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이 되면 가고 싶은 곳
남산아래 회현동 2가 19번지 10호
아무리 찾아봐도 옛집은 보이지 않아

울 엄마가
단골로 외상했던 구멍가게도 안보이는거야

어디로 간거지
설날이 되면 또 다시 찾아가서
남산 케이블카 정거장, 제3호 터널 주변
서성대면, 들리는 목소리가 있어
준배야, 요 앞 구멍가게가서
엄마 이름대고 먹고 싶은 것 사먹어

내일이면 정월 초하루
세월은 외상 값 셈하며
어김없이 울 엄마와 다투던
구멍가게 아저씨의 음성처럼 쟁쟁댄다  

설날이 되면
회현동 다듬이방에서
울 엄마에게 세배하도록
누가 고향집을 찾아 주었으면 좋겠어

내일이면
다시 한 번
회현동사무소 직원에게
찾아 달라고 졸라대야지

 

안준배 목사의
시 노트

설날이 되면 아내와 딸과 여동생을 데리고 어린시절 뛰놀던 회현동을 찾아간다.

이 근처가 틀림없는데도 찾을 수가 없다. 내 어린시절의 추억은 생생하지만 어디에도 없다. 동사무소 직원에게 옛 집번지를 들이댔지만 알 수가 없다고 한다. 어머니가 끔찍하게 위해주던 남매는 어느덧 내 어린시절의 어머니 나이보다 더 오래되었다. 세월이 모질다. 외상값 받으러 온 구멍가게 아저씨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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