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되는 교회 _27

“실행 가능한 정확한 예산이나 목표를 세우고,
변화를 감지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들어야 한다.
그러면서 한 단계씩 성장해 나간다면
 머지않아 잘 되는 교회로 소문나게 된다.”

 

▲ 최종인 목사
평 화 교 회 담임

간혹 교회 리더들 가운데 “우리 교회는 당회 회의가 짧다.” “우리 교회는 담임목사의 제안에 전혀 반대하는 사람이 없다”라고 자랑한다. 물론 강력한 카리스마가 있다는 것을 자랑하는 말이지만 그렇다고 건강한 교회는 아닐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지금 한국 사회에 물의를 빚고 있는 대형교회들의 리더들 특성이 대부분 그러하다. 의사결정이 신속한가 늦는가가 핵심이 아니라 바른가, 오류가 있는가를 발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탁월한 의사결정을 위해 몇 가지 고려할 점이 있다.

목표를 정확하게 정립하는 것이다. 목표가 정확하면 결정해야 할 전략 영역이 분명해지고 더욱 중요한 부분에 집중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목표 설정의 표준으로 널리 인식되고 있는 것이 ‘SMART’이다. 즉, 목표는 구체적이고(Specific), 측정 가능하며(Measurable), 실행 가능하고(Actionable), 관련성 있고(Relevant), 시의적절 해야(Timely) 한다는 것이다. 많은 교회가 목표를 추상적으로 정한다. 많은 예산이 소요됨에도 측정하지 않고 리더의 직관에 따라 결정하고 만다. 실행 불가능한 주제로 이슈로 삼아 갑론을박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성도들과 전혀 관련성이 없는 곳에 예산과 인원을 투입하는 어리석은 결정을 할 때도 많이 있다.

의사결정에 앞서 많이 학습한다. 탁월한 기업의 의사결정을 보면, 경영자들이 자기 기업의 단점을 인정하고 이를 토대로 극복할 방안을 찾아내려고 애쓰고 있다. 그에 비해 교회들은 전혀 연구하거나 학습하지 않고 즉흥적으로 중요한 결정을 내리곤 한다. 많은 연구는 비례해서 그만큼 오류와 실수를 줄여준다. 그런데도 교회 리더들은 토론이나 연구 과정이 귀찮고, 불필요하다 여겨 신속하게 결정해 버린다.

변화를 감지하는 통찰력이 있다. 중요한 의사결정에 있어서 미묘하고 중요한 환경 변화를 감지하는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점점 뜨거워지는 물속의 개구리’라는 표현을 들어보셨을 것이다. 삶은 개구리 증후군(Boiled Frog Syndrome)이다. <맥킨지 제2차 한국 보고서>를 작성하는데 주도했던 리처드 돕스는 최근 <미래의 속도>라는 책을 내었는데, 그 책에서 네 가지 매가 트렌드를 소개했다. 중국과 같은 신흥국의 발전, 기술의 경제적 영향력, 인구의 고령화, 정보의 이동 등이다.

이런 트렌드는 경제나 정치에만 관련 있는 것이 아닐 것이다. 교회 역시 사회의 직간접 영향권에 들어있기에 교회 리더들은 세계의 트렌드를 읽으면서 변화를 감지해야 한다. 아마도 10년 후 한국 교회는 지금과는 새로운 양상으로 변할 것이다.

다양한 의견들이 숨 쉬게 해야 한다. 리더들이 오해하는 것 중의 하나가 모두 하나 된 결정이 옳다는 착각이다. 논쟁과 갈등은 의사결정을 지연시키거나 결정이 되어도 실행을 저해하는 요소로 등장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사안에 대한 다양하고 충분한 의견 교환 및 비평을 하지 않으면 중요한 사항을 간과하게 되고, 대안의 분석 및 이의제기를 억제하고 합의를 쉽게 이루려고 하는 집단사고(Groupthink)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감정이 아닌 실행에 중점을 둔 건전한 갈등은 의사결정의 질을 높이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지금쯤 교회마다 새해의 목회 방향을 설정하고 기관의 목표와 교회의 목표들을 정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는 시점이다. 그렇지 않아도 교회들이 성장하기 어려울 때를 보내고 있다. 무용한 의사결정으로 아까운 기회를 놓치는 교회가 많다. 실행 가능한 정확한 예산이나 목표를 세우고, 변화를 감지하면서, 다양한 의견을 들어야 한다. 그러면서 한 단계씩 성장해 나간다면 머지않아 잘 되는 교회로 소문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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