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 운전사의 현장 이야기 (91)

▲ 이해영 목사
사)샘물장애인복지회대표
샘물교회 담임

4월 20일은 40회 장애인의 날이었습니다.

그날 아침에 책상에 앉아서 창밖의 풍경을 봅니다. 새들은 자유롭게 지저귀며 노닐고 산들바람에 나무들은 춤을 춥니다. 식물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꽃과 열매를 맺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 꽃망울과 잎새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봄을 느끼는 시간입니다.

어김없이 봄은 우리 곁에 왔고 꽃들 피고 있지만 우리 마음은 편치 않습니다. 겨울의 인고의 시간을 보내면서 봄을 기다려 꽃을 피웠건만 가까이 가서 만질 수도 느낄 수도 없는  사회적 상황이라 멀리서 때론 차 안에서만 바라보아야 하는 현실 앞에 꽃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갖습니다. 코로나로 인하여 사회적 거리두기로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되는 현실을 보면서 외로운 우리 장애인들에게는 2020년 장애인의 날이 더 아쉽게 느껴지리라 생각합니다. 면역력이 약한 분들이 많은 장애인들은 이 상황에서 외부 활동하는 것이 부담스럽습니다. 교회에 오시는 것조차 힘드신 분들이 많은 것을 보면서 마음이 아파오기도 합니다.

그래서 교회들 중에는 장애인이 없는, 아니 초청하지 못한 채 장애인 주일을 보내는 교회도 있었으리라 생각합니다. 매년마다 느끼는 거지만 장애인의 날은 정부와 지자체들이 장애인의 날 행사를 합니다. 우리가 장애인에 대하여 관심이 있노라고 여기저기 행사를 많이 가집니다. 그러나 이 날이 지나면 또 다시 장애인에 대한 무관심과 편견이 자리를 잡습니다. 장애인과 그 가족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이 날을 기념하며 잘하고 있는지 성찰하며 점검하는 날이어야 하는데 그날 하루를 위한 일회성 기획으로 끝나고 마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반복되는 행사 뒤에 오는 허전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이번에 코로나 19를 통하여 장애인들이 위기의식을 느끼는 것은 만약에 장애인들이 감염아 되었을 때 격리되거나 치료 시설에 갔을 때 아찔하다는 말들을 합니다. 일반인들도 힘이 드는데 몸이 불편하여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느끼는 것은 생각하기조차 싫은 사건임을 느꼈다고 했습니다.

앞으로 장애인들이 연세가 들어가면 살뜰한 돌봄이 필요합니다. 장애인들과 일반 연세 드신 어르신들과 함께 요양을 받게 해선 안 된다고 장애인들은 말합니다. 장애인들은 그 장애에 맞는 요양시설에 가고 싶어 하십니다. 그 역할을 교회나 장애인 단체에서 관심을 가지고 추진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봅니다.

주님의 사랑으로 연약한 사람들을 돌보는 것은 주님께서 기뻐하시는 일이라 믿기에 교회나 장애인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이 일을 감당 했으면 좋겠습니다.

장애인들의 말년이 외롭지 아니하도록 관심과 사랑으로 그들의 눈높이에 맞게 그들의 관심 있는 분야를 개발하고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질 때 그들의 삶이 행복해 지리라 생각합니다. 이번 장애인의 날이 취소되고 각 교회의 장애인주일에도 관심이 적은 이때 다시 한 번 작은 자들에게 소망을 줄 수 있는 장애인 사랑의 불꽃이 타오르기를 기대합니다. 장애인들이 교회에서도 소망을 발견할 수 없고 사랑을 느낄 수 없다고 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보다 더 많은 관심과 시간과 물질을 투자하여 장애인들이 영육 간에 외롭지 않고 사랑을 느끼며 구원 받은 백성으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좀 더 세심하게 장애인 선교에 관심을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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