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을 위해서 살아가는 생활
 
 사무엘 김 목사의 열정이나 사회의 호응도로 보아 좀더 그의 활동을 확장할 수 있지 않느냐고 넌지시 말해 보았다.
그는 아니라고 딱 잘라 거절했다. 자기가 감당할 인원이 20명이 넘으니까 자기의 손이 빠지는 빈틈이 생기더라고 말했다. 그러다가 앞으로 연락을 e-mail로 하자고 했더니 자기는 시간이 없어서 사용하지 않으니 연락할 일 있을 때는 전화로 하라고 했다.
컴맹이시군, 얼마나 바쁘면 컴퓨터 사용을 시간낭비라고 할까. 아무튼 그는 바쁘다. 20명 돌보는 일이 감당키 어려울 만큼이라고 해서 혹시 엄살이 아니냐고 다시금 말을 걸었다.
그는 인터뷰에 걸려든 것 자체가 거북스럽다며 한사코 보도하지 말기를 원했다. 사실, 나도 어려운 사람을 돌보는 일을 하는 이들의 아름다운 삶을 소문내지 않고 감추어 두고 싶은 생각을 할 때도 많다. 자칫 언론에 노출되어 자기 성장의 리듬을 잃어버린 사람들을 볼 때는 안타깝다. 그래서 사무엘 김 목사의 보도 기피를 고맙다는 생각을 하면서 말길을 돌려보았다.
사는 모습이 지쳐보이지는 않으나 바쁘시다니 “그럼 그만 할까요” 했더니 아니라고 한다. 조 목사님을 만난 것은 하나님의 섭리 같다는 생각을 한다고 했다.
그래요. 김 목사님이 20명을 돌보는데 힘이 벅차다고 했을 때 나는 순간 교회들의 담임 목사들이 이 정도의 숫자에 승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를 계속 생각했다는 말을 꺼냈더니 그의 눈이 둥그레진다.
놀랄 일이 아닙니다. 사무엘 김 목사님의 하루하루의 일과를 생각해 보세요. 목회자가 돌보는 신자들도 여기 `사랑의 집' 사람들만큼 절박합니다. 겉으로는 멀쩡해 보이지만 그들 내면의 고민들이 작지 않습니다. 쉽게는 경제 문제, 자녀교육문제, 자기 직장 문제, 부부문제, 형제간의 문제부터 시작해서 신앙의 내면 문제로 다가가보면 자신의 모습이 너무 추하고 초라해 보여서 견딜 수 없다는 수준까지로 나아가면 교회 구성원들을 상대로 목회하는 일이 바쁘고 힘들 수 있죠.
내 말을 조용히 듣던 김목사는 차츰 더 내게 호기심을 갖는 듯 했다. 나는 계속해서 말했다. 교회들을 보세요. 담임목사가 신자들(장로, 권사 집사 등)의 고통스런 내면은 커녕 그들의 이름도 잘 모르는 목회자들이 있다. 신자들의 가정사, 특히 로마 가톨릭과 비교해 보자. 가톨릭 신자들은 고해성사(고백성사)가 있다. 자기의 내면 이야기, 감히 친정 어머니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사제(신부)에게 고백하고 용서의 순서를 기다리는 것에 비하면 목사와 신자의 거리는 너무 멀다. 목사가 신자의 형편을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다.
목자가 양의 이름을 부르고 양은 목자의 음성을 안다. 그래서 따른다고 한 말씀(요 10장 참조)은 무엇인가? 깊은 신뢰와 정성, 그리고 생명도 대신 할 수 있는 사랑이 아닐까요. 그래서 목회자는 김 목사님처럼 20명 정도의 신자와 e-mail 사용할 시간이 없을만큼 그들과 함께 울고 웃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저는 거기까지는 미처 생각 못했어요. 다만 지금 이 시간도 저는 다른 곳에 한눈을 팔 시간이 없어요. 우리들의 하루 시간표를 보세요. 또, 하나 가끔씩 나는 여기서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고 하는 내 식구들과 마주칩니다. 그런 때는 여러 말 하지 않고 돌려 보냅니다.
그런데, 그들은 몇날이 못되어 다시 내게로 옵니다. 내가 밤낮으로 그들의 건강을 위해 수고해서 건강한 몸과 신앙을 가다듬어 주었으나, 다시 돌아올 때 그들 모습은 참담할 정도로 다 망가져서 죽어갈 듯한 처지가 되어 돌아옵니다.
저는 우리 공동체에 있는 이들이 거의 다가 늙은이들이고 80세 이상이 7명이나 되지만 이들의 남은 날 동안, 내가 돌보는 이들을 향한 사람 사랑하는 일에는 거짓이 없는 목사로 살게 해 준 것에 대해 하나님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 은인들 돌보듯이 이렇게 열심히, 또 조심스럽게 살아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끝〉
조효근/본지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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