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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자리에 신을소의 시가 있다”신을소 시집-‘문학은 목숨 걸어야 할 열정의 대상’
양승록 기자  |  dsr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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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4호] 승인 2020.01.21  20:5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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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출>신을소 지음/인간과문학사

누구나 돌아갈 길은 한 길인데/혼자만센 바람 맞은 듯, 악을 쓰며/힘겨웠다 엄살떠는 우리들/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범사에 감사하라, 너무 익숙한 말씀/말처럼 그리 쉽지 않은/남은 후손에게 남겨준 유일한 유산/손때 절은 한 권의 책, 성경/삶의 안내서.

“시 <삶>은 신앙고백적인 시이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범사에 감사하라, 너무나 익숙한 말씀’인 성경. 그것이 ‘말처럼 그리 쉽지 않’지만 ‘남은 후손에게 남겨준 유일한 유산’인 ‘삶의 안내서’가 성경이라는 인식은 다분히 신앙적이고 영성적이다.”

유한근 문학평론가가 저자의 시세계에 대해 이 시집에서 논평한 글이다. 유 평론가는 이 시에서 ‘자기가 믿는 종교의 가르침에 따라서 사는 성질’, ‘학하고 자비롭고 자상한 인간의 기본 성품’ 등 두 가지 측면에서 보는 영성을 포함한 삶을 의미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가 하면 시 <밥>은 본질적인 삶의 큰 덕목이 기본 영성임을 환기해 주는 시라고 소개한다. 어떤 특정의 종교이든 그것과는 상관없이 착하고 자비롭고 자상한 인간의 기본 성품이 인류의 타락을 막을 수 있음을 상기시켜 주는 아포리즘적인 시라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시 <아가야>에서는 ‘천사같이 해맑은 얼굴’을 보면서 ‘하나님이 너를/이 세상에 보내신 뜻의/숨겨진 의미, 꽃으로 피리/보고 또 보아도/보고 싶은 네 모습//그분은/언제나 너를 지켜주시리라’고 노래하고, <꽃밭>에서는 꽃밭을 창세기의 공간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해석한다.

그러면서 “존재는 생명이다. 존재에 대한 확인은 생명이 있음으로 해서 자명해진다. 그래서 존재는 당위이다. 그래서 시는 시인의 생명 그 자체이다. 시인의 노래가 스스로 서툴다고 생각해도 그 생명으로 족하다. 그 자리의 신을소의 시가 있다. 시의 자리에 신을소가 있다”고 말한다. 또한 신을소 시인은 내면 성찰에만 집중하지 않고 남북 분단의 민족적 문제와 파행적 역사의 상처인 위안부 문제까지 시선을 돌리고 있음도 짚고 있다.

“문학은 정직합니다. 정직해야 된다는 당위의 측면이 아니라, 그 존재의 속성이 정직 자체라는 말입니다… 시를 쓰고, 소설을 쓴다는 일이 삶의 외피를 장식하는 도구가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시인이나 소설가라는 명함이 사회적 입지를 확장하거나 장식하는 방편일 수는 없습니다. 문학은 목숨을 걸어야 할 열정의 대상이지 여기(餘技)나 또 다른 이념의 실현을 위한 징검다리로서 할 일은 아닙니다.”

시인 신을소가 시를 대하는 자세, 그것이 얼마나 고귀한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 시집에 담긴 시의 세계를 대면하면 그것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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