기뻐하고 행복해 하는지 마음이 뿌듯했었습니다.

저희 ‘소원 들어주기 운동본부’에서는 여행이나 외출이 자유롭지 못한 장애인들에게 꼭 가고 싶은 곳이 있거나 방문 하고 싶은 곳이 있다면 그 소원을 들어 주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보룡 씨의 소원을 들어 주기로 하고 신안 안좌도로 섬 여행을 떠났습니다.

논산에서 좀 멀기는 하지만 아침 일찍 출발하여 목포에서 얼마 전에 개통된 천사대교를 건너는데 얼마나 신기하고 바다 풍경이 아름다운지 감탄을 하며 천사대교를 건넜습니다.

안좌도에서 목회하는 동기 목사님의 안내로 맛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고 퍼플교로 낚시 체험을 갔습니다. 나무다리 위를 휠체어를 타고 가는 것이 신기한 듯 좋아하는 보룡 씨의 행복한 미소가 흐릅니다.

동기 목사인 정 목사님께서 낚시 장비를 가지고 와서 세팅을 해주며 낚시하는 모든 것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낚시 바늘에 갯지렁이를 끼워 주면 우리는 퍼플교 위에서 낚시 줄을 내리면 망둥어 잡히는 신기함을 체험합니다.

바늘에 걸려 올라오는 망둥어, 낚시 바늘에서 고기를 떼어내는 것도 정 목사님께서 해주셔서 즐거운 낚시를 할 수 있었습니다. 아주 많이 잡지는 못했지만 우리는 평생 잊지 못할 즐거운 추억 하나를 만들고 왔습니다. 보룡 씨도 두 마리를 잡았는데 얼마나 좋아하던지 보람을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동안 수고해 주신 정 목사님께 감사하는 맘 컸습니다.

우리는 전사대교를 건너며 해질녘 아름다움에 도취되었습니다. 휴게소에서 보룡 씨가 저녁을 대접하고 싶어 합니다. 너무 아름다운 시간을 선물해 주어서 식사대접을 꼭 해야 된다고 부탁을 하여 우리는 고창 휴게소에서 맛있는 식사를 하고 무사히 집으로 올 수 있었습니다.

오늘은 참으로 행복한 날입니다. 누군가의 소원을 들어 주고 누군가에게 행복을 선물을 나누어 준 오늘 참으로 기쁜 날입니다. 여행을 해 본적이 없는 그는 여행을 통하여 그 동안 마음속 상처와 아픔, 외로움이 조금씩 치유됐다고 합니다.

장애인이기 때문에 보호자가 힘드니까 시설에 맡겨져야 되고 그런 현실에서 그가 겪었을 마음의 상처와 외로움을 감내하며 살았을 걸 생각하니 마음이 짠해옵니다. 선진국의 장애인 정책은 소외와 배제가 없는 사회를 만들어 간다고 합니다. 이런 장애인들이 소외되고 배제 되지 않도록 지역 교회들이 주님의 사랑으로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저희 샘물장애인복지회도 여행에서 소외되고 배제되는 장애인이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입니다. 우리의 손길을 기다리는 지역의 소외된 이웃들이 이 가을,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우리들을 기다리는 아름다운 산야로 가을 여행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이들의 손발이 되어줄 따뜻한 이들의 손길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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