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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 명료화되는 가족 간의 경계
고병인  |  dsr1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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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8호] 승인 2020.04.08  14:2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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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병인
고병인가족상담연구소 소장

자녀들이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아이들이 부모를 떠나는 과정이 시작된다. 자녀의 청소년기의 발달에 동반하여 생기는 가족 변화와 발달과제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청소년기의 발달은 신체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변화를 특징으로 들 수 있다. 자녀는 신체의 성숙에 적응해 가면서 부모로부터 자립요구를 드러내게 된다. 십대의 자녀는 영 • 유아기, 아동기에 형성한 자기상의 일부를 확립해 가면서 새로운 자아정체감을 확립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된다. 부모와 자녀관계에서는 자립과 의존의 갈등이 한층 더 심하게 나타난다. 부모 자녀관계는 자녀의 성장에 적합한 형태로 변화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단계의 가족을 둘러싼 중심과제는 부모 자녀관계를 재정하는 것이다. 즉 자립, 자유, 선택, 책임, 통제라는 제각기 다른 면들이 기본적인 신뢰관계를 파괴하지 않으면서 통합되어 간다.

가족관계에서 볼 때, 이 단계에 보이는 커다란 변화는 부모와 자녀의 경계boundary가 모든 면에 걸쳐서 명료해진다는 것이다. 자녀의 가족체계에 대한 관여 정도는 그들의 친구들에 대한 참여 정도와 거의 비슷하다. 이러한 변화는 부모 자녀 사이의 신뢰관계가 확실하게 형성된 가정이라도 긴장을 동반하게 된다. 자녀는 가정 외의 활동에 대해서는 부모에게 거의 아무런 말도 하지 않기 때문에 자녀에 대한 부모의 신뢰가 동요되기 시작한다. 특히 부모가 아직 영 • 유아기, 아동기처럼 자녀가 부모에게 순종하기를 기대할 경우에는 자녀에 대한 불신감은 더욱 증폭된다. 한편 자녀의 부모에 대한 불신감은 자녀의 의사를 인정하지 않는 부모의 완고한 태도에 직면하게 될 때 더욱 커진다. 부모가 자녀의 연령에 부응하는 자립성과 자유를 인정하지 않고 어린아이처럼 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녀들이 보이는 강한 자립의 욕구 이면에는 부모에게 의존하고 싶다는 욕구가 남아 있기 때문에 신뢰의 문제는 점점 뒤엉키게 된다. 부모로서는 아동기에 자녀와 나누었던 즐거운 교류의 경험이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는 상실감을 느끼게 되며 어머니들을 ‘빈 둥지 신드롬’의 상실감으로 우울을 체험을 하게 된다. 

청소년 단계에서 부모들의 어려움은 자녀의 반항에 관한 문제이다. 자녀는 부모가 잔소리가 많고 어린아이처럼 취급한다며 불평한다. 한편, 부모는 자녀가 자신을 무시하고 믿어주지 않는다고 호소한다. 자녀의 불안정한 행동은 부모로부터 자립하고 싶은 행동과 어린아이로 남아 있고 싶다는 소망이나 부모로부터 좋은 아이로 인정받고 싶다는 갈등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자녀를 가진 가족은 다음의 단계로 도약하지 못한 상태에서 가족 내의 누군가가 너무나 지나치게 급속하게 움직여서 서로 상처받지 않으려고 변화에 대해 서로 감시한다. 문제를 나타내는 행동은 지금까지 같은 생활가족의 항상성을 해 온 가족의 필연적인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반항적인 자녀와는 정반대로 자립을 요구하지 않는 자녀도 문제를 갖는 경우가 많다. 같은 연령의 또래 범주에 들어가지 못하고 자신 안에만 안주하기 때문에 친구들로부터 소외를 당한다고 느낀다. 학교 가기를 거부하거나 그렇게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는 안 해도 학교에 가더라도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학교에 가지 않는 아동의 부모는 자녀의 복통이나 두통 등 애매한 호소를 인정하는 경우가 많다. 즉, 가족이 자녀의 등교거부를 암암리에 승인하는 셈이다. 왜냐하면 때로는 자녀의 문제가 현재의 가족체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십대 자녀 중에는 외모, 신장, 체중 등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며 사회생활을 회피하는 경우도 있다. 폭식이나 거식과 같은 섭식장애의 문제를 가진 청소년들의 가정은 아버지의 무기력, 어머니의 과잉통제가 원인으로 지적되는 경우가 많다. 부모와 자녀 모두 의존과 자립의 갈등이 있어서 그러한 장면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때로는 가정 내에서는 신체적인 폭력이나 말에 의한 공격이 심해지며 그것을 견딜 수 없을 때 상담기관을 찾게 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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