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조 년
한남대 명예교수

어떤 기독교인 중에는 ‘이단 시비’로 골치 아픈 ‘신천지예수교’가 코로나19로 속사정이 많이 밝혀지고 서리를 맞아 ‘말똑싸다’는 심정을 가졌을지 모른다. 성찰하는 기독교인들 중에는 기독교가 크게 반성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이번에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하여 대량으로 모이는 집단예배를 하지 않고, 가정예배나 개인이 예배하는 것을 도입하면서 ‘이렇게 해도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맘들이 생겨 모이는 교회가 위기에 봉착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한다. 그런데 상당히 많은 일반 사람들은 종교 자체, 특히 기독교(신교)의 위기를 말한다. 믿고 안 믿고를 떠나서 종교 그 자체는 사회에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금방 잘 알 수 있다. 더러운 종교는 더러운 영향을 무섭게 끼치고, 깨끗하고 괜찮은 종교는 그런 기운을 사회에 서서히 퍼진다. 내가 보기에 한국의 종교들은 더러운 것과 깨끗한 것 중 어느 쪽이 더 무거운가를 가늠하지 못할 만큼 종교 신용이 떨어졌다. 신자 수가 현격하게 줄어드는 것이 바로 그것이며, 사회에 주는 긍정적 영향이 별로 크지가 않고, 그들이 발언이 크게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것이 그 다음이다.

한국에 기독교가 들어왔을 때는 ‘해방과 기쁨의 복음’으로 전파되어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개인 사람과 집단 사회에 긍정의 기운을 많이 전파하였기에 파격이라 할만큼 많은 사람들이 짧은 시간에 기독교인이 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기독교가 매우 교만해졌다. 성직자 중심의 교회운영은 종교 내 계급사회를 만들어 놓았다. 신자수와 예산액과 건물을 마치 잘되고 못되는 교회의 기준으로 삼게 되면서 진리의 복음이 교회운영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자본주의식 기업운영을 따르게 되었다. 정신없는 사회활동에 잠시도 헛눈을 팔지 못하게 한다는 명목의 여러 종류의 종교집회는 신도들을 조직으로 묶어 놓아 스스로 자기신앙과 판단을 하지 못하게 하였다. ‘신천지’가 늘어나고 일반 기독교교회가 줄어드는 것은 진리로 영향 주는 것의 차이에서가 아니라 조직운영과 얼마나 철저한 사후관리를 하는가의 차이에서 나타날 뿐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래서 한국 기독교계에 다음과 같은 몇 가지를 제안한다.

1. 사제를 기르기 위한 신학교 운영방침을 바꾸는 것이 좋다. 벌써 사제라는 말과 평신도라는 말로 구별되는 것이 종교계급을 만들어내는 체계다. 사제가 되려는 제대로 된 사람들이 자꾸 줄어들어 신학교 운영에 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신학교를 일반 교인들에게 진리를 가르치는 체계로 바꾸는 것이 옳다고 본다. 목회자나 일반 신도가 구별이 없는 진리에 대한 공부가 이루어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2. 모이는 교회가 아니라 흩어지는 교회로 변해야 한다. 이번에 코로나 19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하여 각자 집에서, 자기가 있는 곳에서 스스로 예배하면서 믿음은, 하나님과 소통하는 것은 대량으로 사람들이 모이는 집단예배에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이 직접 하나님과 대면하는 데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경험하였을 것이다. 또 어떤 이들은 교회당이란 곳에 가지 않으니 자기정체성을 상실한 것 같은 착각을 느끼기도 하였을 것이다. 이것은 거기에 가야만 마치 하나님을 만나는 듯 착각을 일으키게 한 부정의 교육효과다. 그래서 예배는 부흥회식이나 어떤 단체들의 단합대회 하듯 하는 집단 예배가 아니라, 성숙된 신앙인이라면 각자 자기가 있는 곳에서 직접 하나님과 소통하는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사회에 대한 일은 공동으로 하는 것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그러니까 흩어진 교회, 공동체생활에, 공동의 활동을 행하는 교회운영이 찾아져야 할 것이다. 다시 집단, 특정장소에서 드리는 집례자를 따라 드리는 간접예배가 아니라 자기 생활중심에서 직접 드리는 예배로 바뀌어야 한다. 사제라는 특정인을 매개로 하는 미성숙한 신앙생활, 노예스런 신앙생활이 아니라, 자기가 주체가 되는 주인신앙으로 성장되도록 해야 한다. 표준화한 신앙고백을 따르는 객관신앙이 아니라, 자기가 직접 하나님을 경험하고, 그리스도를 체험하는 자기 신앙고백이 나오는 신앙인이 되도록 해야 한다.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하는 물음에 각자 직접 대답하는 믿음을 가지게 해야 한다.

3. 특히 기독교 신학은 사이비교주들이 흔히 사용하여 유혹하는 ‘십사만사천’, ‘세상의 종말과 심판’, ‘천당과 지옥’, ‘새하늘과 새땅’, ‘새예루살렘’, ‘부활, 특히 육체의 부활’, ‘하늘로 들려 올라감’ 따위를 현대인의 눈높이에 맞게, 과학시대요 지식이 넘치는, 모든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어 얽혀 있는 데서 살아가는 현대인의 눈높이에 맞게 설명할 수 있는 틀을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믿음은 허황된 것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아주 지극히 상식에 맞는 깊음의 삶을 이끈다는 것을 가르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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